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후에 있었던 통일의병교육 심화과정 녹화 촬영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건축사회관에서 평화재단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송년회에 참석했습니다.
▲ 건축사회관
평화리더십아카데미는 올해 12기와 13기를 배출했고 여성리더십아카데미 7기까지 포함하면 동문 수가 총 740여 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평화재단을 통해 이렇게 하나의 식구가 된 동문들은 매년 12월에 송년회를 개최하여 법륜 스님의 격려 말씀을 듣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일에 기부하기 위한 후원금을 모으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 취지를 살려 아주 재미있고 의미있는 송년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송년회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을 무대로 모시고 격려 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 스님은 평화재단의 설립 취지를 이야기해 주면서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이 그 취지를 살리는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작년에 만나서 송년회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2015년 한 해도 쏜살같이 지나서 이렇게 다시 송년회에서 만났습니다. 평화재단을 설립하고 평화리더십아카데미를 창립할 때는 우리 지식인들이 개인의 삶에만 너무 안주하지 말고 공동체, 즉 나라의 발전과 그 속에 함께 사는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해보자는 뜻이 있었습니다. 그 중 특히 우리 민족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지난 50년 간 우리가 피땀흘려 발전시켜 놓은 대한민국을 파괴하거나 붕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에 우리가 일궈놓은 이 성과를 유지하고, 또 이산가족의 아픔과 같은 그런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거기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분단된 상태로도 발전해 왔지만 이제 분단된 상태에서는 성장동력이 거의 소진되어 발전도 한계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주저앉지 말고 이 위기를 극복해 더 발전된 나라의 희망과 비전을 만들려면 남북통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일궈놓은 인적·물적 자산을 유지하려면 평화가 필요하고, 앞으로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한 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평화와 통일을 일구는데 우리가 일조해보자는 뜻입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와 선배들이 나라를 잃었을 때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우리가 가난할 때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피땀 흘리고,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우리도 자유롭게 한번 살아보자’ 해서 독재에 항거해 피 흘리며 싸운 은덕으로 오늘 우리는 옛날보다는 좀 더 풍요롭고, 자유롭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기서 머물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 후손들에게는 통일을 일궈낸 세대로서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역사적으로 고구려·발해 멸망 이후 동북아의 주변국가로 전락한 지 천 년 만에 다시 동북아의 중심 국가로 일어서는 새로운 미래를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자는 뜻도 있어요.
이런 뜻으로 평화재단과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여성리더십아카데미, 청년리더십아카데미를 설립한 지 10여 년이 흘렀습니다만 처음의 설립취지만큼 제대로 활동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우리가 세운 목표는 적절했지만 우리의 역량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다소 미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밖으로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강대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안으로는 남북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한 내부에서는 또 여야 간의, 또 각 당 안의 권력 투쟁으로 여념이 없습니다.
이럴 때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이라도 실망만 하거나 분통만 터뜨리지 말고 행동하는 지성인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니까 어떻게 잘 추슬러서 우리가 원래 세웠던 목표를 달성할지 고민하던 초심을 잃지 맙시다. 보통은 사람이 사고가 좀 극단적이라야 행동을 해요. 오른쪽으로든 왼쪽으로든 극단적인 사람들은 집회를 하든지 댓글을 달든지 광고를 내든지 열심히 움직입니다. 다만 극단적인 사람들은 늘 사회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니까 분열을 조장하는 단점이 있어요. 반면 사고가 합리적인 사람들은 생각은 참 좋지만 자기 옷에 똥물이 튈까 싶어서 말만 하지 행동을 잘 안 해요. 앉아서 이야기 나누다 보면 세상을 다 아는 것 같지만 정작 한발도 안 움직이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중심적 역할을 못 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행동하는 지성인, 즉 사고가 합리적이면서도 아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혼란한 우리 나라를 좀 안정시키고 살기 힘들어 갈팡질팡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십시오. 송년회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부탁 말씀 드립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자는 스님의 당부에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실천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동문들이 꼭 동참해 주십사 하면서 부탁의 말씀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신한촌 역사회복재건위원회가 설립된다고 하면서 그 취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희 평화리더십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동북아 역사기행은 그동안 고구려와 발해의 유적지, 백두산, 압록강, 두만강, 그리고 연변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답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와 김홍신 대표님이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와 발해성터를 답사했어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동북아 역사기행에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연해주는 우리 한인이 1860년대부터 이주하기 시작해서 구한촌을 이루었다가 1880년대에 도시 전체 설계를 다시 하면서 약간 변두리인 신한촌으로 옮겨갔습니다. 신한촌은 한때 2~30만 가까이 되는 우리 한인들이 살았던 곳이자 독립운동의 중요한 근거지입니다. 이동휘 선생, 안창호 선생, 이상설 선생, 홍범도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다 연해주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런 역사적인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보존상태가 너무 초라하다고 해서 저희들이 신한촌 유적지 재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를 잘 아는 이창주 교수님이 러시아와 교섭해서 부지를 확보하고 설계하고 공사하는 것까지 맡고, 모금은 제가 하고, 김홍신 작가님이 글을 맡아서 추진 중입니다. 2월 29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3월 11일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공식을 하고, 8월 14일에 준공식을 하려고 해요. 담장을 치고 기념관을 지어서 홍범도, 안창호, 이동휘 등 독립운동가 8분의 흉상을 세워서 작지만 알차게 꾸미려 합니다. 혹시 뜻 있는 분들은 나중에 말씀해주시면 설계 계획을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을 드리겠습니다.” (청중 박수)
오늘 송년회를 계기로 내년에는 신한촌 역사회복재건위원회를 통해 연해주에서의 독립운동 유적과 그 정신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잘 전해지길 기원해 봅니다.
