김경호라는 가수를 처음 알았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1년도였다.
하교 후 친구들과 노래방을 갔었는데 한 명이 ‘Shout’ 라는 제목의 굉장히 빠르고 높은 노래를
불렀던 것이 상당히 인상 깊어 가수에게 흥미를 갖게 되었다.
핏대를 세우며 악만 박박 쓰던 친구의 그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곧 바로 웹서핑을 해가며 노래들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지금의 유튜브 만큼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도 몇몇 팬클럽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라이브 공연 영상들이 꽤 많이 퍼져 있었다.
잔잔한 발라드 음악부터 빠른 비트의 강렬한 음악까지
긴 머리를 흔들며 파워풀한 음색으로 청중을 사로잡던 이 유니크한 괴물은
단번에 나의 고교시절 우상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멋있게 내지르는 목소리를 터득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발성법을 검색하여 따라하고
소금물로 비강 청소도 해보고 목에 좋다는 감식초 까지 먹어가며
갖은 노력을 퍼붓자 신기하게도 나름대로의 창법이 생기긴 하였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친구들과 온통 김경호 노래와 메탈 팝음악만을 부르고 다니기에 바빴으며
노래방 밖에서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거나 목소리가 잘 나와 호평을 얻었을 경우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였다.
실제로 보는 기회도 맞이하였는데 근처 백화점에 이벤트 게스트로서
김경호가 온다는 정보를 팬클럽 사이트에서 접했기 때문이었다.
제일 앞자리에 죽치고 앉아 두근대는 마음으로 우상을 기다리던 그 흥분은
지금 와서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4곡이 흐르는 약 20분 내내 입을 다물 수가 없었으며
원조 ‘Shout’를 생 라이브로 직접 들었을 때의 그 쾌감은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루게 만들 정도였다.
2003년에 들어서는 엄청난 시련이 그에게 닥치게 된다.
록을 더 대중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는 하나
머리를 자르고 춤을 추며 개그 프로그램에 드나드는 그 모습들을
대중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성대 결절로 인한 불안정한 발성 탓에 한물갔다는 평판을 듣기 일쑤였으며
성대 수술로 공연을 두 번이나 취소하는 바람에 홈페이지는 한 때
온갖 악성 댓글 테러로 무장한 악플러 들과 이를 방어하려는 팬들 간의 싸움판으로 변질되기도 하였다.
다음 해 다시 머리를 길게 기르고 복귀하였으나
그는 상징과도 같았던 날카로운 고음을 잃어버렸다.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여 거액의 빚까지 떠맡았으며
대퇴골두무혈성괴사란 이상한 병 까지 걸린 상태였다.
설상가상 발성 상태도 완전히 회복 되지 않아 공연 때마다
노래들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하기까지에 이르렀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샤우팅창법이라는 본인만의 무기를 다 잃어버린 그는
저조한 활동과 더불어 대중들 사이에서 점점 잊혀져가게 되었다.
한 우물을 파내가며 독보적인 위상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겐
어딜 가나 고정 팬들이 따라 붙기 마련이다.
나 역시 본방사수는 물론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할 때는 혼자 가서
조용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곤 하는 고정 팬 중의 하나이다.
공연장을 찾아가면 예나 지금이나 항상 같은 규모의 팬들로 자리는 채워져 있다.
홍대에서 열린 콘서트에선 과거 학생 이었던 팬이 어느 덧 가정주부가 되어
아이를 데리고 와서 서로 대화를 나눈 적도 있었다.
그는 그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끝까지 추종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반드시 재기 해야만 했고 본인도 분명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드문드문 활동을 해나가던 그는 날카로운 고음을 버리는 대신
중저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서서히 창법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 무렵 간간히 내지르던 애드리브성의 샤우팅이 있었는데
굵은 쇠를 긁는 것과 같은 소리에 괴리감이 너무 커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차가 심했었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고음을 들을 수 없게 되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편으론 강한 울림을 주축으로 만든 두꺼운 중저음이
새로운 이미지로서 팬들에게 각인 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노력이 빛을 본 탓인지 ‘나는 가수다’라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그에게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진 탄탄한 중간음역대의 고유의 발성이
자연히 대중들에게 먹혀 들어가 인지도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몇 년 지나니 예전의 샤우팅 창법마저 돌아왔다!
쇠를 긁는 소리가 아닌 진짜 전성기 때 내지르던 그 창법이었다.
불후의 명곡을 시작으로 간간히 방송에서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시도 때도 없이 발산하게 되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90년대 히트곡 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 내고 있었다.
전성기 때보다 더한 방송 출연과 함께 2년 전 실시했던 서울 공연에서는
탈출, rock and roll, 아스파라거스, 만물의 영장 와 같은 전성기 때의 히트곡들과
극악이라 불리는 노래들을 합쳐 무려 4시간 가까이 선보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부활한 샤우팅, 보강된 중저음, 귓전을 때리는 경쾌하고 강렬한 반주까지 합세한
당시 공연은 모든 사람들을 광란하게 만들었고 개인적으로는 또 한 번 넋이 나갈 정도의 전율과 쾌감을 선사해 주었다.
