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정각, 맞춰놓은 대로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이삿짐 정리하느라 피곤했던지 일어나기 정말 싫다. 하지만 이사 후 첫 출근이니 발딱 일어나 고양이 세수하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서니 7시 15분.... 자, 출발이다.
아파트 앞 버스 정류장. 한 사람이 담배연기를 뿜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오래 기다린 듯 발밑에 꽁초 하나가 짓이겨져 있다. 날이 추우니 기다리는 10분이 한 시간 같다. 버스 시간을 알 수 없으니 언제 올지도 모르는 일. 나도 기다리다 못해 담배 한 개비를 빼어문다. 예전에도 버스 탈 때 담뱃불 붙이면 버스가 오던 기억을 되살리며... 하지만 기다리는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07:33 드디어 기다리던 200번 버스가 도착한다. 천안아산역까지 7,8분 거리니까 잘하면 51분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웬 정체... 역가기 전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가 즐비하다. 시간은 벌써 7시 45분을 넘기고 있다.
07:52 역에 도착. 이제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시간은 8시 16분. 무궁화호를 타면 서울역까지 1시간 9분이 걸린다. 그러면 9시 25분이란 얘기고 사무실 도착 시간이 거의 10시라는 얘기. 35분 걸리는 KTX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제 남는 시간에 뭐하나... 표를 끊고 보니 반대편에 던킨 도너츠가 보인다. 도너츠 2개 사고 커피 한 잔 사니 곧 출발시간이다.
08:16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꽉찬 차내. 도너츠를 꺼내 먹는데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가 흘깃흘깃 쳐다본다. 아, 고물이 많이 묻은 도너츠 때문에 의자에 그게 떨어진 것이다. 손가락으로 툭툭 털어내고, 식욕이 떨어져버린 나는 먹다 남은 도너츠를 가방에 넣어버린다. 가방에서 잠시 교정볼 원고를 꺼내 읽는다. 그것도 기분이 영 나지 않는다.
08:51 서울역 도착. 이미 출근시간 맞추기는 글렀다. 잰걸음으로 역 대합실을 지나자니 벌써 55분. 빨리 걸어가도 9시는 되어야 4호선을 탈 수 있다. 한 번만 갈아타야 하니 목적지는 삼각지. 거기서 또 6호선을 갈아타야만 한다. 마음이 급하니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이때 4호선 맨뒷쪽에 타야만 환승이 용이하다. 그런데 멋모르고 맨 앞으로 가고 말았다...ㅠㅠ
09:06 삼각지 도착. 응암순환 6호선을 타기 위해 이제 뛰듯이 걷는다. 벌써 맥이 탁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때도 뒤에 타야 하는데 앞쪽에 타는 바람에 환승 시간이 길어져버렸다. 아주 여러 가지 한다, 정말.
09:25 마포구청역 도착. 이제 사무실까지 걷는 일만 남았다. 사무실 문을 열고 시계를 보니 34분. 아, 커피 마실 힘도 없다. “야, 병주야, 나 커피 한 잔만 타주라.” 이 말에 직원들 내 출근길이 궁금할 텐데도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
총 소요시간. 2시간 10분. 잘만 하면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 모르겠다. 역시 준비 안한 사람은 이렇게 당하는 것이다. 1시간 30분 출근을 위하여, 파이팅....
첫댓글 적응하시려면 한달은 걸리겠는데요...~~~ 홧팅입니다..
일찍 나오는 게 상책이라는 게 오늘의 결론!! ^^
ㅎㅎㅎ 힘드시겠네요.. 본가가면 함 놀러가야 하는데 집에 안계시겠죠?
곡교천에서 바비큐나 하고 있겠습니다. 오세요...^^
공주아비님 본가에 가셔 반드시 캠핑야그 어르신께 말씀드리세요 ㅎㅎ 그라믄 공주아비님 장비 모두 분양할겁니다. ㅋㅋ 후다닥
ㅎㅎㅎ 수고많았구만...오늘 퇴근시간또한 길겠구만.....걍 캠핑장으로 퇴근(?)하는게 어떨까..ㅎㅎ
지가 그래봐야 아산인데 적응되겠지...ㅎㅎ
그정도면... 저랑 비슷하군여. 하하... 전 지하철만 타도.. 1시간20분 정도 인데... ^^
금액이 차이 나잖아. 아직 월정액 안 끊어서 하루 2만5천8백원, 버스한번, 지하철 한번인데... 도대체 얼마야...? ㅎㅎ
무척 힘드시겠네요. 출근기를 보고 있자니 제가 다 숨이 찹니다. 저녁에 퇴근하면 완전 파김치가 되겠는데요. 힘내십시요.
뭐 아직 실감이 안납니다. 한 달 해보면 결론이 나겠죠...^^
시간 잘 맞추시면 가능 할지도... 하여간 고생이 많습니다.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 일찍 퇴근해서 푹쉬세요.
