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 문득...이제는 후기를 써야할 때!라는 확신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교수님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 같아요...
전 28세의 은행원이였다가..1월 중순경 발생한 무지막지한 허리통증으로 백수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여성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잦은 야근과 엉덩이 땔일 없는 사무업무로 인해 두통처럼 가끔 허리가
아프긴 했지만, 그닥 통증이랄 것도 없어..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었죠.
감기도 잘 안 걸리는 건강체질에, 대학교 때부터 틈만나면 여행을 다니는 여행광
인 전 작년까지 4차례의 인도 오지 배낭여행에..유럽배낭여행에..죽도록 고생스러운
것만 좋아해 왠만한 남자들도 고개를 저을만큼 강철체력을 자랑했드랬죠.
그런데 1월쯤 몇일간 알 수 없는 허리통증에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았는데...MRI검사후,
심각한 정도의 디스크 수핵탈출이라며 수술을 권유하더라구요. 워낙 터무니없이
수술을 권유하는 의사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수술아닌 다른 방법을 써달라고
졸랐고, 우선 신경주사치료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차례의 신경치료로 호전되었다
싶었을 때,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허리통증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었고,
몸과 마음의 위안을 찾고 의지를 시험해 보고자 무모하게 또 배낭을 짊어지고
인도로 보름간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디스크를 너무 우습게 안 것이죠...
여행에서 돌아온 전 그전에 비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으로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다시 병원으로 갔더니 주치의가 다른 병원으로 가버리고,다른 의사분께서...
"도대체 수술안하고 뭐하는 겁니까? 수술 안하려면 우리병원에 올 필요없어요.
신경치료 그런 거 다 소용없어요!"
그러시는 겁니다. 황당하게...
할수없이 안되겠다 싶어 짐을 싸들고 부모님이 계신 대구로 내려가서 이곳저곳 병원
을 다녀봐도수술하라는 말밖에 못듣고, 침을 맞아도 별 수 없이 더 아파졌습니다.
희망을 걸고 찾아간 병원에서 수술하라는 소리만 들으니, 자신감은 바닥으로 치닫고,
아프다는 핑계로 움직이지 않으니..3달간 8kg 가까이 살이 쪄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종합병원 간호사인 사촌동생의 도움으로 '강남성모병원'에서 우리나라
척추분야의 5손가락 안에 드신다는 의사분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왠만하면 수술을 피하신다는 그 분...환자가 죽는소리해도 안해주신다는 그 분...
사촌동생 말로는 정말 심한경우가 아니면 비수술요법을 선호하신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그분을 만나는 순간...희망은 좌절로 바뀌었습니다.
"내가 이간호사 봐서 이런 말 하긴 싫지만..수술하자."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그제서야 눈물이 나더라구요.사실 정말 아파 죽겠는데,
단지 인정하기가 싫었던건데...하지만, 수술은 정말 하기가 싫었습니다.
처음엔 만류하던 부모님도 수술쪽으로 마음이 기울고...점점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그날밤 집으로 와서...미친듯이 인터넷을 뒤지고 뒤졌습니다. 무언가 방법이 있을거란
희망으로...그리고 철의씨의 수기를 발견하게 되었고, 다음날 바로 교수님께 전화를
걸어 당장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처음 교수님 사무실로 가는 날...선릉역에서 교수님 사무실까지가는 5분 남짓한
거리를 한 20분은 넘게 걸었던 것 같습니다. 가다 쉬다..가다 쉬다..
그리고 교수님과 상담을 하고 어느정도의 믿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살짝 못미더워 하시더라구요. 운동도 한계가 있을거라고...
그래서 몇일 후 이모님을 모시고 다시 상담을 하게 되었고, 이모님이 부모님을 설득해
주셔서...다행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월 17일!두둥...처음 교수님의 지도로 snpe를 시작했을 땐, 2번동작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2번동작이 되는 게 신기할 따름이였죠.
사실 교수님께도 말씀을 못드렸지만, 집에서 사무실로 가는 길은 저에게 가장 큰 고난
이였습니다. 집밖을 나서 지하철역에서 한참을 쉬다가...또 선릉역에서 한참을 쉬다가,
계단을 올라와서 한참을 쉬다가...조금 걷다가...건물 계단에 앉아서 한참 쉬다가...
그렇게...그렇게 힘겹게 사무실로 들어가면 교수님께서 반가운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그래도 그렇게 걸어 왔다는 게 다행인겁니다~걸을 수 있으면 된거예요!."
그 말씀이 어찌나 눈물나도록 고마웠는지ㅠ.ㅠ
교수님께서는 상태가 심하다고 매일 오라고 하셨지만, 하필 그때 멀쩡하던 친구가
다치는 등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주 못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에 못가는 날에는 집에서 동작을 연습하였고, 교수님께서 권해주시는
워킹화로 걷다보니, 2째주부터는 단한번도 쉬지 않고 교수님 사무실로 갈 수가 있
었고, 처음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전 교수님의 정성스런 교정으로 점점 걷는 분수가
늘어나더니 1시간 이상을 걸어도 괜찮을 상태까지 되었습니다.
