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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에 존재하는 5가지 미학
2006년 6월 야후 코리아와 이드 솔루션(Id-solution)은 공동으로 10명의 여자연예인(고현정, 김태희, 문근영, 손예진, 송혜교, 이영애, 이효리, 전지현, 한가인, 한채영)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에 응답한 6,424명의 자료를 Id-solution에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크게 5가지의 서로 다른 여성미 개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각각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지성미다. 이는 명문대학 재학생인 김태희, 지적이고 깔끔한 이미지인 한가인, 그리고 적극적이고 도도한 이미지의 손예진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 이 유형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우아하면서도 머리가 좋은 여성에 대한 선망과 동경이 분명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뜻한다.
두 번째는 풍부한 여성호르몬이 만들어내는 여성미이다. 전지현의 긴 생머리, 손예진의 새침한 성격, 김태희의 다소곳함은 모두 이런 생물학적인 여성미의 전형을 대표한다. 또한 이들이 모두 결혼적령기의 여성이며, 너무 어리거나, 이미 결혼한 연예인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것이 인생의 아주 짧은 기간인 20대 중반에 절정을 이루는 여성만의 매력을 대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청순미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보여준 단순하고 투명한 여성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송혜교가 드라마 <올인>과 코미디 <순풍산부인과> 등에서 보여준 약간의 백치미도 여기에 포함된다.
네 번째는 성숙미이다. 30대를 넘긴 이영애와 고현정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최근에 결혼한 한가인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이한 경우는 송혜교로서, 드라마 <올인> 이후 이병헌과의 공개 연애로 소녀에서 풍만한 여성의 이미지를 더 뚜렷하게 풍기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은 관능미이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한채영, 솔로가수 데뷔이후 섹스어필을 내세운 이효리가 이 아름다움을 대표한다. 송혜교는 풍만한 몸매와 열애 스캔들로 이 유형의 매력을 띄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에 비유해서 그 유형에 해당하는 미적성향을 명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성미를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아테네 유형(전체의 24.2%), 여성성을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데미테르 유형(전체의 19.4%), 청순미나 백치미 혹은 단순미를 포괄하여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프시케 유형(전체의 16.9%), 성숙미를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헤라 유형(전체의 20.8%), 마지막으로 관능미를 중시하는 응답자들은 아프로디테(비너스) 유형(전체의 18.7%)이다.
▶ 연예인별 이미지 분석: 그 매력과 약점
다음은 연예인별 이미지 분석 결과의 요약이다.
여기서 연예인의 강점요소와 불안요소의 분석은 그 연예인을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한 네티즌과 가장 안 좋아한다고(혹은 싫어한다고) 응답한 네티즌들의 미적 성향 그룹(아테나, 데미테르, 프시케, 헤라, 아프로디테)의 비율을 기초로 한 것이다. 특정 연예인 지지자의 유형 분포는 그녀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반대자들의 유형은 그녀에게 부족한 부분 혹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특성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관능미를 중시하는 아프로디테 유형의 네티즌들이 전지현을 전혀 지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전지현에게는 관능적인 소구요인이 전혀 없음을 의미하거나, 혹은 전지현이 관능미로 어필하려 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임을 의미한다. 물론 이런 약점 요인을 극복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전략은 개별연예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춰 개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므로 본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본 분석에서는 개괄적인 요약만을 제시한다.
1) 미인 도서관 사서, 김태희
그녀는 최소한 2006년 6월 당시에 네티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예인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1/5에 해당하는 19.8%가 김태희를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 김태희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김태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해보면 그 대답이 나온다. 모두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김태희의 가장 큰 매력요인은 ‘아테나의 지성미’였다. 그녀가 가진 매력의 45.6%는 지성미로 설명이 된다. 두 번째는 ‘아프로디테의 관능미’(22.6%)였다. 지성미와 관능미를 동시에 보유한 경우는 매우 드문데, 그녀는 스마트한 지성미를 대표하면서도 동시에 섹시한 매력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젊은 ‘데미테르의 여성미’도 그녀의 이미지 속에 담겨 있었다(21.3%). 아직 그녀가 본격적인 섹스어필을 시도하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대중들은 김태희에게서 스마트한 모습뿐만 아니라 관능적인 모습도 많이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방면의 매력을 가진 김태희에게도 약점이 있을까? 가장 큰 불안 요소는 ‘프시케의 청순미’에 있었다. 그녀를 싫어하는 이유의 48.0%가 순수함에 대한 의심이었다. 두 번째 불안요소는 ‘성숙미’의 부족으로 그녀를 싫어하는 이유의 36.2%를 차지했다. 이 두 요소를 종합하면 김태희는 뭔가 투명하지 않고(다시 말해, 비밀스러운 모습이 있고), 아직 미숙해 보이는 점이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약점 요소는 부족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잘 어울리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요약하면, 김태희의 매력은 지적이면서도 관능적인, '미인 도서관 사서' 같은 이미지를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게 보이는 다면적 매력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현재 그녀의 강점이다. 그러나 뭔가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나 미숙하다는 점(연기력을 포함해서)이 그녀의 약점이다.
