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가구 같은 음악?
삶 속에 녹아 든 음악을 추구한 〈에릭 사티〉의 ⌜나는 당신을 원해요 Je Te Veux⌟
Erik Satie(1866~1925)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
이 곡은 에릭 사티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인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이 떠난 후에 그녀에 대한 애절함과 재회의 기대를 가지고 작곡한 사랑 노래입니다. 왈츠풍의 샹송이죠.
두 사람은 1893년에 처음 만나는데요, 사티는 화가이자 모델인 발라동에게 한 눈에 반하고 말죠. 사티는 청혼하지만 단박에 거절 당합니다. 당시 발라동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급 예술가였으니까요. 반항아같은 사티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나 봅니다.
그 후 발라동이 사티의 옆방으로 이사온 후 사랑은 불타오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발라동이 이사를 가면서 사랑은 끝이 나죠. 발라동은 사티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 되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원해요 Je Te Veux⌟는 담담한 멜로디에 앙리 파코리(Hanry Pacory)의 관능적인 시어가 더해져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고뇌를 이해해요
사랑하는 이여!
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따를 거에요
날 당신의 연인으로 삼아주세요
현명함은 우리에게서 멀고
슬픔은 더이상 없기를
난 소중한 순간을 갈망해요
우리의 행복한 순간을 말이에요
난 당신을 원해요
난 후회하지 않아요
단 하나만을 원하죠
당신 곁에서
내 모든 생애를 보내는 것
나의 마음이 당신의 것이 되고
당신의 입술이 나의 것이 되기를
당신의 몸이 내 것이 되고
나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 되기를...
그래요, 당신의 두 눈 속에서
신성한 약속을 볼 수 있어요
사랑에 빠진 당신의 마음은
날 찾아 올 거에요
영원히 서로에게 얽혀
불꽃 속으로 타오르겠죠
사랑의 꿈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영혼을 나눌거에요.
역시 조수미입니다. 음악의 언어인 프랑스어가 주는 감성적 아름다움이 살아있습니다.
가사의 내용이나 멜로디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lzpahJ4hSiI
요즘에는 피아노 독주곡이나 기악곡으로 편곡되어 자주 연주됩니다.
두 대의 첼로 연주도 좋습니다.
https://youtu.be/GxGriv210W4
사티는 반골기질이 강한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음악, 즉 현란하고 복잡한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죠.
그래서 아카데믹한 음악을 배우는 파리음악원도 중간에 그만두게 됩니다.
대신 그는 단순하면서도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음악을 추구했죠.
우리의 삶과 항상 함께하는 집안의 가구 같은 음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정신을 온통 지배하는 음악이 아닌,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면서도 들을 수 있는
배경음악 같은 곡을 만들고자 한 것이죠.
⌜나는 당신을 원해요 Je Te Veux⌟는 일과 음악이 공존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배경음악이라 할 수 있죠.
이곡은 집안에 놓인 가구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