이어서 본격적인 송년회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주제는 “나눔, 화합, 열정의 행동하는 리더십”입니다.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은 각 기수별로 오늘의 주제를 표현하는 다양한 장기자랑을 선보였습니다.
얼마 전 12월에 갓 졸업한 13기는 태극기를 들고 나와 합창을 보여주었고, 올해 여름에 졸업한 12기는 나라를 지켜왔던 선열들의 어록을 촌극으로 보여주어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6기는 전통 삼고무와 북 연주를 멋들어지게 보여주었고, 3기는 기타 반주에 맞춰 아름다운 합창을 보여주었고, 11기는 올해 3월부터 거의 1년 동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난타와 율동을 연습해서 통일을 향한 염원을 힘차게 표현했고, 서울 동부지역 통일의병들로 구성된 특별팀은 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재기발랄한 댄스를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7기를 마지막으로 지금은 개설되고 있지 않은 여성리더십아카데미 졸업생들이 스님께 8기를 다시 열어주십사 간청하는 편지를 낭독함과 동시에 합창을 보여주었습니다.
▲ 태극기와 함께 합창을 보여준 13기
▲ 나라를 지켜온 선열들의 어록을 촌극으로 보여준 12기
▲ 기타 반주에 합창을 선보인 3기
▲ 난타와 율동을 멋들어지게 보여준 11기
▲ 편지 낭독과 합창을 보여준 여성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
▲ 서울 동부지역 통일의병들로 구성된 특별팀의 댄스 공연
다양한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동문들의 모습을 스님도 환한 웃음을 지으며 흐뭇하게 지켜 보았습니다.
또 공연이 이뤄지는 동안 후원금 통을 들고나니며 성금을 모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모아진 성금으로는 법륜 스님의 ‘야단법석’ 책을 사서 교도소에 보낼 예정입니다.
▲ 교도소에 책을 보내주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는 통일의병들
장기자랑 경연이 모두 끝나고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영예의 1등은 1년 동안 함께 연습해서 멋진 난타과 춤을 보여준 11기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장기자랑이 진행되는 중간에는 매년 송년회 때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주목시켜 온 경매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동문들이 각자 자신이 소중하게 간직해온 물품을 기부하고, 기부된 물품들을 경매에 붙여 그 수익금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일에 사용하고자 열리는 기부 행사입니다.
해마다 스님이 기부하는 물품들은 그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서 매우 높은 금액이 기부되곤 했는데, 오늘 스님께서는 평소 정진하실 때 사용하던 108 염주를 기부했습니다.
▲ 스님께서 사용하시던 108염주
1만원에서 시작된 경매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금새 100만원이 되었습니다. 경쟁이 너무 가열되어 스님께서 100만원 선에서 경매를 끝낼 의사를 내비쳤는데, 마지막에 한 명이 108만원을 외쳐서 최종 낙찰이 됨과 동시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왜냐하면 108염주가 108만원에 낙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108만원을 기부하기로 하신 주인공에게 염주를 목에 걸어준 후 함께 기념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모두들 부러움의 눈빛을 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외에도 김홍신 작가님과의 식사권, 조민 평화교육원 원장님과의 식사권이 각각 100만원이 넘는 금액에 기부가 되는 등 총 500여 만원이 기부되어 2016년에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의미있는 활동에 사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새책 ‘야단법석’을 경품으로 받은 사람들을 위해 직접 사인을 해주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스님을 가까이에서 직접 뵌 것을 기뻐하며 각각 5만원 이상을 평화재단 후원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회 출신들이 만든 통일의병의 자랑 ‘학수고대’ 노래팀이 나와 김광석의 ‘일어나’ 노래와 송창식의 ‘내나라 내겨레’를 열창했습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반만년 장구한 세월
반석위에 뿌린 내린 축복받은 내나라 대한민국 ♬
이제 갈등과 다툼에서 빠져나와
모두가 하나 되어 세계으뜸으로 만들 그곳이
내나라 대한민국이다 ♬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은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다지며 다함께 손에 손을 잡기도 하고,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줄을 지어 기차놀이도 하면서 흥겹게 송년회의 마지막 순간을 즐겼습니다.
이렇게 송년회를 모두 마치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일 해버리자!” 하고 큰 목소리로 외치며 2016년에는 평화 통일의 기운을 더 힘차게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행사장을 나가는 동문들을 향해 스님은 출입구 앞에 서서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송년회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10시 30분에 서울 정토회관으로 귀가한 스님은 늦은 밤까지 집무실에서 업무를 더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