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돌' 표지
책 소개 - 옴스크 감옥에서 가져온 돌 하나가 내 인생을 뿌리부터 흔들었다
한 시간에 200자 원고지 20매도 거뜬히 메울 수 있는 '라이팅 머신' 같은 필력으로 '시속 20매'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방송작가 문영심의 첫 장편소설이다. 성장소설이자 자전소설인 이 작품은 우리를 박정희 군사 독재 막바지, 그리고 통기타 시대가 저물어가던, 그 야만과 낭만이 공존하던 대학 캠퍼스로 초대한다. 40~50대 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음울한 판타지처럼 비치는 그 몽환의 세계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8년차의 방송작가 이수영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에 관한 프로그램 대본을 쓰느라 골머리를 앓던 중 뜻밖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을 손에 넣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수형생활을 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감옥의 것으로, 특히 문학 지망생들은 이 돌멩이가 불가사의한 힘을 갖고 있어서 이 돌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문학적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과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예감으로 심각한 분열 증세를 겪던 스물한 살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데…….
출판사 서평 - 『도스토예프스키의 돌』(가즈토이출판사)은 자전소설이며 성장소설이다. "소설가가 하는 얘기는 쉽게 믿으면 안돼, 알지? 그 속에서는 늘 현실과 허구가 뒤섞이거든." 문 작가는 이야기 속 주인공의 친구인 문학지망생 희수의 입을 통해 이렇듯 연막을 피웠지만 소설 속에는 아슬아슬하리만큼 많은 작가 자신의 현실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비친다. 다큐 작가답게 그녀는 20대 치기만만한 시절 카뮈의 이방인 못지않은 작품을 쓰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풋풋한 소설가 지망생이 그저 수많은 평범한 작가들처럼 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으며, 실존의 새로운 단면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자각에 이르게 되는 고통스런 과정을 정밀하게 그렸다. 그리고 입으로는 소설을 때려치웠다고 말하면서도 끝내 꿈을 놓지 못하고 가위 눌려 지내는 오랜 세월을 반추한다. 이 소설은 그녀가 이 소설을 쓰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은 박정희 군사 독재 막바지, 그리고 통기타 시대가 저물어가던, 그 야만과 낭만이 공존하던 대학 캠퍼스로 우리를 데려간다. 40~50대 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음울한 판타지처럼 비치는 그 몽환의 세계이다.
시속 20매. 방송 다큐 작가 문영심씨(54)를 동료들은 그렇게 부른다. 한 시간에 200자 원고지 20매도 거뜬히 메울 수 있는 '라이팅 머신'같은 필력 덕분에 얻은 별명이다. 그녀가 한창 방송 일을 많이 할 때, 몇몇 방송사 PD들은 급작스럽게 프로그램을 맡아 눈앞이 캄캄할 때면 문 작가부터 찾는다고 했다. 그녀의 치마꼬리만 붙들고 늘어지면 최소한 펑크 낼 염려는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계에서는 누구 못지않은 다작을 자랑하는 그녀가 뜻밖에 아주 오래 뜸을 들여 5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첫 번째 장편 소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을 펴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77학번인 그녀가 습작을 시작한 지 34년 만이고,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 작가가 된 지도 19년 만이다. 남들 눈에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 술술 글을 잣는 듯 보이는 그녀가 소설 한 권을 내기까지 어째서 이렇게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까?
소설 속 주인공인 8년차의 방송작가 이수영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에 관한 프로그램 대본을 쓰느라 골머리를 앓던 중 뜻밖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을 손에 넣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수형생활을 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감옥의 것으로, 특히 문학 지망생들은 이 돌멩이가 불가사의한 힘을 갖고 있어서 이 돌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평소 그녀가 소설을 쓰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온 촬영감독으로부터 건네 받은 이 돌은 수영을 그토록 외면하고 있던 한 시절로 데려간다. 문학적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과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예감으로 심각한 분열 증세를 겪던 스물한 살 그 시간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은 박정희 군사 독재 막바지, 그리고 통기타 시대가 저물어가던, 그 야만과 낭만이 공존하던 대학 캠퍼스로 우리를 데려간다. 40~50대 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음울한 판타지처럼 비치는 그 몽환의 세계이다. 그곳에서 수영을 비롯한 작가 지망생들은 모름지기 문학이란 반항이고 저항이라고 굳게 믿으며 모든 진부한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심 없이 믿는 가치들, 특히 모럴과 윤리의식 따위와 거칠게 불화한다. 그들은 밀란 쿤데라의 말대로 과거에 대해 격정적으로, 공격적으로 즐거운 집단 오줌 누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능가하는 소설, 카프카의 『변신』을 압도하는 소설을 쓰고 싶었던 수영을 비롯한 군상들은 쥐꼬리만한 재능은 주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하늘을 원망하며 하나 둘 글쓰기를 포기하고 만다.
