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백양사 - 2021. 05. 09.
20년 전만 해도 백양사가 있는 성안동은 취락도 제대로 된 차도도 없는 도심변 나즈막한 산자락이었다. 울산의 주산 함월산에 있는 백양사는 학생들 소풍 장소 정도로만 여겨져 왔다. 근처의 성안초등학교는 분교가 되어 학생모집을 걱정했었다. 청년시절의 추억이 있는 이곳의 성안동 부지는 20년전 불도저로 밀어 함월산은 백양사 지역만 조금 남고 사라졌다. 그뒤 10여 년 전 울산혁신도시가 백양사 바로 앞 500여 m 지점까지 10개 공기업과 인구 3만 명이 거주하는 울산의 노른자위 땅이 됐다.
지금은 소풍도 버스로 가지만 함월산은 백양사 땅만 남고 모두 택지가 되었다. 그 당시는 봄철 소풍장소는 태화강과 동천강 학성공원, 가을철 소풍장소는 항상 함월산 기슭이다. 산이라 나무그늘도 많아 중구의 모든 초등학교 소풍장소였다. 백양사에서 2km 거리가 집이지만, 변해가는 모습이 싫어 20년만에 백양사를 답사했다.
울산이라는 말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처용 태화 함월 문수 등이다. 울산의 주산인 함월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주문을 새로 건립하면서 '함월산백양사'가 '불모산백양사'로 분갑했다. '함월산백양사'의 추억도 없어졌다. 함월산도 불도저로 밀어 없어졌는데 '함월산백양사'도 없어졌다. 산도 창씨개명을 할 수 있나?
도심이라 신도들의 후원으로 단출하고 고저넉한 백양사는 아방궁과 청와대(청기와)가 되었다. 사찰치고는 너무 깔끔하다.
조선 숙종 때의 고승 '연부선사의 부도'라고 전해지는 부도는 '석가모니진신사리탑'으로 변신했다.
갑자기 왜?
무슨 근거로?
창씨개명을 했나?
'석가모니진신사리탑'를 빼고 촬영하기도 힘들다.
돌아가신 분들의 옷가지 등을 태우는 곳, 숙연해진다.
돈이 많으니 대웅전은 청와대
달마가 또 얼마나 많은 돈을 쓸어 올까?
아방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