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우리의 희망입니다.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입니다.?? 이것은 2007년 과학의 달 표어이다. 4월은 “과학의 달 ??이고, 21일은 “제40회 과학의 날??이다. 우리나라의 ??과학의 날??은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50년이 되는 기일 (忌日-제사)에 제1회?? 과학 데이(science day)??라는 행사를 처음 하면서 시작되었다. 일제하인 1934년, 김용관 선생님은 과학기술을 보급하려고 최초의 과학 잡지인 <과학조선>을 창간하였다. 선생님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국민 계몽운동이 전개되자, 일제는 그를 감옥에 가두어 과학데이는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그 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과학기술처가 발족된 날인 1967년 4월 21일을 기념하면서, ??과학의 날??은 부활되었다.
이렇게 부활된 지 마흔 번째를 맞은 우리학교의 과학의 날 행사에는 강의마당, 실험마당, 참여마당이 있었는데 학생들은 세 가지 중 자기가 희망하는 한 마당에 참여했다. 그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전시마등은 4월 말일까지 게시할 예정이다. 전시마당에는 학생들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는 소망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며 과학의 꽃이요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펼쳐놓았다. 그리고 과학사(史)와 과학교과 상호연관성 등에 관한 내용었으며 교장실과 교무실 사이의 복도에 게시하였다.
- 현대과학에서 발견, 발명에 공로가 큰 사람과 관련된 자료를 찾기 위해 나는 많은 과학자들을 직접, 간접적으로 만나기도 하면서 자료를 차근차근 모아왔다. 2년 전 과학의 날 단상이라는 원고의 숙독을 임경순 교수님께 부탁드렸더니 교수님은 “지방화 시대의 과학 혁신 리더”라 하시며‘노벨상 시스템에 관한 연구’ 라는 책을 보내 주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과학자들이 살고 간 환경과 그의 구상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탐색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져서 연구를 계속했다. 과학지식이 학설로서 정립될 때 우여곡절의 역사가 많았으며, 정당한 진리가 오인되고 위대한 학설이 인정받지 못한 예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정확한 과학지식을 정리하여 이것을 보존하고 그들의 연구자세와 연구실적 그리고 그들이 살고 간 시대적 배경, 다른 과학과의 상호 관련성 등을 알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훌륭한 과학자들의 생애를 볼 때 거기에는 반드시 그들의 성실한 학구적 자세가 있었고 진리를 추구하는 불굴의 정열과 헌신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래 전부터 인류의 큰 관심사였던 유전현상에 관한 과학적 해명을 시도한 멘델은 다년간 완두콩으로 교잡실험을 하고 ?식물잡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지만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멘델은 실망하지 않았고 자신의 연구가 생물학에 끼치는 영향을 확신하고 생을 마감할 때 “반드시 나의 시대는 올 것이다.”라 하였다. 발표된 지 35년 뒤에 결국 코렌스 등 세 사람에 의해 유전의 법칙이 재발견되었다. 아보가드로는 분자설을 주장했지만 원자설이 중심이었던 그 당시에는 그의 이론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1860년 만국화학회에서 그의 제자 칸니짜로는 눈물 겨울 정도의 노력으로 아보가드로의 업적을 소개하면서 분자설이 인정을 받게 되었다.
한 세기 동안의 노벨상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뢴트겐은 X선을 발견하여 1901년 최초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촬영하는 X레이는 뢴트겐이 발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는 특허권을 청구하면 큰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자기의 업적을 인류를 위해 기꺼이 내어 놓았다. 위대한 업적을 쌓았음에도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않음을 보고 물질 만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고 있다.
화학상 분야에서는 용액의 농도가 그다지 크지 않은 범위에서 용액의 삼투압 ㅠ(phi)에 대한 식인 ㅠV = nRT를 발견한 반트호프가 최초로 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뒤에 나오는 오스트발트와 전리설을 주장한 아레니우스와 함께 물리화학의 기초를 놓았다.
한 편, 디프테리아 치료 혈청 및 파상풍 혈청을 발견한 베링은 의학계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노벨생리의학상 첫 수상자가 되었다.