수영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을 얻고 난 뒤 다시 습작을 시작한다. 그녀는 더 이상 대가들의 소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아는 것, 내가 잘 쓸 수 있는 것에 대해 소박하게 써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스스로 절절히 느낀 것, 생각한 것, 내가 아는 사람들의 얘기를 쓰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199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일간지에서 당선 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하지 못했다. 인간과 삶에 대한 그녀의 인식은 대학 때보다 더 무뎌지고 관습화되어 있었다. 치열함과 솔직함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세상이 인정하는 도덕의 잣대 안에서 안주하고 있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또다시 실패했고, 그녀는 다시 절망하고 만다.
문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왜 어떤 사람은 작가가 되고자 하는가?' '왜 많은 사람들이 쓰고자 하는 열망 때문? 그렇게 고통 받는가?'라고 묻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 우리는 왜 사는지 또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녀에 따르면 우리는 타고난 재능이 크든 작든 무력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무의미한 행동을 되풀이해야 하는 운명을 지고 태어난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 세계의 광대무변함에 비하면 문학도 삶도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게 그녀가 발견한 사물의 핵심이고, 실존의 한 단면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에는 문 작가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습작했던 작품들과, 그리고 신춘문예에 출품했던 작품 등 모두 4편의 단편이 거의 고스란히 실려 있는데 이는 이 작품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30년이 넘는 시차를 두고 이어지는 단편들은 작가의 내면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숙해 가는지 우리에게 흥미롭게 펼쳐준다.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475사람들'에 이 작품이 연재됐을 때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했던 것은 이 작품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때나마 문학을 가슴에 품었던 이들에게는 더더욱 첫 사랑의 추억처럼 달콤하고 쓰리게 다가올 책이다.
추천평 - 문정현 (길 위의 신부)
이 소설은 감옥에서 읽었던 ‘천국의 열쇠’ 이후로 내가 단숨에 읽은 첫 소설이다. 창작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로 읽힌다. 누구의 가슴 속에나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회한을 상징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이 무겁게 자리잡고 있다.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녹아 있다.
목차 - 기억과 망각의 강을 넘어/즐거운 집단 오줌 누기/'좃' 때문에 좆된 사연/연애보다 문학이 더 중요해/연못 시장, 축제의 밤/하늘 아래 가장 슬픈 일/4월의 노래/두통과 불면의 날들, 지하의 방/밤새도록 소쩍새가 울었다/낮은 언덕 위/시디 부 사이드, 죽음에의 권유
문영심
작가소개 - 1957년 충청남도 당진에서 태어났다. 초중고등학교는 인천에서 다녔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했다. MBC '러시아 동구의 문학과 예술, '우리 시대의 명인', KBS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서'. Q채널 '아시아 리포트', EBS '다큐 여자' 등 500여편의 다큐멘터리를 썼다. 2010년 현재, 5년째 SBS '물은 생명이다'를 쓰고 있다.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지하의 방]이 당선되었다. 2010년 첫 번째 장편소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을 썼다.
첫댓글 문영심 작가의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단편< 지하의 방>을 읽고 싶어서 수없이 탐색했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이 소설 속에 나옵니다. 소설 속의 소설로요. 지극히 평범하고 교과서적인 작품이라고 본인은 부끄러워하지만 저는 좋던데요.
자료 소개, 감사합니다. 제가 해야할 일이데요.^^
신춘준비 끝나는 대로 구입해서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소설이 막힐 때 좋은 단편을 읽으면 풀릴때도 있습니다.
흐미 동생분이 언니하고 딴판으로 생겨부럿네. ㅋㅋㅋㅋㅋ 더 작가처럼(?) 생겨부럿남. ㅋㅋㅋㅋㅋ 방송 대본 보니 실력이 상당해부러요. 대단 허요잉. ㅋㅋㅋㅋㅋㅋㅋ
저보다 예쁩니다. 그래도 비슷하다는 말도 가끔 들어요. 방송작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것은 재론할 필요 없는 사람이지요.
지도 항상 멘트가 비슷혀요. 울 동생들이 지보다 더 잘생겼다고 항상 자랑하고 다녀부럿지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