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루마니아 국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참관기(2)

[김문홍]

2. 둘째 날(4월 30일 금요일)

 호텔 로비에 마련된 축제 조직위원회 소속의 여자를 대동하고 호텔 인근을 구경하기 위해 이원양 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동욱 교수, 정해룡 교수,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인 배우 김소희, 기술감독인 김경수, 이번 축제 참가 기획자인 최영, 동아일보 연극담당 기자, 월간 <한국연극> 기자, 그리고 몇몇 여자 배우와 함께 관광에 나섰다. 이곳 클라이오버 시는 인구 30만 명의 작은 도시이다. 루마니아는 전체 인구가 2천 2백만 명밖에 안 되는데 국토 면적인 우리나라 남북한 크기이다. 주 산업은 70%가 농업이라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자동차가 2만 대밖에 안 되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열 배인 20만 대에 육박한다고 한다. 건물 대부분이 허름한 옛 건물로 우중충하게 느껴진다. 이곳은 흑해를 끼고 있는 동유럽인 데도 재정적으로 확립이 되지 못해 아직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화폐인 ‘레이’를 사용한다. 1유로화가 우리 돈으로 약 1400원인데, 1레이는 1유로의 4분의 1로 약 350원이다.

                                   <클라이오버 시의 아파트. 1층은 대부분 상가이다> 

 제일 먼저 숙소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클라이오버 국립극장인 ‘마린 소레스쿠’부터 들렸다. 극장 광장 입구의 공원 양쪽에는 2차 대전 당시의 영웅들의 흉상이 서 있다. 마린 소레스쿠 극장은 지은 지가 약 150년이 넘는 아주 오래 된 극장으로 객석은 약 600 석으로 1층과 2층이 약간의 경사를 두고 연결되어 있다.

                                     <클라이오버 '마린 소레스쿠' 국립극장 전경>  

 축제 조직위원회 소속의 안내 팀인 포칠리아 양은 현재 23세의 처녀로 현재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영어 통역이 아주 유창하고 유머가 풍부한 사람으로 우리를 친정하게 안내했다. 국립극장을 지나 예술 박물관(MUZEUL DE ARTA CRAIOVA)을 구경했다. 3층으로 되어 있는 각 방을 지나면서 미술관 안내원이 19세기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루마니아 유명 화가들의 그림과 조각품을 설명해 주었다. 주로 가톨릭 계열인 루마니아 정교의 성인들을 그린 종교적인 주제의 그림들이 많았다. 다음으로 루마니아 정교회 교회 안을 구경했다. 교회 현관 입구 양쪽의 철제 통 안에서는 신도들이 꽂은 가느다란 양초들이 소망의 기운을 뿜으며 불타고 있었다.

                                        <루마니아 정교 교회 안의 내부 벽화 모습> 

                            <국립극장 앞에서 한 컷. 뒤에 셰익스피어의 초상이 보인다> 

 다음으로는 루마니아 전통 음식을 맛보기 위해 포칠리아 양의 안내로 루마니아 전통 음식점에 들렸다. 나와 정해룡 교수는 돼지 고지 볶음요리를, 김동욱 교수와 이원양 선생은 비프 요리를, 그리고 동아일보 연극담당 기자와 한국연극지의 기자는 루마니아 전통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포칠리아 양을 제외한 우리 일행은 소금덩이를 집어넣었을 정도로 음식이 짠 것이 그만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음식값 총액을 6등분하니 1인당 부담액이 10레이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3500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셰익스피어 축제 집행위원회의 통역 담당인 오틸리아 양>  

                          <국립극장 근처에 있는 노천 카페. 주로 음료수와 피자를 판다> 

 그런데 연희단거리패의 무대 세트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었다.

무대 세트는 지난 4월 26일 화물 수송기 편으로 수송했는데 루마니아 포카레스티 공항은 화물 수송이 되지 않아 헝가리로 수송되었다고 한다. 거기 창고에서 2, 3일을 묵고 있다가 육로로 다시 포카레스티 공항으로 운송한다고 하는데 화물이 도착하는 날은 5월 1일 노동절로 공항이 쉰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대 세트가 5월 3 공연 당일 아침에 운송되는데 그러면 공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영 기획자의 연세대학교 정외과 동기이며 현재 외교통상부 유럽과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넣고, 다시 그 사람에 의해 루마니아 한국대사관 참사관에게 연락되어 일이 순조롭게 되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올해 루마니아와 수교한지 20주년이 되었는데 마침 한국을 대표하여 연희단거리패가 축제에 참가했기 때문에, 공연이 끝난 5월 3일에는 한국대사관 주관으로 환영 리셉션이 개최되고, 출발 당일인 5월 5일 낮에는 부카레스티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국대사관에서 대사관이 오찬을 베풀어 준다고 해서 모두 얼굴을 활짝 폈다.

                     <축제 참가 팀의 현수막. 오른 쪽이 연희단거리패의 햄릿 현수막이다.> 

                             <루마니아 전통 음식인데 눈 사람의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우리 일행은 저녁 식사는 국립극장 주변의 노천 카페에서 피자 두어 조각과 칼스버그 맥주 한 병씩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저녁을 먹은 뒤 최영, 김동욱 교수와 이원양 선생님, 나, 그리고 연희단거리패 배우장인 이승헌을 비롯한 몇몇 배우들은 저녁 9시에 개최되는 클라이오버 대학교 연가예술과(Universitatea din Cliova Facultatea de Agronomie) 대학극장에서 열리는 좌담회에 참석했다. 영국 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RSC) 소속의 유명한 햄릿 배우인 마이클 페닝턴과 루마니아 클라이오바 국립극장의 유명한 햄릿 배우인 이안 카라미트루, 그리고 통역자와 함께 자신들의 햄릿 연기에 관한 일화와 연기 태도, 그리고 햄릿의 유명한 대사를 번갈아 가며 낭송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11시경에 숙소로 돌아와 죽음보다 깊은 잠을 잤다.

                                  <좌담회 모습. 왼쪽 사람이 유명한 세익스피어 배우인 영국인 마이클 페닝턴이다> 

                                    <국립극장 인근에 있는 클라이오버 예술고등학교 전경. 앞의 동산은 설립자>          

[凡 草]

우리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 연극 팀이라 자긍심이 대단했겠습니다.

[소반 허명남]

대사관에서 신경을 써주셔서 다행이고, 선생님이 지금까지 작업해 오신 복을 받고 계신다는 생각입니다. 잘 다녀오셔서 반갑습니다. 루마니아에 관심을 가질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남촌]

ㅎㅎ 선생님 곁에서 구경하는 느낌입니다.

[리우 조희양]

먼길 여행하고 오시고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후기까지..^^

[꿈이랑]

옛날 유럽에는 소금이 귀한 것이라 주인이 부를 자랑하기 위해서 손님들 대접할 때 특히 듬뿍 뿌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선생님도 귀한 손님인 줄 알아보았나 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