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그린의 어떤 말씀을(1972)
https://youtu.be/10avTunEQu8?si=aQOID8PHRjkehWoE
이태원과 전언수의 남성 듀오 쉐그린은 원래 기타의 조동진과 보컬의 황규현이 함께 참여했던 5인조 록 밴드 쉐그린이 그 원조였습니다. 황규현이 솔로로 독립하고 리드 기타 조동진도 탈퇴하며 팀이 와해되자 이태원과 전언수는 남성 듀오 쉐그린을 결성해 1970년 신세기레코드에서 번안곡 2곡을 발표하며 데뷔했습니다.
쉐그린은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동안 큰 인기를 모으며 활동을 했으며, 1971년 5월 29일 YMCA 강당에서 개최한 첫 리사이틀에는 2천여 명의 극성팬들이 찾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72년 대도레코드에서 창작곡과 번안곡 6곡을 담은 독집을 발표했지만 데뷔곡 '추억'이 왜색가요로 낙인찍히며 방송 금지가되고, 오랜 활동에 권태기까지 찾아온 두 사람은 결국 팀을 해체하게 되고, 1973년 이태원과 전언수는 각자 독립해서 1년 남짓 솔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라이브 클럽 쉘부르를 운영하던 DJ 이종환의 권유로 재결합하게 되면서 이들은 쉘부르의 첫 기획 음반을 만들게 되는데, 1975년 지구레코드에서 음악실 셸부르 기획작품집 Vol.1이란 타이틀로 발매된 앨범은 이들의 최대 히트 앨범이자 마지막 음반입니다.
'삼돌이 짝사랑', '기다림', '동물농장', '철날 때도 됐지' 등을 포함한 총10곡의 수록곡 중 ,4월과 5월의 리더 백순진이 작사 작곡한 '어떤 말씀'은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벌였던 1970년대의 사회상을 코믹스럽게 그려냈는데 쉐그린은 이 노래에서 긴 머리를 깎고 긴 치마를 입으라고 외쳤지만 정작 자신들은 장발로 무대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쉐그린의 노래 대부분이 그렇듯이 '어떤 말씀' 역시 당시 시대상을 가볍게 비꼬는 풍자적인 가사로 재미있게 표현한 곡입니다.
어머님의 말씀 안 듣고 머리 긴 채로 명동 나갔죠 내 머리가 유난히 멋있는지 모두들 나만 쳐다봐 바로 그때 이것 참큰일 났군요 아저씨가 오라고 해요 웬일인가 하여 따라갔더니 작두만한 가위로 내 머리 싹둑
어머님의 말씀 안듣고 짧은 치마 입고 명동 나갔죠 내 치마가 유난히 멋있는지 모두들 나만 쳐다봐(뭘 봐요) 바로 그때 이것참큰일 났군요 아저씨가 오라고 해요 웬일인가 하여 따라갔더니 그 다음은 말 안 할래요
여러분도 이런 봉변 당하지 말고 어서 머리 깎으세요 (머리 깎아요) 여러분도 이런 큰일 당하지 말고 어서 긴 치마 입으세요
어머님의 말씀 안 듣고 코털 긴 채로 명동 나갔죠 내 코털이 유난히 멋있는지 모두들 나만 쳐다봐 바로 그때 이것 참 큰일 났군요 아저씨가 오라고 해요 웬일인가 하여 따라갔더니 이발소에 끌려가 내 코털 싹둑 여러분도 이런 봉변 당하지 말고 어서 코털 깎으세요 (코털 깎아요) 여러분도 이런 큰일 당하지 말고 어서 코털 잘르세요 (깎아요)
첫댓글 추억의노래 즐겁게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