당시 내 옆자리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들 4명이 있었는데
그들이 20년 전에 발매된 곡에 맞추어서 나란히 생머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던 것이
난 지금에 와서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걸음마를 떼거나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던 노래였을 것이 분명한데
무슨 흥이 나서 그리 하였던 것이었을까? 미스터리하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꾸준하게 한 길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렵다.
그는 초창기 본인의 길을 알아주는 소속사가 없어 좌절 하였을 때도
금지된 사랑이란 곡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을 때도
다른 곳으로 빠지는 일 없이 외길만을 고수해 나갔다.
유명세를 이용한 광고나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두지 않아 상업적인 이익을 취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머리를 자르고 춤을 추는 와중에서도 지향하는 음악의 본질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 결과 ‘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라는 본인의 좌우명처럼
한국 록의 자존심 전설 화신 등등 고가의 수식어를 두루 섭렵한 한 분야의 대명사가 되었다.
백발이 되면 염색 하고 나올 것이며 머리가 빠지면 밀고 나오겠다고 공약 까지 하였다.
그는 김경호라는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완성시킨 외길 인생의 승리자이다.
여담이지만 내 목소리는 완전히 간 상태다.
김경호 노래는 고사하고 아주 낮은 노래가 아닌 이상
당시 부르던 모든 노래들은 현재 1절도 소화해 내기가 힘들다.
제대로 된 발성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으며 20대가 되어서는 술 먹고 담배까지 펴가며(현재 금연 12년차)
마구 질러댔으니 인과응보나 다름없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한때 낭만을 품고 무언가에 빠질 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람.
인생 역경 다 극복해내며 앞으로 나간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보여 준 사람.
나는 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 그날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고정 팬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남을 것이다.
첫댓글 헤드뱅잉하는 김경호는 그 시절 최고의 롹커였죠~
덕분에 옛 추억 회상해봅니다.
편안한 밤 보내십시오~
가창력 있는 가순데 요즘은 방송매체에서 보기 힘들더라구요.
김경호 고정 팬이라니 응원하겠습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가수 김경호의 수필 감사히 보고 갑니다
90년대 제법 유명한 가수였죠
김경호 노래도 좋지요~ 감사히 잘 보았어요
김경호 저도 좋아하는 가수인데
김경호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네요.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의 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
김경호 키가 대단하지요~
맛점 하세요
살아 있는 록의 전설이 맞지요~
저도 김경호 좋아합니다~
작가님의 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작가님의 글 잘 보았어요~
남은 오후도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김경호 가수의 가창력은 정말 최고이지요
조범진 작가님이 쓰신 '살아있는 록의 전설 김경호'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오후 보내세요
조범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경호 가수 팬이군요~고1학년때 김경호 가수를 알았군요
제 20대 초반에 90년대 후반에 정말 날리던 가수였지요~ㅎㅎ
가창력 좋고 라이브 잘하는 가수~
작가님! 노래를 잘 불렀나 보네요~
김경호 가수 노래를 불렀을 정도였으면~~
음~~~나중에 한번 들어봐야겠는데요~ㅎ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김경호 노래를 생각해 보네요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고 2월 첫주도 잘 보내시고
다가오는 명절 설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범진 작가님,
살아있는 록의 전설 김경호 님에 대하여 쓴 수필
잘 읽고 갑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우상이 있지요.
조범진 작가님이 좋아하던 김경호 가수의 샤우팅 창법은
생각만으로도 느낌이 떠오르지요.
짧은 2월도 벌써 한주를 다 보냈군요.
다음 주에는 설날이 있지만
코로나19로 가족과의 만남도
힘든 명절인 것 같아요.
설 명절도 잘 보내시길 바라며,
늘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살아있는 록의 전설 김경호 가수에
대하여 쓰신 수필 감사히
배람하고 갑니다.
김경호 가수의 가창력 정말 최고가
아닌가 싶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따뜻하게 편안한
밤 보내세요.
김경호 가수 살아있는 록의 전설"
조범진 작가님 수필 감사히
배람하고 갑니다.
봄은 건강하게 마음은 밝게"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수필 잘 보고갑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한무리 문협 발전을 위해 조작가님의 늘 열정적인 문학 활동, 감사드립니다.
조작가님은 수필 장르가 갖추어야 할 구성 조건이 완벽하고
수필의 형식과 내용이 아주 순조롭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수필은 무형식의 형식인 만큼 문학 장르 가운데 사실상 문장 표현 진술이 가장 어려운 장르로 여겨집니다
수필의 효용가치인 감동과 교훈이 포괄적으로 잘 드러나 있고 어느 대상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과
생각과 느낌의 진술이 독창적이고 개성적이며 아주 탁월한 명작입니다.
지적 위주의 에세이와 정적 위주의 미셀러니가 잘 조화를 이룬 세련된 명작 중의 명작, 잘 감상하고 갑니다.
조작가님께서는 늘 한무리 품위 유지와 향상을 위해 열심히 좋은 작품을 올려 주시어
한무리 문협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평화와 안정으로 마음 관리 잘하시고 무병장수로 몸 관리 잘하시어
늘 건강하시고 행복이 충만하시길 축원합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살아있는 록의 전설 김경호 가수`에
대하여 쓰신 수필 감사히 보고 갑니다.
김경호 가수의 가창력 정말 최고인데
요즘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든거 같아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연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