로렌스 브래그는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이다. 불과 25세의 나이에 그의 아버지와 함께 X선 회절장치를 이용해 격자상수를 고안하는 실험을 했고 X선을 이용해 결정 구조를 분석하여 부자(父子)가 공동으로 물리학상을 받았다.
폰 프리슈와 페이돈 라우스는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들이다. 꿀벌은 먹이를 발견하면 집에 돌아와 춤을 춘다. 햇빛과 이루는 춤의 각도와 춤의 속도를 보고 꿀벌들은 먹이의 위치를 안다고 하는데 프리슈가 이것을 발견하여 동물 비교 행동학을 창시했다. 생물과 무생물의 양면성을 가진 존재는 바이러스이다. 이바노프스키가 담배라는 식물에서 식물성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 후 페이돈 라우스는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바이러스임을 발견하여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가 된 것이다. 87세 고령까지 연구한 폰 프리슈와 페이돈 라우스를 보면서 ??젊음은 나이가 아니고 태도이다.?? 라고 한 맥아더의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제까지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750여명이다. 이 중 여성 과학자는 10여명에 불과한데 그 중“뛰는 유전자”를 연구한 바바라 맥클린톡은 "관찰자는 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물질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인내, 물질이 자신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하며 식물에게도 인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복 수상자로는 존 바딘, 마리 퀴리, 폴링, 프레드릭 생거, 등 네 명을 들 수 있다. 라디오 등 각종 기기 속에 쓰이던 진공관의 대체제로 반도체를 연구한 존 바딘은 진공관보다 뛰어난 정류능력이 있고 증폭도 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를 발명하여 전자공학의 발달을 가속화시켰다.
우리가 흔히 퀴리부인이라고 부르는 마리 퀴리는원자폭탄 제조에 기초가 될 방사능도 연구했지만 플로토늄을 발견했는데 자신의 조국 폴란드를 기념하기 위해서 플로토늄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남편과 공동으로, 또한 단독으로도 노벨상을 받았다. 또한 방사능을 연구한 마리 퀴리의 사위와 딸인 졸리오 퀴리부부도 노벨상을 받았으니 한 가족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경우이다. 퀴리의 남편인 피에르 퀴리가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이 되어 첫 회의에 참석하러 가다가 마차사고로 사망했다. 프랑스 정부는 마리퀴리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제의했지만 그녀는 거절하고 남편의 뒤를 이어 파리 대학,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되었다. 1903년 베크렐과 피에르 퀴리와 마리퀴리는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면 연구에 방해가 될까봐 마리퀴리는 상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에게 그녀가 존경받는 이유가 부와 명예에 초연한 채 연구에만 몰두한 순수하고 진지한 태도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재인식할 수 있었다.
현대 화학의 발전에 공헌한 사람은 폴링이다. 그가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그의 어머니는 맏아들인 폴링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원했지만 그는 친구가 보여준 화학 실험에 매료되어 오리건 농업대학에 진학해 화학 결합의 비밀을 밝혀내었다. 폴링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주장하며 연구에 몰두했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활기찬 강의로 유명하였다. 그는 또한 분자구조의 차이로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이 달라지고 아미노산의 배열이 달라지면 적혈구가 낫 모양이 되어 빈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겸형 적혈구 빈혈'의 원인을 최초로 밝히기도 하였다. 이어서 단백질 구조와 항원과 상보적인 원리에 따라 결합하는 항체의 성질을 알아내어, 현대 의학의 최첨단인 분자 생물학 분야를 열어서 생물학과 의학을 통합한 공로가 매우 크다. 그리고 공유전자쌍을 끌어당기는 플루오르의 전기음성도를 기준으로 다른 원자들의 전기음성도 값을 상대적으로, 또 정량적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사람의 염색체는 46개인데 염색체는 단박질과 DNA로 되어 있다. 