또 운동을 하고, 걷다보니 2주만에 4kg가 감량이 되더라구요.
걷는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처음으로 알게 되었죠...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것도 버거웠던 적이 있었는데...
점점 상태가 호전되어..처음과 달리 사무실에 온 손님분께 멀쩡해 보인다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어요...거의 반장애인 취급받으며 몇개월을 보냈더니..멀쩡해 보인다는
소리가 어색하더라구요ㅋㅋ
그렇게 몸상태가 좋아지며 3주쯤 접어들었을 때,
다시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왠일인지 통증이 심해지더니, 몇일 후엔한달전과 같은
통증에,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다리저림이 시작되어 다시 좌절모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1달간 운동한 보람으로 걸을 수는 있었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통증으로 또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고, 통증이 5주째까지 계속되자
조금씩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교수님을 믿었고, 그쯤 오히려 신기한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통증은 그대로였지만, 어떤 작용인지는 몰라도 오히려 허리가 강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치료를 끝나고 집으로 와서 집근처 운동장을 2시간 남짓 걷고, 잠자기 전 snpe1동작으로
다리가 땡겨 쓰러질 때까지 하다가 잠들기를 1주일(6주째)...
1달동안 아무리 용을 써도 안되던 snpe3동작을 하는데 갑자기 다리가 쑥 올라가
버리더라구요...신기해서 하고..또 하고...그리고 교수님께 여쭤 봤습니다.
"교수님..통증은 그대로인데, 이상하게 다리가 올라가요~."
교수님도 의아하다는 보시더라구요ㅋㅋ
아무래도 허리에 근력이 많이 생겨서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걷을 수 있고,
snpe3동작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7주째인 월요일(6월 2일)...이날이 어쩌면 최대의 고비였던 것 같습니다.
황사 때문인지..목이 따끔하더니..감기 기운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그날 저녁부터 오한에..두통에..아예 드러 누어버려서..
꼼짝도 못하고, 두꺼운 겨울파카를 꺼내입고 잠들고..3,4일 연속으로 사무실에
못갔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snpe운동은 해야겠더라구요...안하면 뭔가 죄짓는
듯한 생각이 들더라구요..그렇게 2틀간 앓고 나니,감기때문에 미쳐 못느낀건지,
허리통증도 줄어든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5일 아침에 일어났는데...제 몸에 어떠한 변화가 느껴졌어요.
몇달간 단 한번도 통증없이 아침을 맞이한 적이 없었는데, 그냥 살짝 뻐근한 정도
였어요. 신경이 눌리는 느낌도 경미해지고...
너무 신기해서 몇번을 누었다, 일어났다...혼자 쑈를 했드랬죠.
중요한 동문모임 준비로 급하게 나가려다 핸드폰을 두고 가서 교수님께 전화를
못드렸는데, 당장이라도 사무실로 달려가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충동이...
걷는데도 전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경미한 통증에 별 느낌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1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중단되 계단으로 걸어내려오는데..
뒤에 오던 친구가 "야..너 이런모습 몇달만에 첨본다."그러는거예요..
너무 아무렇지 않은 제 모습을 그 친구가 일깨워 주더라구요.
혼자 좋아서 얼마나 방방 뛰었는지...
호전반응을 느낀 5일부터 이글을 쓰는 오늘까지, 그다지 아프다는 생각을 못하고
지냈습니다. 그전에 통증이 9였다면, 지금은 4정도가 될 것 같네요.
사실 전 아직 구르기가 잘되지 안습니다. 평상시에는 통증이 없다가도,
구르기를 하면 엉치뼈에 대못이 박히는 것처럼 아프거든요.
그런데 처음오신 분이 구르기를 몇십개씩 하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하고,
왜 아직 난 안될까...하는 서글픔에 살짝 우울했드랬죠.
사실 2달이 가까운 시간동안 구르기에 대한 집착과 미련으로 마음으로
오히려 병을 키우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교수님이 처음 저를 지도하실 때,
"구르기 못해도 다른 동작 열씸히 하면 낳을 수 있다."
라는 조언을 흘러들었던 게 가장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 같아요...
아직 완전히 통증이 없어지진 않았지만, 걷고, 앉고, 오래 서있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을만큼 많이 호전이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운동하면 아프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사실 제대로 걷지도,움직이지도 못할만큼 통증이 심했었기 때문에...
지금 이상태로도 충분히 만족이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가장 큰 숙제였던 저때문에 너무 고생하신 교수님,
SNPE를 알려주셔서, 정성으로 치료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에게 '의지와 희망'이라는 큰 선물을 주셨어요.
앞으로 살아가는데도 도움이 많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즐겁게즐기다가가져감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