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동화로 시작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수능영어 모의고사 만점 받은 아이도 있어요.”‘
영어동화 전도사’로 유명한 홍현주 쑥쑥닷컴 영어독서연구소 소장(사진)은 포커스신문과 경제투데이 창간 11주년, 10주년 독자감사이벤트로 마련한 특별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영어 동화를 활용해서 내 아이, 학생들을 가르쳤다”며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의 영어 실력도 늘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엄마가 아이의 영어 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게 영어 동화를 활용한 엄마표 영어 학습법에 대해 들어봤다.
- 영어 동화 전도사가 된 계기는.
▲미국에 가서 박사 과정을 공부할 때 내 아이가 공부를 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운 좋게 미국 초등학교에서 3년간 영어 교사를 했다. 그때 사용했던 교재가 영어 동화책이었는데, 영어동화책을 가지고 영어를 지도하면서 내 자신의 영어도 늘었다. 미국에 아이를 데리고 유학을 오면 아이는 초등학교에서 영어 동화책을 읽고 어른은 박사 과정에서 전공 서적을 읽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 그걸 우리는 “어릴수록 영어를 잘한다”, “현지생활을 했기 때문에 문화를 알아서 영어를 잘한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접하는 영어의 질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박사 과정을 하는 분들은 전공서적만 보게 되는데, 그 전공분야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영어만 보게 되는 것이다.
반면, 아이들이 다루는 영어는 진짜 현지 원어민이 사용하는 살아있는 영어다. 그런 영어의 질 때문에 아이가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어 동화를 활용해서 내 아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내 자신도 영어 동화를 읽으면서 효과를 체험했다. 또한 영어 동화를 활용해서 다양한 단계의 학습자를 가르칠 수 있었고 가장 자연스런 영어에 접근할 수 있었다. 거기에 재미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확인한 후 영어 동화 전도사를 자칭하게 됐다.
- 우리 자녀들이 몇살 때부터 영어 동화책을 시작할 수 있을까.
▲동화책의 그림만 보고 소리만 들어도 재미있는 경우 얼마든지 어렸을 때부터 영어동화책을 시작할 수 있다. 영어 동화책을 책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장난감처럼 재미있는 물건 같은 개념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래서 영어에 일찍 노출이 됐다면 목표가 중요하다. 3살 따리 아이를 놓고 글씨를 가르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문자를 지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다면 좀 나중이 되겠다. 학년기 이전에 영어 동화책 읽기도 장난감 자동차 굴리기, 블록 쌓기처럼 재미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 연령별로 영어동화 활용 학습 안내를 해준다면.
▲미취학 아동의 경우, 좀 빠른 아이는 문자 지도를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리가 재미있는 책을 택해 주면 된다. 스토리와 그림이 재미있는 책도 좋다. 소리를 많이 듣다 보면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다 문자를 지도해야겠다는 시기가 오면 동화책 중에 문자를 접할 수 있도록 쓰여진 동화책들이 좋다. Sat, Mat, Cat 처럼 at로 끝나는 게 각운이 맞으면 at라는 글자 패턴을 지도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있는 동화책을 선택해 주면 효과적이다. 주인공이 등장해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등 흥미를 이끌어주는 동화책들이 있다. 그러면서 도덕심이나 공중질서에 대해서 가르친다거나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거나 가족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등 내용이 있는 동화책으로 전환을 해준다.
- 엄마들은 영어 학습용 동화책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그 다음부터는 그림이 조금 줄고 영어 지도용으로 나오는 책들이 있다. 그것을 리더스라고 부르는데, 리더스 북은 레벨별로 책들이 분류되어 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하는지 막막할 때 1번 레벨을 20권 읽고 2번 레벨을 20권 읽도록 디자인된 책들이다. 그런 동화책들을 읽으면서 아이가 점차 어휘력도 늘고 이해력도 높아지면 그 다음 부터는 검정 글씨만 있는 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단기간에 되지는 않고 적어도 몇 년의 기간이 걸린다. 그 시기를 그냥 삶의 일부로, 생활의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영어를 다 설명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
- 그래도 엄마표 영어의 효과를 단기간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일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목표다. 그런데 그 장기적인 목표라는 게 체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어도 1년 앞은 내다봐야 한다. 1년 후에 레벨 2의 책을 읽겠다라거나 그런 식의 목표는 있지만 매순간 고비가 오기 때문에 단기목표도 있어야 한다. 몇월 까지는 “이 제목의 책을 읽겠다”까지 해두면 좋다.
그런데 이건 엄마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고 아이의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동기의 경우 아이가 사춘기 이후에 인생에 어떤 길을 정한다거나 진지하게 자기 삶을 돌아볼 때가 되면 고행도 한다. 힘들어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전에는 그런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전에는 재미있어야 하고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사탕과 스티커를 주는 게 필요하다.
장기적인 목표만 가지고 엄마는 결심을 하고 갈 수 있지만 아이는 똑똑한 엄마 때문에 고통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유치한 목표도 순간 순간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좋아하는 사탕을 준다거나 적절한 동기를 제공하면서 적어도 5분~10분은 그 책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정말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동화책에 걷는 내용이 나오면 아이와 같이 걸어준다거나, walk 란 단어가 나오면 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walk라고 해주는 게 좋다. 그러다 내가 아이의 손을 놓고 walk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걷는다면 단어를 이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