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딸 나무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팔만대장경
대장경.
이 책은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조정래 선생님의 첫번째 장편 소설이란다.
1976년, 32살의 나이로 쓴 책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는 작년에 개정판으로 나온 책을 읽었어...
대장경하면 팔만대장경을 생각하게 되는데,
바로 이 책의 제목도 그 팔만대장경을 이야기한단다.
팔만대장경의 제작 과정을 소설로 그린 것이지.
팔만대장경은 지금은 해인사에 보관되고 있지만,
원래는 강화에서 만들어져 강화도 선원사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하는구나.
언제 해인사로 옮겨졌는지, 확실치는 않고 조선 태조때 옮겼을 것이라고 하더구나.
이것은 아빠가 인터넷에서 찾아본 내용이야.
목판본은 1,516종에 6,815권으로 총 8만 1,258매인데
이 가운데 후대에 판각된 15종의 문헌은 보유판(補遺板)이라고 하는구나.
얼마전에 해인사에서 처음으로 진본 팔만대장경을 공개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었단다.
이번에 공개되고 다음에는 100년 뒤에나 공개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다고 하는구나.
너무 멀고, 여유도 없어서, 그리고 그리 절실하지 않아서, 우리 가족은 거기에 동참하지 않았지.
어차피 나무도 차를 오랫동안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비록 진본은 보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해인사에 가보자꾸나.
1. 몽골의 침입
때는 고려 고종때.
당시 고려는 무신정권이 권력을 휘여 잡고 있던 시절이란다.
무신정권이 권력을 잡고 나라를 제대로 운영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들은 자신의 배를 채우느라고, 백성들을 괴롭히기만 했단다.
결국 몽골의 침입에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하고,
백성들을 내버리고,
강화도로 숨어들어가 버리고 말았단다.
몽골족들이 대륙에서만 활동하는 유목민족이라서, 바다에는 취약해서
바다 건너 강화도로 침입하지는 못할 거라 생각한거야.
하지만, 몽고족 입장에서 봐도 굳이 조그마한 강화도에 쳐들어갈 필요가 없었어.
우리나라땅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대로 했거든..
그래서 고려 백성들만 힘들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몽고족에 의해 죽고, 많은 문화재들이 불타고,
연약한 여자들은 전부 끌려가곤 했단다.
고려의 외부 침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다.
그 전에도 거란족의 침입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거든.
그때, 불교의 힘으로 국란을 이겨보겠다고 장경 판본을 만든 적이 있었단다.
고려는 불교를 숭상하는 나라였거든.
우연인지, 실제 불사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장경을 만들고 나서 거란족은 물러갔단다.
그 장경이 무인사에 보관되어 있었고, 나라에서도 신성시 여겼단다.
그런데, 몽골의 침입으로 다시 위기에 빠졌단다.
무인사의 스님들과 주변 신도들은 무인사와 장경판을 지키려고 했단다.
하지만, 엄청난 수와 무기로 공격하는 몽골족에 역부족이었어.
무인사들은 지키던 스님과 신도들은 대부분 죽고,
절간과 장경판은 모두 불에 타버리고 말았어.
그런데, 간신히 살아서 탈출한 이가 있었으니, 근필이라는 목수였단다.
...
몽골의 침입은 민간들의 피해가 컸는데,
정장균이라는 소년도 만찬가지였단다.
몽골족의 침입으로 가족들이 모두 죽거나 끌려가서 고아가 되었어.
2. 민초의 힘
무인사의 장경판이 몽골족에 의해 모두 불타 버렸다는 소식은 강화도에도 전해졌단다.
당시 임금은 고종이었지만,
그보다 교정별감으로 있던 최우라는 무신이 더 권력이 강했지.
강화도 천도도 고종의 뜻이 아니라,
최우를 비롯한 중신들의 뜻이었단다.
연일 패전 소식에, 무인사 장경판이 전소되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고종은 자포자기한듯 몸져 누워버리고, 국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단다.
이때 최우가 장경판을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했단다.
일종의 패전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었어.
강화도에 있던 큰스님 수기대사는 이를 반대했어.
최우를 비롯한 중신들의 간수한 수를 알았고,
장경판을 만드는 일은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결국 백성들을 괴롭히는 일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
최우는 끈질긴 설득을 했어.
수기대사는 결국 기간을 오래 잡고,
장경판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하는 사람들이라는 조건을 내세워 승락했단다.
수기대사가 장경판을 만드는 일을 주도했단다.
장경판을 만든다는 소문이 나자,
자원하는 백성들이 몰려들었단다.
민초들이 스스로 나라를 살리겠다고, 불사에 참여한 것이야.
그 중에서는 고아된 장균도 있었어.
어린 장균이지만, 글솜씨가 뛰어난 것을 안 수기대사를 그의 능력을 아꼈단다.
장균은 아예 스님이 되려고 했지만,
수기대사는 그의 능력은 나라를 재건하는데 쓰일 것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지 않았어.
수기대사는 시작하기 전 철저한 준비를 했어.
준비기간만 3년이 넘었단다.
글씨쓰는 사람들은 한사람이 쓴 글처럼 보이기 위해서 연습을 했고,
조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연습을 했단다.
아참, 지원자 중에는 무인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목수 근필도 있었단다.
그는 장경판을 보관하는 판전을 그가 만든다고 했어.
한번 시작한 일은,
수기대사의 뜻대로 착착 이루어졌단다.
동참했던 백성들도 아무런 불만없이 힘든 일들을 해내갔지.
긴 준비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조각을 시작했단다.
나무는 멀리 거제도에서 준비하여 배를 이용하여 강화도까지 운반했어.
조각을 위한 나무의 제작방법 또한 정성이 가득했단다.
그래서 천년이 넘어 오늘날까지 잘 전해내려오는 것 같구나.
많은 백성들의 힘이 하나하나 모아져서,
드디어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란다.
마지막에 자신의 몸상태를 걱정하지 않고,
판전 작업에 혼신을 쏟았던 근필이 죽고 만 것은 살신성인이 무엇인가 보여주는 듯하다.
그들의 노력으로 위대한 문화재가 만들어지고,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의 힘은 대단한 것 같구나.
오늘날, 일부 정치인들이 겁없이 뛰놀고 있는 것 같은데,
백성 무서운 줄 모르는 것같구나.
내년에는 백성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었어면 좋겠구나.
책제목 : 대장경
지은이 : 조정래
펴낸곳 : 해냄
페이지 : 364 page
펴낸날 : 2010년 12월 01일
정가 : 12,600원
읽은날 : 2011.10.31~2011.11.03
글쓴날 : 2011.1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