담이 유치원 때문에 이제 10시 취침입니다. ^^
천안아산역까지 자전거타고 다니면 되겠네 ㅎㅎ 운동도 되고.........
글고 텐트는 언제 가져갈겨??
텐트는 3월중 접수하러 갑니다.^^
음 ~ 이제 도민이시군요?^^ 출근시간보다 퇴근이 더 걱정입니다^^
퇴근 시간 아직 경험 전무합니다. 오늘 짐 싣고 차로 가야 합니다... ^^
요즘은 이런 출퇴근 풍경이 그리 낯설은 것이 아니라 봅니다. 오히려 기러기 아빠들 처 자식 없는 집에 홀로 드나들때의 외로움 보다는 몇배 행복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 행복한 경험 한달만 해보시길...^^
담이네님의 아산 입성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본가 갈때마다 그쪽 부근을 얼쩡거려봐야겠는데요...혹시나 슈퍼에서 만날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입니다..ㅎㅎㅎ
슈퍼에서 만나면 아이스크림 한 박스씩 쏘겠습니다. ㅎㅎ
고향으로 이사오심을 환영합니다. 근데 전 없습니다. ㅎㅎ 하지만 아산...자주 널러가는 곳입니다
오다가다 쌀 한 가마, 배추 한 접씩 내려놓고 가시길...ㅎㅎ
7시 기상이 웬말입니까!! 1시간 더 빨리 기상하시면 됩니다....어차피 잠 부족하신것 6시나 7시나 뭐 똑같다 싶습니다...그리고 글을 보니 늦다하시면서 뛰는 것 같지 않습니다..뛰십시요.그러면 운동되구 담배때문에 줄은 폐활량이 금새 높아집니다..아무리 고생이다 싶어도 그래봐야 아산인데,,,,^^,,ㅋㅋㅋ.... 그런데 담이네님 있잖아요!!..제 일같이 신난다고 해야할까요...기분이 무쟈리 좋은것은 아마도 담이네님이 곧 살이 많이 빠질꺼라는 생각이 확드는 때문일겁니다...참 KTX탈때는 무조건 눈붙이는것 잊지마십시요...일때문에 건강 잃는다는것 잘 아시잖아요...그냥 일은 잊고 쉼잠 때리십시요^^..차조심^^
이 참에 진짜 확 살이나 빼버려? ㅎㅎ 말씀대로 월요일부터는 6시에 기상하겠사옵니다...^^
그러게 말여...난 3월부터 7시 현장도착인디..ㅎㅎㅎ
마포구청이라면 차라리 속편하게 인천 서구에서 출근하는게 낫겠습니다. 차로 30분 걸립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속보도 있고 호재가 많습니다.
기차가 수원지나가는데요???
그러니까 수원을 지나도록 힘들게 하지 마시고 인천 서구로 이사가시라는 말씀이지요.
헉, 아산으로 이사한 지 일주일도 안지났는데 인천으로 이사가라구요? ㅎㅎ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자전거타고 다니세요.......살은 자연스레 빠지겠죠... 아님 스쿠터....
집에서 놀고 있는 스쿠터 하나 빌려줘요, 타보고 결정하게...^^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하지만 세상사 제로섬 게임. 잃는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겠지요...^^ 적응만 되면 얻을 것이 커지는 남는 장사가 될거란 희망을 가지고... 파이팅!
감사합니다. 적응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적응시키겠습니다. 제 몸을...^^
고생많이하겠내.....나는 집에서 회사까지....10분인데....ㅎㅎㅎㅎ 염장 ....꼭 1시간30분 달성하렴!!!
완전 염장버전이라 안볼 걸로 하겠음... 흐음...^^
저는 집이 직장입니다.백수거던요 ㅎㅎㅎ
의~이~구......이 웬수덩어리.....(연꽃님 생각!@@@@) 후~다~닥...!!!1
이기자님 최상의 직업을 갖고 계시는군요.. 부럽습니다...^^
담이네님 ....응원차 곡교천 3월중에 함 달려 가겠슴다요...^^*
꼼장어 가져 오심 무조건 환영합니다...ㅎㅎ
난 회사를 이전하는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이참에 옮겨 보심이......요령이 붙으면 좀 덜 고생 하시겟죠...아자자
아산도 거시기한데, 어제 누굴 만났더니 꿈의 도시 조치원으로 가라더군요...ㅎㅎ
이사 축하드립니다(축하가 맞죠^^) 저두 몇해전에 인천에서 대전으로 출퇴근 했습니다만 ㅠ/ㅠ 지금생각하면 아찔한데...건강잘지키세요
앞으로 몇 년은 아무 생각 않고 다닐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면 이력이 붙겠죠...^^
서울 떠나신줄도 몰랐어요. 잘 사세요..
썬님네도 알콩달콩 재밌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