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일찍 깼지만 딱밧은 볼 수가 없었다.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해서...
선혁을 깨워 국립박물관에 8시에 도착했다.
헉... 문을 안열었다. 기다려도 안연다. 분명 8~12시, 1시~4시 개관이라고 써 있는데...
공휴일에만 쉰다는데 오늘이 우리가 모르는 공휴일인가...싶었다.
아침을 먹고 오자는 생각에 걷다보니 남푸분수 근처로 갔다.
사실은 거기가 시홈사거리인줄 착각했다. 누군가 추천한 국수집을 찾았는데 보이지 않아 스칸디나비아 빵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 세트 메뉴하나에 다른 빵 2개 커피, 주스를 먹었는데 여기도 비쌌다.
빵맛은 꽤 좋았다.
느긋한 야외 아침을 먹고 혹시나 싶어 다시 국박으로 갔는데 문이 열려 있었다.
선사시대까진 좋았다. 뭔가 있겠지...
갑자기 7세기~14세기로 편년한(이건 편년이아니다. 500년을 편년하는게 어딨나) 유물 몇가지 나오더니 곧 1900년대다.
헉...이게 뭐야..ㅡㅡ;;
마음에 드는 불상하나 있었기 마련이지 정말 너무 했단 생각을 하는데..
아...이나라의 불상은 다 절에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왓씨싸켓도 왓호빠깨우도 다 뮤지엄이라는 말이 붙어 있었단 생각이 났다.
부처님이 절에 계신건 맞는 이야기지만 조각 공부하는 사람이다 보니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아쉬워 두바퀴 돌고 나와 근처 사원들을 좀 들어가 보았다.
커다란 나무 밑에 부처님의 일대기 같은 상들이 둘러져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팔상도와 같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국 가서 찾아봐야 겠단 생각으로 꼼꼼히 찍어 두었다.(사실 아직도 안 찾고 있다 ㅋ)
우연히 지도에서 시홈사거리를 발견, 그 근처에 있었다는 걸 느끼고 국수집을 찾아 헤맸다.
누군가가 설명해 놓은 그대로 따라 했는데 여기쯤이다...싶은 곳엔 건물이 갓 헐린 상태 였다.
설마...박복한 우리를 탓해보기도 하고 신나게 웃어보기도 했다.
혹시...이러면서 10미터쯤 더 가니까 유화 많이 걸린 국수집이 드뎌 나왔다.
잘 적어간 대로 난 국수 큰 그릇 동생은 국수 작은 그릇을 라오말로 시켜보았다.
오홀~~~ 잘 알아듣고 이내 나오는 국수.
야채를 따로 담아주는데 거기에 팍치(고수)가 없는게 아닌가...
난 팍치(고수)마니아다. 그래서 직원불러서 이럴때를 위해 준비해간 팍치 달라는 현지어를 했다.
그런데 갸웃거리더니 안준다. ㅡㅡ; 다시불러 영어로 달라고 했다.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는 직원 혼내고 잔뜩 갖다준다.
우히힛~ 잔뜩 넣고 먹었는데...너무 끝내주는 맛이었다.
베트남 갔을때 국수 못먹던 선혁도 너무 맛있어하며 한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얼음 넣은 차도 주길래 차 잘 마시고 얼음은 우리 수통에 부어왔다.
그런데 차는 아마 잘못준것 같다. 계산할때 포함 했는지는 그냥 일부러 안봤다.
국수가 너무 맛있어서 다~ 용서 되었다.
비엔티안에 하루 더 묵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ㅋ
RD로 돌아오는 길에 지름길 같아 들어갔는데 사원을 통과하는 길이었다. 금당내부엔 스님들이 갓 공양을 끝내셨는지
공양상과 그릇들이 있었다... 아...여긴 법당에서도 공양을 하는구나..했다.
이 사원에도 나무를 둘러싼 여러 불상들이 있었다. 가서 꼭 공부해야지....했다.
마지막으로 RD바로 옆옆의 사원을 들렀는데 그곳엔 법회가 있는 듯했다.
꽃으로 된 장식물, 우리나라 저승길 노잣돈처럼 돈 모형을 만들어 걸어둔 장식물 등등이 있었다.
왠지 친숙한 느낌이었다.
RD에서 우릴 픽업한 차는 박물관 근처로 우릴 데려갔는데 거기가 바로 버스 승강장이었다.
오호~~~ 죽이는 VIP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할아버지 산소가면 타고 가던 차, 시골 할머니 댁가던 차 보다 조금 더 한 차였다.
VIP라고 안했으면 서운할뻔 했다. 선풍기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선풍기는 반짝이고 향수 어렸지만 손만대도 부서졌다.
버스안의 모든 물건은 부실해 보였고, 결국 세 좌석이 부러져 내리는 참사를 겪었다.
먼저 우리 앞 좌석 의자가 부실해 보여 앞의 서양 남자는 창쪽으로 바짝 당겨 앉아야 했다.