유전의 본체인 DNA는 인간의 세포 하나에 약 2m 정도나 되며 유전자 내에 약 약 3만-4만개 정도 들어있음이 확인되었다. 2007년은 생물학의 해를 맞아 발간된 기념우표에 DNA 구조가 들어 있고 생물학의 해 홍보 팜플렛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지면에 DNA를 볼 수 있음은 생명 발현의 열쇠가 DNA이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어릴 때, 보리 줄기로 만들었던 여치 집은 이중나선 구조의 DNA를 떠 오르게 한다. DNA는 당, 인산,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염기에는 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이 있는데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만이 상보적으로 결합된다. 프렏레드릭 생거는 혈당량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구조를 밝혀 한번 상을 받았고 DNA의 염기배열을 결정하는 염기 서열 분석법을 고안해 내어 또 한번의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왓슨, 크릭, 윌킨스가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히고 노벨상을 받았었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달나라에 착륙하고 "개인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거대한 도약..."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이라고 했다. 1985년, 인간 유전자의 서열을 모두 밝힌다면 달나라에 착륙한 것과 맞먹는 업적이 될 것이라고 신셰이머가 말했듯이 노벨생리의학상 분야 중 으뜸가는 업적이 DNA의 발견이 아닐까?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노벨상을 받은 경우로 보어, 톰슨, 브래그, 오일러켈핀, 시그반 등이 있다. 수박씨 원자모형을 연구한 톰슨은 전자와 관련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고 톰슨의 아들은 톰슨과 상반된 견해로 노벨상을 받았다. 아버지 톰슨은 기체 내의 전기전도를 설명하며 입자적인 전자의 성질을 밝혔고, 아들 톰슨은 결정에 의한 전자의 회절을 설명하며 파동적인 전자의 성질을 밝혔다. 아버지 톰슨은 자기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매우 존중해주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톰슨이 개방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했기에 아들 외에도 7명 이상이나 되는 제자들이 노벨상을 받지 않았을까?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4대, 5대에 걸쳐 상을 받은 스승과 제자들이다. 촉매, 화학평형과 반응 속도를 연구한 빌헬름 오스트발트의 제자들은 4대에 걸쳐서 노벨상을 받았다 - 발터 네른스트는 오스트발트의 제자이고 로버트 밀리컨은 네른스트의 제자이다. 칼 앤더슨, 도널드 글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노벨상의 영광이 이렇게 스승과 제자로 이어졌다. 특히 발터 네른스트는 현대의 물리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근대 화학의 아버지, 또는 현대 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라부아지에의 제자들도 대물림을 해서 4명이나 상을 받았는데 그들이 바로 아돌프 폰 베이어, 에밀 피셔, 오토 왈브르그, 한스 크렙스이다. 1900년에 태어난 한스 크렙스는 광합성과 정반대인 호흡의 TCA회로(크렙스회로)를 발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1879년 독일에서 출생한 아인슈타인은 스위스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특수상대성이론(1905), 광양자설, 일반상대성 이론(1916) 등을 발표했으며 ??광양자설??로서 1921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한 편 일반 상대성 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 등으로 노벨상을 한 번 더 받을 만큼의 업적이 되었다고 한다. 이 후의 업적으로 갈릴레이나 뉴턴의 고전역학을 송두리째 흔들었으며 시간과 공간의 개념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며 양자역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질량에너지 등가성의 원리로 핵무기 개발을 예언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후 실현되어 현대 과학의 획기적인 연구와 개발 산물이 되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재능은 없었다. 다만 호기심이 좀 더 많았을 뿐이다.??라고 한 아인슈타인은 호기심과 유머가 풍부했는데 우리는 그로부터 천재적인 과학자는 항상 호기심과 정열로 충만해 있음을 추측하게 된다.
