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사요. 나무 시계.” “나무 시계요? 갑자기?” “시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나무 시계 만드는 거는 어때요? 저번에 나무 반지도 얘기했었고.” “좋아요! 맞다! 나무 반지.” “한동안 얘기가 없길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요. 나무 반지랑 나무 시계.” “저번에 보니까 거창 내에 목공방이 몇 군데 없는 것 같던데. 오늘은 하나씩 살펴보고 한두 군데 연락드려보는 건 어때요?” “좋아요.”
혼자서 연습을 몇 번 한 것일까? 검색 속도와 정확도가 빠르다.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곳과 후기를 정리한 결과 4곳. 목공협회까지 합쳐 총 5곳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수가 많이 적다. 거기다 목공협회와 공방 한 곳의 번호가 같다.
“전화 어떻게 할 건지 연습해볼까요?” “전화하는 거 도와줘요. 가서는 내가 말할게요.” “자신감 넘치네요. 알겠어요.”
찾아본 곳에 하나씩 전화를 했다. 서은성 씨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았다. 행복나무공방은 우드버닝(달궈진 펜으로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공예) 전문이라 서은성 씨의 흥미와는 맞지 않았다. 사장님들의 반응은 다들 일단 방문 후 둘러보고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서은성 씨, 어디부터 들러볼까요?” “가까운 데부터 가요.”
찾아본 곳 중 가장 가까운 곳은 2km 정도 떨어진 곳인 메이플나무공방이다. 작업 중인 사장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사장님과 서은성 씨가 대화를 나눈다.
“나무 반지 만들 수 있어요?”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건 다 됩니다.” “좋네요. 또 올게요. 8월에 집에 갈 때 가져가려고요.”
가족들에게 선물할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알린다. 사장님의 반응이 좋으시다. 공방에 이미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셔 수업을 진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수업 시간은 1시간 혹은 1시간 30분가량이고 회당 수업료는 5만 원이다.
“다른 곳 몇 군데 더 둘러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편하게 연락주세요.”
다음은 디딤공방이다. 마침 공방과 목공협회가 같은 건물에 있다. 비가 조금씩 내려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서은성 씨는 차에서 창문 너머로 사장님과 대화를 했다.
“나무 반지 만들 수 있어요?” “반지나 시계 같은 거는 저기 위천에 목재체험장가면 만들어놓은 거 보고 만들 수 있어요.”
사장님께서 사무실 공간이 휠체어가 드나들기 협소하고 주로 의자, 책장 같은 큰 것들을 취급해 어려울 것 같다며 다른 곳을 추천해주신다. 행복나무공방, 디딤공방 두 군데서 목재체험장을 추천해주셨다.
“그럼 마지막으로 목재체험장 가볼까요?” “좋아요.”
체험장에 도착하자 수업이 한창이다. 상황을 설명하자 견본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안내해 주신다. 하지만 서은성 씨가 원하는 나무 반지가 없다.
“나무 반지가 없네.” “다른 거 해보고 싶은 건 없어요?” “네. 가요.” “그럼 다시 처음에 갔던 곳 가볼까요?” “네! 가요!”
공방을 다시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곳들은 어떻던가요?” “서은성 씨가 원하는 것들이 없더라고요. 혹시 체험으로 한두 번 경험해보고 다니는 것을 다시 의논해도 될까요?” “그러죠. 뭐든지 우선 흥미를 붙이는 게 중요하니까요. 날짜는 언제가 괜찮은가요?” “다 좋아요!” “수요일 오전 괜찮으신가요?” “화요일과 수요일은 학원과 승마를 다녀 일정이 있습니다.” 서은성 씨가 흥분한 마음에 다 괜찮다고 한다. 다시 일정을 설명드리고 되도록 일정이 없는 날을 말씀드린다.
“그러면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은 어떤가요? 금요일은 출장이나 외부수업이 잡히는 날이 많아서요.” “서은성 씨, 월요일과 목요일 중 언제가 괜찮아요?” “목요일이요.” “수업시간 고려해서 10시쯤 시간 괜찮나요?” “좋아요!”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사장님의 인상과 어투가 너그러우시다. 서은성 씨도 만족하는 표정이다.
“어때요? 괜찮아요?” “네! 빨리 만들고 싶어요.”
2023년 7월 14일 금요일, 류지형
애쓰셨습니다. 나무반지로 시작해서 다른 작품도 기대합니다. 신아름
와! 이렇게 알아보고 방문해서 살피며 선택하면 얼마나 신날까요? ‘내 활동이다, 내가 주인이다’ 싶겠습니다. 비록 은성 씨가 다니기에 불편해서 이번에는 삼갔지만, 그런 곳에 은성 씨가 들렀다는 것만도 역사적입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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