낄낄 거리며 행복해 하던 뒷좌석의 아가씨 둘의 의자가 먼저 쾅 하고 주저 앉았다.
그러고도 우스워 그 아가씨들은 다른 자리로 옮겼고, 난 이내 내가 앉은 좌석도 불안한 상태란걸 깨달았다.
아니나 다를까 30분 후에 우리 좌석도 쾅! 하고 내려 앉았다.
너무 창피했지만 날씬한 서양아가씨들의 좌석이 먼저 부서진걸 위안하며 빨개진 얼굴을 감췄다.
(결국내려앉은 좌석)
맨 뒷좌석에 한국인 여학생 2인과 남학생 1인이 있었는데 우리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중간 휴게소에서 마침 인사를 하고 가져간 사탕을 나눠줬었기에 미안함은 덜했다.
포장이 덜 된 도로에, 완전히 상한 버스에, 아주 좁은 제일 뒷좌석. 선혁은 멀미까지 호소하는데...
근데 나름 스릴있고 재미있었다. ㅋㅋ
도착해 숙소를 구하는데 마침 토요일이라 그런지 숙소가 좀처럼 없었다.
그러다 코리아 게스트하우스를 가보기로 하고 갔는데 왠지 귀신나올 분위기...
"안하나봐~ 어케~ 문닫았나~"둘이 두런거리는데 어디선가..
"한국 사람인가베~~~"하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렸다.
둘러보니 키큰 아저씨 한분이 앉아있다 일어나시는데 와락! 반가움이...
아저씨는 친절하게 이것저것 가르쳐주시고 마운틴 리버뷰게스트 하우스까지 데려다 주시고 방값도 깎아주셨다.
게다가 환전까지 해주셨다. 라오스내에서 가장 높은 환율로 해주시는 센스~ 멋져욤~
아저씨는 8개월째 여행중이신 오토바이 아저씨라고 하셨다. 멋진 오토바이였다.(이분은 역시 울 까페회원분이셨다...그땐 몰랐던..)
손짓 발짓 영어 다 플러스 해서 안 데운 햇반에 컵라면으로 저녁 먹고도 모자라 레스토랑거리로 나가보았다.
이쁘게 생긴 레스토랑, 강도 잘 보이고 예쁜 아기를 안은 아줌마가 부르길래 들어 갔다.
라오비어 하나에 뭔가 고기바베큐같은거랑 꼬치들을 먹고 선혁 먹고 싶다는 과자하나 사서 들어왔다.
우리 숙소의 경치는 좋았고 밤에도 운치있었다.
환전 오토바이 아저씨 50$ - 425000낍
쓴돈
아침빵 5만 1천낍
박물관 1만낍
트루커피, 쉐이크 3만 1천낍
국수 3만낍
물 2천낍
숙소 6만낍
저녁밥, 라오비어 7만 6천낍
물, 과자 2만 2천낍
총계 : 28만 2천낍
첫댓글 팍치를 즐겨 드신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마 동남아 체질이신게 분명한 듯...제가 작년 8월경에 라사모카페에 바로 그 국수집 안내하는 글 올린 장본인인데... 그럼 누군가가 혹시 저 아닌지...그리고 그집에서 주는 얼음넣은 차는 누구에게나 공짜서비스에요...제 딸도 조소전공했는데 조각하신다니 넘 반갑네요 님의 생생하고 밝은 후속 여행기를 고대합니다
아~~~~글쿤요~~~~^^ 로마노님~~~ 넘넘넘 감사했어요^^ 너무 맛났어요...아...공짜구나..히힛~ 그 얼음만 남겨 우리들 수통에 넣어다니면서 잘 먹었습니다^^; 정말 이번에 남부거쳐 캄보디아 가려는데 국수집 생각나 비엔티엔 일정에 넣을뻔 했다는...^^;;
너무너무 재미있게 여행후기읽엇습니다 님과같은분이 계시니깐 다들용기가 살아남은것같습니다 그런데 아쉬운것은 주인공사진이 없어요 다음엔 사진좀 올려주셔요 궁금하거든요
글 귀중하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 때 묻지 않은 젊은 여행객의 시각과 사업적인 시각이 많이 다르군요...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여행객의 시각에 소홀히 했던 좋은 사진들 보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페에 젊은 피가 수혈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각양각색의 순수한 글의 모임이 이루어 질때 비로소 라오스 지존의 카페로 거듭나는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키노(땅콩)님 좋은글 많이 많이 올려주시고 방비엔 가실때는 여름향기님에게 도움 청하세요. 일전에 방비엔에서 숙박사업하시는 분 소개를 본 카페에 올린것을 본기억이 납니다. 물론 좀더 색다른 여행이 필요하시다면 한국사람 도움없이 직접 현지인과 부딪혀 가며 하는 것도 고생스럽지만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러나 만일을 대비해서 비상시 도움을 받을 연락처 정도는 가지고 계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부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