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도 먹어 본 넘이 잘 먹고 고구마도 먹어 본 넘이 잘 먹는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꼬막도 먹어 본 넘이 잘 먹는다.
'꼬막' 하면 전라도 벌교를 떠 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 나라 얀안 어디서나 난다.
중국에서도 꼬막이 나지만 헤모그로빈 숫자가 국산보다 떨어지고 맛도 우리나라 것만 못하다고 한다.
내가 중.고등학애 다닐 때는 변두리 산호동에 살았으므로 바닷가였다.
바닷물이 빠지면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물이 나간 모래톱으로 가서 조개를 잡았다.
주로 바지락, 굴, 백합조개, 홍합 ,꼬막 등을 캐었다.
물이 들면 낚싯대로 고기를 낚기도 하고 줄낚시로 밤에 장어를 낚기도 했다.
우리 동네는 서원골에서 내려오는 개천이 옆에 있었고 양덕천과 봉암다리에서 내려오는 민물들이 합쳐 지는 곳이라서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섭이 들어서기 전만해도 고기들도 많았다. 꼬시래기,까지메기(농어새끼),도다리,학꽁치,전어,뱅어,쥐치 등이 올라왔다.
물 빠진 갯벌에 달려가면 모래톱에 입을 벌린 꼬막들이 더러 있었다. 잡으려고 손을 대면 껍질 속으로 쏙 기어들어가 숨어버린다.
손가락을 진흙 밑으로 깊숙히 밀어 넣어 봅아낸 다음 바닷물에 두어번 휑궈서 바구니 속에 집어 넣는다. 가끔은 벌린 입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물리기도 하였다.
꼬막에는 크게 참꼬막과 새꼬막 두 종류가 있다. 참꼬막은 새끼고막도 있지만 성패가 되면 어른 주먹만 하다. 조개중에서도 붉은 피가 있다하여 피조개라고도 한다. 껍질이 두껍고 털이 많고 검은 색이다. 반면에 새꼬막은 성패라도 크기가 작다. 어른 손톱 정도다. 껍질이 얇고 흰색으로 털이 거의 없이 매끈하다.꼬막은 수심이 10여 m 되는 바다밑 뻘벝에 자란다. 예전에는 자연산이 많았으나 근래에는 종패를 사다 뿌려서 키운다. 한 4년정도 지나면 성패가 되어 배를 타고 깔구리로 바다밑을 긁어서 채취한다.
꼬막은 잡아서 날 것으로도 먹는데 맛이 찹쪼름해서 막거리 한 잔하고 안주로 먹으면 그만이다. 새꼬막은 주로 삶아서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반찬으로도 해 먹기도 한다.
바닷가에 나가서 잡아온 바지락은 주로 국에 넣거나 된장찌개에 넣었다. 넣지 않을 때와는 맛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
조개류에는 비버리오균이 있어서 날이 따뜻할 때는 꼭 익혀서 머어야 한다. 특히 노약자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면역력이 약해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꼬막은 날이 따뜻할 때보다 추운 겨울철이 제철이다. 꼬막을 칼로 까서 바닷물이나 맹물에 설렁설렁 흔들어 입에 넣으면 향긋한 바다냄새가 난다. 나는 마산 선창가에 살아서 그런지 외국에 나가면 김치보다도 파래나 김 그리고 조개류 같은 해산물이 더 먹고 싶었다. 코로나가 물러가면 마산에 내랴가 친구를 불러내어 꼬막 정식이라도 한 그릇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