최단시간의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로는 컬 2세와 스몰리, 그리고 크로토 세 사람을 들 수 있다. 1985년 9월에 세 사람이 라이스 대학에서 11 일간의 연구로 풀러린(Fullerene)을 발견함으로써 1996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에 수상대열에서 안타깝게도 제외된 학자들을 열거해 본다. 네덜란드의 디바이스는 스물 네 번이나 추천되고 나서야 상을 받았고 좀머펄트는 스물 세 번씩이나 추천되고도 끝내 상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좀머펄트는 불확정성 원리의 창시자인 하이젠베르크와 배타원리를 통해 양자역학을 확립한 파울리 같은 제자가 있어 힘을 얻었을 것 같았다. 리제 마이트너는 원자핵을 처음으로 쪼개었고 오토 한이 원자핵 분열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지만 노벨상에 누락되었다. 에이버리는 DNA가 유전과정을 지배하는 물질임을 밝혔지만 왓슨, 크릭, 윌킨스가 노벨상을 받을 때까지 생존하지 못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히는 데 관여했던 로잘린 프랭클린이 상을 받지 못한 사건도 안타까운 사례이다. 원소배열과 관련한 주기율을 연구한 학자로 멘델레예프와 모즐리가 있다. 14남매 중에서 막내로 태어난 멘델레예프는 63종류의 원소를 배열해 주기율의 기초를 놓았으나 플루오르를 발견한 프랑스의 무와 쌍보다 단 한 표가 적어서 놓쳤다. 모즐리는 주기율이 양성자수와 관계된다고 주장했으며 원자번호 순서로 원소를 배열했지만 세계 1차 대전 때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전사하였다.
계측 및 의료기기 회사에 근무하던 일본의 다나까 고이치(田中耕一)는 생체고분자의 질량분석에 관한 기술개발로 몇 년 전 화학상을 받았는데 그는 석사,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이다.
노벨상 제정 초기에는 개인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서는 집단 연구로 공동수상이 많아지고 스승과 제자가 함께 받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한국인은 과학 분야에서 아직 노벨상 수상자가 없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인 수상자는 있었다. 1987년 화학상 수상한 미국의 페더슨은 노르웨이인(人)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04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아직까지 과학상, 문학상 후보만이 거론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과학 꿈나무인 청소년들이 호기심을 키우며 진지한 연구자세로 학문탐구에 임하기를 기대해본다. 하늘도 탐낸 아름다운 별, 천재 과학자, 이휘소 박사를 보고 미국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내 밑에 아인슈타인도 있었고 이휘소도 있었지만 아인슈타인보다 이휘소가 더 뛰어났다”고 했다. 그는 42세에 교통사고로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지만 한국이 배출한 뛰어난 물리학자이다. 궁금증과 호기심 많은 휘소에게는 해결사, 다정한 엄마가 계셨다. 늦게 시작한 대학을 월등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노벨물리학상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다. 이휘소 박사의 자료에서는 그의 집념과 끈기, 노력과 가족 간의 믿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수양자홀 효과로 1998년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러플린이 3년 전, 카이스트 제 12대 총장으로 취임했는데 취임 일주일 뒤, 포항문화회관에서 특별강의를 듣게 되었다. 러플린총장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은 속초중학생들은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듯하다고 했다. 반시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언어가 바닥나서 눈동자만 바라본 그때, 난생 처음 영어 회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러플린총장의 강의를 부총장인 신성철 교수님이 통역하셨는데 나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노벨상을 받은 분과 악수했다고 아들이 며칠간 손을 씻지 않는다며 학부모님이 웃음 띤 전화를 해 주셨다. 비록 강의 내용은 소화하지 못한 한시간의 청강이었지만 7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과학탐구의 불씨가 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비율은 프랑스가 22%, 독일 21.2%, 미국 16.3% 일본 14.4%, 한국이 12.6%이다. 과학이라는 분야는 단기간에 연구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늘려가야만 그 싹을 틔울 수 있다. 그리고 과학자가 우대받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 한국인도 수상자가 나올 것이다. 또 우수한 연구자는 승진과 명예, 부에 눈돌리지 않고 성실한 자세, 자유로운 사고와 긍지 속에서 자신의 생애를 헌신할 수 있는 지원과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라고 - 카(Carr,E.H, 역사학자)가 말했고 지질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제임스 허튼은 ?현재는 과거를 아는 열쇠?라고 하였다. 현 시점의 과학지식은 과거의 모든 지식의 총화이며 유산이다. 오늘날 과학지식은 자연의 진리를 탐구하려는 과거의 수많은 관찰자와 실험가의 노력이 축적되어 이루어졌다. 그러나 과거의 과학지식의 대부분은 개개의 사실만을 제보한 것에 불과한 것이 많았고 국소수의 과학자들이 이것을 종합해서 체계적으로 정립하였다.