2) 지성과 관능이 완전히 탈색된 청순미, 전지현
거의 10년 가까이 CF의 여왕자리를 유지하는 전지현은 네티즌 13.5%의 지지로 3위인 한가인을 0.2%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프시케의 청순미로 56.6%를 차지했다. 두 번째 매력요소는 데미테르의 여성미로 42.6%를 차지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전지현에게는 오로지 이 두 요소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성미와 관능미, 여성미 이외에도 다른 미적 요소를 고르게 보유한 김태희와는 달리, 전지현에게서는 지성미와 관능미가 전부 0%로 나타났다. 청순하고 여성적이면서도 지성과 관능이 완전히 탈색된 아이러니의 여신이 바로 전지현이었다. 앞서 말했듯, 약점 요소는 부족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잘 어울리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관능적인 면 만을 부각시키려 했던 몇몇 CF (올림푸스 디카 광고, 라네즈 보디화장품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난 이유도 이로써 설명이 된다. 물론 전지현은 관능적이다. 단, 자기가 관능적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천진한 소녀처럼 행동할 때 가장 관능적이다. 그녀의 관능미는 천진함이 겹쳐져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그렇다면 전지현의 약점은 무엇일까. 청순미와 여성미를 제외한 모든 요소가 그녀의 약점이다. 가장 큰 것은 그녀에게 관능미가 없다는 점. 불안 요소의 43.0%가 관능미의 부족이었다. 두 번째는 헤라의 성숙미로서 35.4%를 차지했다. 이는 그녀가 아주 오랜 기간동안 매체에 노출되어 왔으나 이전에 비해 더 성숙해지거나 노련해진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여전히 청순한 요정이라는) 사실을 반영한다. 나머지 21.5%는 지성미였다. 지금까지 그녀가 CF에서 꾸준하게 세련되고 쿨한 이미지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지성미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다.
3) 지성미와 성숙미의 한가인
3위는 뜻밖에도 한가인이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13.3%가 한가인을 지지했다. 광고에도 별로 많이 노출되지 않았고 대표작이라 할만한 드라마나 영화도 없는 그녀가 3위를 차지한 것은 의외다. 일단은 적절한 신비주의와 은폐전략의 효과라고 해석된다.
우선 그녀의 대표적인 매력요소는 지성미(42.6%)로 나타났다. 애초에 그녀가 다른 연예인과는 달리 '수능후 인터뷰' (최초의 매체 노출)나 '도전 골든벨' 같은 학업관련 노출이 많았고, 특히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공부 잘하는 여학생 역할을 맡았다는 점, 그리고 이마가 튀어나오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형에서 지적인 이미지가 풍긴다는 점 이외에는 이 요소를 설명할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나머지 요소는 아프로디테의 관능미(20.4%)와 헤라의 성숙미(18.9%) 였다. 이는 아마도 그녀의 이른 결혼에 따른 부수적 효과일 것으로 해석된다.
그녀의 이미지는 통합성이 부족한데, 이는 그녀의 불안요소를 분석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그녀는 ‘공부 잘하는 수능준비생’의 이미지에서 결혼을 통해 ‘성숙한 여성’의 이미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녀의 첫 번째 불안요소는 여성미의 부족(41.4%)이었다. 관능미를 보유한 그녀에게 여성미가 부족하다는 것은 의외다. 지나치게 뚜렷한 얼굴선이 남성적인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원인은 불분명하다. 나머지 불안요소는 성숙미의 부족(26.8%)과 청순미의 부족(17.6%)이었다. 성숙미로 어필하는 그녀에게 성숙미의 부족이 약점이라는 점도 역시 그녀의 이미지가 상호 모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 모순되고 모호한 이미지를 어떻게 정돈할 것인가. 한가인에게는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4) 팔방미인, 그러나 특징이 없는 송혜교
선호도 4위는 송혜교의 자리였다. 11.7%의 네티즌이 그녀를 지지했다. 그러나 그녀의 이미지는 김태희 보다도 다면적이며, 한가인 보다도 모호하다. 그녀의 강점 요소는 헤라의 성숙미(25.4%), 아테네의 지성미(23.5%), 아프로디테의 관능미(18.2%), 프시케의 청순미(18.1%), 데미테르의 여성미(14.8%)로 구성되어 있었다. 즉, 송혜교는 모든 매력을 골고루 다 가지고 있다. 이를 거꾸로 표현하자면 대표 매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녀의 약점요소를 살펴보자. 그녀의 불안요소는 여성미의 부족(28.5%), 성숙미의 부족(24.9%), 관능미의 부족(21.3%), 지성미의 부족(13.1%), 청순미의 부족(12.2%) 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서 모든 면이 약점이다. 다면적인 매력의 이면은 다면적인 불만요소들이다.
