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6. 영성일기
한국에 있으면서 처음 하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오늘 6월 6일 현충일, 2009년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 현충일을 한국에서 처음 맞이했습니다. 어머님과 형님 내외는 현충일에는 매번 대전현충원에 다녀오곤 했다는 것을 카톡 등을 통해서만 보아왔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유튜브로 예배를 드리고 집사람과 병조와 함께 대전현충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찬영이는 자가격리 기간 중이라, 그리고 민영이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같이 가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가족이 다 같이 다시 오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길이 밀릴까해서 서둘러 내려가다보니 약속시간보다 1시간 먼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과 형님 내외가 도착하고, 청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조카 병진이가 도착했습니다. 아버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6.25 때 화랑무공훈장을 받으셨을 정도로 용맹하게 북한군과 중공군과 싸우셨습니다. 그 때 교회를 다니고 신앙을 접하게 되었지만, 제대 후 교회를 다니지 않고 유교에 심취해서 태안 향교 전교를 지내고, 태안 지역의 유림의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하셨습니다. 난희 누님이 그렇게 전도해도 꿈쩍하지 않던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한 달 여 전에 집사람이 전도하는 것에 반응하고 예수님을 영접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뒤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날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를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아버님의 부음을 북경에서 코스타 장소 답사 도중에 듣게 되어 그날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그 다음날 도착하게 되었지만 섭섭함 보다는 하나님 나라에서 아버님을 뵙게 될 것을 고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버님의 묘소를 돌아보며 아내와 병조와 기도하며 그 날을 소망했습니다.
대전 현충원 근처에 ‘구암약선오리’라는 식당을 북경 출신 안은지 자매의 어머님이 운영하시고 있는데, 은지 자매가 현충원을 오게 되면 꼭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아침에 연락을 하고 점심에 가족들과 들렀습니다. 넘치는 은혜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는데도 받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부여에 갈 일이 있는데, 그 때 안은지 자매도 함께 만나게 되면 감사를 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많이 막혔는데, 네비 인도대로 국도로 와서 상대적으로 덜 막히는 길로 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달리게 되는 도로로 인해서도 우리나라의 국토는 모두 감동입니다. 미얀마의 상황을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주님의 은혜를 구하고 또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