20세기 초 알프레드 베게너는 ??대륙표류설??을 주장했는데, 너무 혁신적인 이론이어서 그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 그린란드를 탐험하다가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대륙표류설도 발표 된지 반세기가 지나서야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고 오늘날, 그의 이론은 맨틀대류설과 해저확장설이 통합되어 판구조론이란 이론으로 발전했다.
계단형 지식구조로서의 과학분야를 살펴보면 물리와 화학은 공통내용이 많은데 그 중 원자, 분자, 원자핵, 전자 등은 기초적으로 물리화학에서 다루고 양자역학에서 더 깊게 탐구한다. 물리학의 기초위에 천문학(우주과학)이 탐구된다. 화학에서는 원소와 주기율표, 분자의 구 조와 성질, 생명의 화학(아미노산, 핵산, 세포막, 광합성), 물질세계의 다양성, 환경화학과 에너지(환경화학, 에너지, 핵화학)를 탐구한다. 그리고 생명 과학 및 분자과학의 발달이라는 흐름아래 화학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물리영역의 일과 에너지를 탐구하려면 반드시 힘과 운동에 대해서 선행 학습을 해야 한다.
대체로 물리나 화학은 생물이나 지구과학보다 위계적인 내용이 많은 편이라서 더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생물(생명과학)은 세포, 조직, 기관 개체로 연결되어 있지만 내용이 위계수직적 성격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학생들이 좀 더 쉽다고 느낄 수 있다. 다양성 속에서 항상성을 유지하고, 물질대사를 통하여 생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생물의 연구에 화학지식은 필수적이다. 생명과학을 탐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기에 생물마당에 힘을 많이 주었다. 화학에서는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원소, 광물, 암석, 지각, 지구, 우주를 알아야 하는 지구과학은 실험 가능한 것이 적은 편이라 다른 순수과학보다 관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꿈을 가지고 있는 자는 아름답다. 학생들이 저마다 크고 작은 꿈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멋진 물리학의 세계??와 ??시간의 과학??이라는 강의를 개설했다. 아시아를 빛낸 노벨상 수상자(김영태 저)라는 책에 라만과 후쿠이 겐이치, 리위안저가 나온다. 이 책에는 서양인이 독무대이다시피 한 노벨상 수상자 중 가뭄에 콩 나듯이 섞여 있는 동양인 노벨상 수상자가 등장한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인도의 타고르가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다. 교장 선생님께서 아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님인 김영태 교수님을 강의 장소로 안내하실 때 희경이가 벚꽃같이 화사한 얼굴로 교장선생님께 인사했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께서 준 과제를 아직 다하지 못했는데 완성하면 갖다 드리겠다고 하였다. 강의 장소인 도서실로 천천히 걸어갔지만 희경이와 교장선생님의 다정다감한 대화를 듣고 본 교수님은 이례적인 광경이라며 보기가 참 좋다고 하셨다. 교장 선생님께서 강사를 소개하시자 시간의 상대성을 출발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근대 미생물학을 창시한 프랑스의 파스퇴르는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포도주와 저온 살균벅을 개발한 업적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보불전쟁에 패한 프랑스가 알자스와 로렌지방을 독일에게 주어야 했고 두 나라가 좋지 않은 관계일 때 독일은 매우 좋은 연구조건으로 파스퇴를 초청했다. ??나의 조국을 증오하는 독일에서 받은 학위증을 돌려보내니 귀 대학에서 내 이름을 삭제해 주길 바란다.?? 고 한 파스퇴르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다.?? 고 하며 조국의 자존심을 내걸고 자기의 이익을 포기하였다.
