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강, 추억의 강 영천강에 가을이 살포시 내려 앉았다. 김해의 동신어산에서 지리산 영신봉으로 가는 낙남정맥의 산줄기를 가다 잠시 쉬어가는 장박재(경남 고성군 대가면 장전)가 이 강의 발원지다. 장박재는 제일목장에서 내뿜는 분뇨 악취에 낙남정맥 종주꾼들의 발걸음을 주춤하게 하지만 요샌 재 바로 아래 공장의 소음으로 산새소리마져 멀어졌다.
2004년이던가 골프장 건설 예정지로 선정되어 환경단체와 농민 지자체간에 한바탕 난리를 쳐 영천강의 발원지 장박재(장전)는 제법 유명세를 탄 곳 이다. 장박재와 추계재,부런이재에서 돌돌돌 흘러내린 물은 척박한 장전 신정 대법 봉발 부런이 들판을 적시며 풍요를 안겨주고 폐교된 모교(영현중)옆을 지나 고향집앞을 조용히 흘러간다.
때론 분노의 황톳물을 토하기도 하지만 시리와 꺽지 그리고 갈겨니를 보듬어 유영케하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속같은 강 영천강. 60년데 후반 평촌앞 큰대밭 낀 산을 내려와 이 강을 거슬려 건너고 강둑을 따라 시오리 학교길을 오가던 소년들이 이제 육순을 눈앞에 두었다. 마음은 아직도 내 자식들과 같은데 며칠전 불어난 강물을 건너기가 녹록치 않는걸 보면 흐른 세월에 무상함을 느낀다.
시끄러운 4대강 정비에 이 강도 포함되어 강둑이 시멘트 포장의 산책길로 조성 되어 강의 풍광을 만끽할수 있어 행복하지만 올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외지의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자꾸 거슬린다. 무서운 입소문이 내년에는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몰고 올련지 ... 강에 가을이 내려 앉지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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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길 묻거들랑 원문보기 글쓴이: 기산들
첫댓글 우리회장님 풍성한 추석 잘 보내세요^^ 영천강 피라미 잡던 생각이 납니다ㅎㅎ
나는 올해 3번 잡아 먹었지요
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