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지역 소외계층의 겨울철 난방을 책임져 오던 강릉연탄은행이 후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면서 연탄 후원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불황 여파로 온정의 손길이 줄면서 저소득층 연탄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강릉연탄은행이 정한 올 연탄 후원량은 10만여장. 그러나 15일 현재 강릉연탄은행이 실제 확보한 물량은 1만여장뿐이다. 빠른 시일 내에 연탄은행전국협의회 등에서 1만~2만장의 연탄을 더 가져올 예정이지만 목표치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연탄 후원이 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08년만 해도 12만장의 연탄을 사 소외계층에게 지원했다. 남은 후원금으로 여분의 연탄을 추가로 나눠주고 명절 때는 독거노인들에게 쌀까지 전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목표치인 10만장을 간신히 넘겼다. 근근이 이어지는 후원으로 소외계층에게 간신히 연탄을 나눠줬다.
올해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 후원이 줄어든데다 지역 기관·단체들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후원도 부쩍 감소했다.
강릉 연탄은행이 이달 초 연탄배달을 시작한 이후 강릉원주대 교직원들로 이뤄진 돌고래 봉사단과 현대자동차(주) 강릉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각각 연탄 800여장과 1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해온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15일부터 개방된 강남동 연탄창고에서는 1인당 가져갈 수 있는 연탄량을 3장으로 제한했다. 지난해까지는 1인당 4~5장씩 넉넉히 나눠줬었다. 올해는 연탄창고가 개방되지 않는 주말 난방을 감안해 금요일에만 4~5장의 연탄을 나눠주기로 했다.
강릉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은행은 별도의 기금 없이 100% 시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는 곳”이라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