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한 한국 남자배구의 '배구도사' 박희상.
오늘은 1995년 월드리그 러시아 원정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의 활약상을 GIF로 만들어봤습니다.
신장은 189 또는 190으로 표기가 되지만, 호주 시드니 왔을 때 제가 바로 앞에서 얘기도 해봤는데 저와 키는 똑같았습니다. 187 정도가 실제신장이라 보고요. 하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체공력, 그리고 다양한 스파이크 기술로 블로킹 벽이 아무리 두텁고 높아도 자기의 몫은 다 해주던 선수죠. 게다가 그 뛰어난 수비능력 (서브 리시브와 디깅, 그리고 블라킹 능력)... 배구도사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였습니다.
이 러시아 원정경기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습니다. 이 기간동안에 월드스타로 떠오른 김세진이 공격 1옵션, 박희상이 2옵션, 그리고 임도헌이 3옵션이었습니다. 심판들이 판정에 개입함으로써 러시아에 유리한 콜이 계속 불려졌지만, 치열한 접전 끝에 한국이 5세트를 잡으며 러시아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죠.
1994년 세계선수권에선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을 세계 8강에 올려놓기도 했고, 자신은 월드리그 최우수 수비상(Best Receiver)을 수상했습니다. 1995년 월드리그에선 한국을 세계 6강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1. 어깨 뒤로 빠지는 토스를 요리하는 능력
러시아의 높은 센터 벽을 의식해 네트에서 떨어뜨려 올라온 토스를 어깨를 뒤로 빼며 살짝 개인시간차 스파이크로 공격을 성공시키는 박희상입니다.
2. 손목을 반대로 뒤틀어 찍어내리는 스파이크
신영철 세터가 윤종일에게 A퀵을 해주는 모션으로 러시아 블로커 하나를 빼내면서 바로 그 틈새로 공격 성공시키는 박희상입니다. 이 경기에서 본인이 서브 받고 본인이 스파이크로 해결하는 시퀀스가 특히 잦았습니다.
3. 2번과 데자뷰
이번에도 윤종일에게 A퀵 토스가 가는 걸로 러시아 블라커를 속이며 박희상이 그 틈으로 강공을 하는 장면입니다. 역시나 서브 리시브는 박희상 몫이었습니다. 토스하기 좋게 리시브를 해주죠.
4. 두 장신 블라커 사이로 찍어내리기
이번엔 두 블라커들을 앞에 놓고 그 사이 틈새로 대놓고 찍어내렸습니다. 저 점프력과 정확한 스파이크... 수비하는 입장에선 속수무책이죠.
5. 에어워크?
이번엔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반 박자 빠른 공격인데요... 앞으로 점프해 들어가며 공을 때리는 순간 공중에서 살짝 걷는듯한 느낌을 준 스파이크였습니다. 강스파이크였다기보다는 달려가는 탄력으로 빈 곳에 정확히 찔러넣는 공격이었습니다.
6. 블라커 손에 고의로 맞혀서 쳐내기
토스도 그리 좋지 않았고, 두 명의 블라커가 완전히 공격할 시야를 가리고 있을 때, 박희상 특유의 블라커 손 맞히기 기술이 작렬합니다. 정말 어려운 기술이죠. 대체로 저런 타법은 공이 자신의 코트 안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워낙 높아서 말이죠. 공에 스핀을 먹이며 블라커 손가락 끝에 대고 때려야 합니다. 미국의 카치 키라이가 자유자재로 사용해서 상대팀 블라커들 다 돌게 만들었던 그 기술입니다.
7. 5세트 점수 14 대 9를 만들며 매치포인트를 이끌어낸 박희상의 공격
이번에도 신영철 세터가 기가 막히게 러시아 블라커 한 명을 빼돌렸고, 그 빈 공간 위로 내리꽂는 박희상의 공격입니다. 공이 백어택라인 안쪽에 꽂힐 정도로 호쾌하고 멋진 스파이크였습니다. 때리는 순간 박희상의 손목 스냅 좀 보십시오.
어깨부상으로 전성기가 약간 짧았던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요? 그 외에 배구선수로서 약점이나 단점이 아예 없었던 '배구도사' 박희상이었습니다.
첫댓글 세대가 달라서인지 저에게 배구도사는 삼성화재 석진욱인데 원조라 할수 있는 박희상님의 짤을 보니 엄청나네요
석진욱이 박희상의 뒤를 잇는 제 2의 배구도사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박희상 이전엔 한장석이 이런 류의 선수였고요.
@Doctor J 서남원도 껴주십쇼 ㅠㅠ
@EJ핑거롤롤 서남원, 강성형, 권순찬....
신진식 선수의 다이나믹한 스파이크도 좋아했지만 박희상 선수의 스파이크 폼이 진심 제일 멋졌던 것 같은 기억이 나네요. 외모도 멋지셨고…
어렸을때는 다이나믹한 신진식이 그렇게 좋았는데 돌이켜 보면 박희상, 석진욱이 참 배구 잘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신진식도 박희상,석진욱까진 아니더라도 제법 훌륭한 멀티플레이어 아니었나요? 라이트포지션의 특성상 공격뿐 아니라 수비, 토스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김세진의 서포트를 잘해줬죠. 특유의 윈드밀같은 스파이크 자세도 굉장히 다이내믹했지만 승부욕도 대단하고 항상 파이팅있는 플레이로 팀 사기를 끌어올린 기억에 있어 배구에서 제 최애선수입니다ㅎㅎ
@싼쵸이 동의합니다. 신진식이 다른 역대 공격수들보다 더 뛰어난 점이 바로 그의 리베로급 수비력이죠. 공격력이 워낙 돋보여서 그렇지 박희상 못지않은 수비력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싼쵸이 제법 정도가 아니라 역대급 수비수였죠
전성기가 짧아서 아쉬웠던 선수.
와 영상 감사합니다!!
장윤창, 김세진, 신진식을 좋아했지만, 가장 무서웠던 선수는 이상열, 임도헌, 박희상이었습니다. 추억 돋네요.
저와 비슷하시군요.
@Doctor J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박사님.
@Zion williamson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임도헌 선수 팬이었습니다!
저도 임도헌 선수팬이였습니다ㅎ
와 막연히 박희상은 여우같이 플레이하는 배구도사 느낌이 강했는데 전성기모습 보니 굉장히 다이내믹하네요
20대 초중반 때는 날아다녔죠. 나중에 어깨부상 당하고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