실제로 모든 프로파일에서 그녀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중간 자리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호오가 분명하게 갈리는 전지현에 비하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그녀가 어떻게 이미지 메이킹을 할 것이냐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는 심각한 장애물이기도 하다. 어떤 방향을 선택하더라도 포기해야 할 강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현재 모든 이미지의 연예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이지만, 어떤 영역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즉 잠재력은 A급이지만 어디서나 B급 대우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어중간한 위치가 주는 긴장감이 그녀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5) 성숙미의 화신 이영애
5위는 이영애가 차지했다. 11.4%의 네티즌이 그녀를 지지했으며, 그녀의 매력요소는 다들 예상할 수 있듯이 헤라의 성숙미였다. 이 요소가 자그마치 71.2%를 차지했다. 뜻밖에도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매력요소는 청순미였다(13.6%). 이는 그녀가 오랫동안 CF와 영화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스캔들이 없었다는 사실과 상관이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지성미(7.4%)가 나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청순미와 지성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는 매우 힘든데 그녀는 예외다. 이 두 요인은 아마도 그녀의 대표작 <대장금>에서 맡은 역할, 즉 평소에는 순진하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일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똑똑한 전문인이었던 대장금 덕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영애의 불안요소는? 관능미의 부족이 첫 번째(45.1%), 여성미의 부족이 두 번째(27.2%), 지성미의 부족이 세 번째(14.8%)를 차지했다. 성숙미는 충분하나 그것이 관능미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현재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관능미가 젊음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어찌되었든, 그녀는 아주 뚜렷한 강점과 그만큼 분명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6) 지성미와 여성미의 혼합 손예진
본 조사에서 손예진은 6위였다. 7.8%의 네티즌이 그녀를 지지했다. 그녀의 강점은 아테나의 지성미(43.4%)와 데미테르의 여성미(29.5%) 그리고 프시케의 청순미(16.5%) 였다. 하지만 관능미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2.4%). 이런 면에서 그녀는 김태희와 일부 충돌하고 일부 어긋난다. 문제는 지적인 이미지에서 김태희가 월등한 잇점(명문대 재학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녀는 여성미와 청순미로 승부해야 할 상황이다.
특이한 점은 최근 그녀가 나름 관능적인 역할이나 이미지를 드러내려 노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녀가 지금까지 시도한 애매한 관능적 이미지는 전부 여성미로 흡수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그녀의 약점은 역시 관능미의 부족(47.7%)이 첫 번째, 성숙미의 부족(32.9%)이 두 번째, 세 번째는 청순미의 부족(10.1%)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이미지 위기에 처해 있다. 관능적 이미지는 먹히지 않으며, 오히려 그녀의 강점이던 청순미를 잠식하기만 한다. 그 와중에 아직도 성숙된 이미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7) 관능미와 여성미의 이효리
드디어 이효리의 차례다. 이효리는 뜻밖에도 아주 저조한 지지율(7.1%)로 7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매력요소는 아프로디테의 관능미(55.3%)와 데미테르의 여성미(40.7%) 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성미와 청순미는 0%였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청순한 소녀그룹 '핑클'로 데뷔한 그녀에게 이제 청순한 이미지가 전혀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솔로로 독립한 이후 그녀가 소비한 이미지가 바로 청순미였음을 의미한다. 어린아이 같은 귀염성 있는 얼굴과 관능적인 몸매의 어긋남이 주는 긴장감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었으나, 지금은 그 긴장감이 사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녀의 다른 매력요소인 여성미는 특성상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라지는 시한적인 강점(데미테르 유형의 특징)임을 고려하면 그녀는 지금 매우 시급하게 변신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약점에 대한 분석결과, 지성미의 부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51.5%), 청순미(33.5%)와 성숙미의 부족(14.8%)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그녀는 청순미를 소모했으나 그 결과 얻었어야 할 성숙미를 획득하지 못했다.
