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7월, 이제는 한 번쯤 뒤돌아봐야 할 때
지난 2월, 잔설이 남아 있던 탄현교육관에서 주목을 베어내는 등 새봄맞이 환경정리를 하던 때가 마치 며칠 전인 듯 느껴집니다. 또한 지난 3월, 텃밭을 갈고 거름내기를 한 뒤 농작물을 파종하던 때도 바로 엊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7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 해의 절반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쯤 해서 우리가 올바로 걸어왔는가 한 번쯤 뒤돌아봐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어느 시인은 7월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가을엔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탄현교육관에서 어울려 일하는 동안 오로지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계절도 바뀌고 어느덧 가야 할 길의 반환점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보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제 잠시 숨 고르기 하며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일에 잘못은 없었는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 어림짐작을 해봐야 합니다.
7월 첫 번째 일요일인 7월 7일에는 법인의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텃밭에서 오이, 가지, 고추, 참외, 옥수수, 강낭콩 등을 수확하고 이모작으로 강낭콩을 파종했습니다. 그리고 뜨락의 영산홍과 울타리 삼아 심은 쥐똥나무 전지작업을 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6개월, 머잖아 장마와 무더위가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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