좋은 시험관으로 실험하려던 게이뤼삭의 아이디어는 기상천외했다. 고층건물의 높이를 기압계로 측정하라는 문제를 재치 있게 푼 보어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나는 지난해 교내신문에 독후감을 게재하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청소년을 위한 서양과학사라는 책을 쓴 손영운 선생님을 이번 과학의 날에 초청하게 된 것이다. 교감 선생님께서 손영운 선생님을 강사로 소개하시자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시간에는 왜 12진법이 쓰이는가, 달력이 만들어진 원리??등을 문답식으로 진행하셨다. 대답을 잘한 학생들은 사인이 된 <완소>(완벽하게 개념 잡는 소문난 교과서 물리 편 )라는 선생님의 저서를 선물로 받았다.
실험마당은 모두 여섯 개가 있었다. 정윤이와 희주는 세팍타크로파크 공 만들기 분야에서 1등을, 진동카 만들기는 혜진이와 은빈이가, 탱탱볼 만들기는 단희와 혜빈이가 1등을 차지했다. 단체 1등은 3학년 5반이 했다. 물탑 쌓기, 풍선으로 축구공 만들기 등 6가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결과가 계속 좋지 않으면 원인을 찾아보자는 것이 실험마당의 근본 취지였다.
참여마당에서는 OX퀴즈를 실시했는데 진경, 선옥, 소형, 수연, 지혜, 유리 모두 3학년인 6명이 공동 1위를 차지하였다. 화산폭발에 대한 ??볼케이노??와 복제인간에 대한 ??아일랜드??라는 과학영화 두 개를 보았다.
과학행사가 알찼다는 교감 선생님의 총평이 있었으며 교수님도 행사에 참여하여 기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학생들에게 내년에도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과학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편리해졌다. 전시마당을 준비하면서 삶을 윤택하게 해준 과학의 이면에 있는 과학자들의 고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패를 반복한 후에도 절망하지않은 에디슨의 연구 집념으로 발명해낸 전구는 ??제2의 불??의 시대를 열어 스위치 하나로 캄캄한 밤을 정복하게 되었다.
행사를 모두 마치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교수님은 대학입시 면접을 볼 때 학생들에게 ??나는 행복한가 ??? 라는 질문을 하시며 ??예??든지 ??아니오??든지 대답하면 그 이유를 말해보라고 하신단다. 톨스토이는 꿈, 사랑하는 사람, 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했고 펄벅은 희망이 있으면 힘이 솟아나며 의지가 있으면 용기가 솟는다고 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자는 행복하다. 범사에 감사하며 살다보면 역경도 미래로, 세계로 가는 개선 행진곡이 될 수 있으므로 황금, 소금도 중요하지만 지금이라는 시간을 귀중하게 보내자.
규칙적으로, 그리고 서서히 변하는 자연을 탐구하는 것이 과학이다.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유일한 순간이다.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경제대국이 되었는데 이제는 과학대국으로 발돋음해야 할 때다.
불가능은 없다. 단지 우리가 가능한 방법을 모를 뿐이다. 라고 L.L. 래리슨 커드모어가 말했듯이 우리 다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과학의 생활화, 생활의 과학화로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과학을 탐구하자. 나는 적어도 3억 7백 만대 1의 경쟁을 물리치고 과학도들을 열심히 가르쳐야할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침팬치는 20-30마리가 구성된 모계사회인데 우두머리는 항상 숫컷이다. 모든 암침팬치의 희망은 우두머리 숫컷의 자녀를 낳는 것이다. 그런데 침팬지의 어머니라고 불리어지는 탄자니아의 제인 구달박사가 30년 이상 연구한 결과 계속 우두머리를 배출하는 모계가 있었다. 그 가계는 늙은 침팬지의 희생과 엄격한 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건곤일척(乾坤(一擲), 하늘과 땅을 걸고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지 나는 늙은 침팬지처럼 마지막 승부를 겨루듯이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다. 그들이 아름드리 나무가 되면 나는 그들의 그늘 아래 맑고 밟게 늙어갈 것이다.
마리퀴리, 뢴트겐, 파스퇴르처럼 나만이 아닌 조국, 또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도량을 가지고 에디슨의 인내심으로 학문을 탐구하자. 노벨, 멘델, 생거, 아보가드로, 아인슈타인, 이휘소, 폴링......수많은 과학자들의 고귀한 삶에 머리숙여 존경을 표하며 그들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는 과학의 나라,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설악여자중학교 황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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