8) 여전히 어린 아이, 문근영
8위는 문근영이 차지했다. 6.6%의 네티즌이 그녀를 지지했다. 문근영의 가장 큰 매력요인은 지성미(32.5%), 그러나 나머지 요소도 골고루 포진한다. 그녀에겐 성숙미(24.6%)도 있고, 의외로 관능미도 비중이 있으며(22.0%), 청순미도 있다(20.3%). 문제는 그녀에게는 여성미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0.5%). 이는 결국 그녀가 아직은 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성숙미는 왜 끼어들었을까? 이 맥락에서 보자면 그녀가 그 나이 또래답지 않게 어른스럽고 사려 깊다는 의미이지, 결코 성숙한 여성이라는 뜻은 아니다.
문근영이 처한 상황은 송혜교와 비슷하다. 다양한 강점은 결국 특별한 강점이 부각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빠져나갈 구멍도 적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녀에겐 확실한 탈출구가 있다(그 방향으로의 탈출이 가능한지는 다른 문제다). 그녀에게 가장 큰 약점요소는 당연히 여성미(59.4%) 였다. 나머지는 모두 미미한 수준으로 그나마 가장 큰 요소가 관능미(16.2%), 성숙미(12.7%) 였다. 결국 성인 여성으로 인정받는 것이 그녀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이다.
9) 관능미의 대표자 한채영
9위는 한채영의 자리다. 그녀는 5.4%의 지지를 얻었다. 한채영의 가장 큰 매력은 일단 풍만한 몸매에서 드러나는 관능미(55.6%) 였다. 의외인 것은 두 번째 매력요인이 프시케의 순수미(18.7%)라는 것이다. 원래 순수미에는 청순함과 백치미가 포괄적으로 담겨있는데 그녀에게는 어떤 미학이 더 가까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녀의 대표적 약점요소는 성숙미가 부족하다는 점(40.0%). 여기서의 성숙미 부족은 연예계 활동경력이 상당히 긴 편임에도 연기력이 늘지 않는다거나, 변화하거나 성장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성미의 부족과 여성미의 부족이 각각 22.0%로 공동 2위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녀의 장점인 순수미가 청순함이라기 보다는 백치미에 가까움을 시사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모순된 말이지만, 이 결과에 의하면 그녀는 매우 관능적이지만 여성적이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그녀는 미모는 인정받으나 여성성은 논쟁의 대상인 하리수와 비슷하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비교적 딱딱한 얼굴선이나 큰 코 등으로 인해 동안성(어린 얼굴의 느낌)이 부족하다는 점이 그녀의 여성적 이미지 부족의 원인일 수 있다.
덧붙여, 관능미를 선호하는 네티즌은 18%가 넘지만, 정작 관능미의 대표자인 한채영의 지지율은 훨씬 낮다는 사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관능이 아님을 의미한다. 적어도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있어서 관능은 다른 요소에 덧붙여짐으로써 그 매력을 강화하는 촉매제이지 그 자체로서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독립적 요소는 아니다.
10) 성숙미의 고현정
마지막은 고현정이 차지했다. 3.5%의 네티즌만이 그녀를 지지했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헤라의 성숙미로서 84.8%를 차지했다. 단일요인이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 연예인은 없었다. 나머지 요소 중에서 그나마 가장 큰 것은 청순미로서 7.6%를 차지했다. 특이한 것은 성숙미의 대표자인 고현정과 이영애 모두 성숙미와 함께 청순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 그 분포의 격차는 이영애 보다는 고현정에게서 더 크다. 그녀의 부정적 요소는 성숙미를 제외한 모든 것이다. 여성미(29.5%), 지성미(29.4%), 관능미(27.2%)의 부족이 고르게 분포한다.
그녀가 이영애와 함께 성숙미를 대표하면서도 이영애보다 훨씬 낮은 지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고현정에게는 성숙미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에겐 청순한 매력도 충분하지 않고, 다른 매력은 아예 희박하다. 충분한 청순미와 지성미까지 보유한 이영애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성숙미는 그 자체로는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에 어울리는 다른 요소를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분석한 여자 연예인의 미학적 분포는 아래와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지성미와 성숙미를 겸비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이번 조사에 포함된 연예인들이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웹에서 가능한 규모로 연예인 목록을 축소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누락된 연예인들이 많다. 하지만, 그 10명이 전반적인 인지도가 상위인 연예인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우리나라 여자연예인들이 어필하려는 매력 자체가 편중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