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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지만 바쁜 오전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유경이가 바쁜 것이 보였습니다. 오늘 유경이는 ‘어르신 나들이’를 가는 날입니다. 바빠 보이는 유경이가 저와 태웅이에게 와서 부탁을 합니다.
“오빠들 한 번만 도와줄래요?”
따라 나갔습니다. 유경이의 부탁은 최희상 어르신 댁에 있는 짐들을 옮겨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복지관에서 수레 끌고 오라고 했는데.”
“수레? 여기 수레 가고 있잖아.”
하하호호 웃으면서 가니 어르신 집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어~ 왔어?”
언제나 뵈도 활기차신 어르신들입니다. 최희상 어르신 댁에 다 모여 계셨습니다. 다행히 짐을 얼마 되지 않았고, 가벼웠습니다. 저와 태웅이는 먼저 짐을 가지고 복지관에 왔습니다. 곧바로 짐들을 어르신들 이용하실 차량에 실었습니다. 5분 후 어르신들이 내려오셔서 차량에 탑승 하십니다. 저와 태웅이는 출발할 때 까지 같이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엔 박상빈 선생님과 정수현 선생님도 오셨습니다.
“어르신들 잘 다녀오세요. 온천 가셔서 좋겠다.”
신아름 선생님도 오셨고 점검을 하고 이제 출발을 합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어르신들과 신아름 선생님 유경이가 잘 다녀오길 기도했습니다.
유경이가 가고 평상시처럼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수료식이 있는 날입니다. 정말 바쁜 하루가 될 겁니다. 생각만 해도 일이 많습니다. 오늘을 할 일을 정리해보니
‘아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자료들을 스캔하기.’
‘이이순 어르신 다시 찾아뵙고 감사인사 드리고, 수료식 참석여부 여쭤보기.’
‘아이들 한 명, 한 명 마음을 담아 편지 써주기.’
‘수료증 만들기.’
이렇게 나왔습니다. 말은 간단하지만 시간과 마음을 쏟아야 하는 것들입니다. 하나씩 해 나갑니다. 우선 태웅이와 교육관을 들려 아이들과 함께한 자료들을 가져왔습니다. 회의록과 아이들이 부탁하기 위해 작성했던 대본들 출석부 차량 신청서 물품 신청서 어제 작성한 감사장들 정말 많았습니다. 나열하고 보니 정말 아이들이 잘 해왔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이 한 것이니 뿌듯합니다. 다시 보니 정말 잘했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잘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탄합니다.
나열을 마치고 오광환 선생님께서 스캔하는 프린터기 사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에 신아름 선생님 컴퓨터로 스캔한 파일들을 받으려고 했으니 10분을 투자 했는데도 불구하고 찾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못 찾아 태웅이가 연락을 해보니 신아름 선생님 컴퓨터는 스캔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살짝 힘이 빠졌지만 시간이 없었기에 다시 했습니다. 이번엔 박상빈 선생님 컴퓨터로 스캔한 파일을 받기로 설정했습니다.
곧 정전 시간도 다가옵니다. 정말 촉박합니다. 다시 합니다. 천천히 했습니다. 회의록과 다른 것들은 연속 스캔으로 빠르게 되었고, 색이 묻어나는 감사장들은 하나씩 했습니다. 심장이 쫄깃합니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 열심히 하니 정확히 10시에 스캔을 완료했습니다. USB로 스캔 자료를 받고 동영상을 만들고 계신 오광환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어제 이이순 어르신께 수료식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드려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어제 유부초밥 만들기 말씀드렸던 학생입니다! 어르신께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서 연락드렸는데 지금 찾아 뵈도 될까요?”
“그려~”
전화가 끝나고 바로 나갔습니다. 어르신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정전이 있어서 그런지 승강기가 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단으로 어르신 댁까지 걸어 올라갔습니다.
똑똑. “어르신~!”
“어~ 그려 들어와!”
들어가니 어르신이 손을 맞잡아주시면서 반갑게 맞이 해주셨습니다.
“어르신 어제 아이들한테 유부초밥 만들기 도와주셔서 감사인사 드리려고 왔어요.”
“에구 고마워. 나중에 이런 거 있으면 또 불러줘.”
“감사해요. 어르신 어제 아이들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아니여. 괜찮았어. 귀엽잖아.”
어르신은 저를 따뜻하게 안아 주셨습니다. 마치 논산에 계신 저희 할머니가 안아주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이이순 어르신은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오히려 내가 감사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르신. 오늘 아이들이 수료식 한다고 어제 초대장 받으셨죠? 그래서 여쭤 볼 말이 있는데 아이들 수료식 때 오실 수 있는지 해서...”
“아이고 나는 안돼. 내가 그런 자리를 어떻게 가.”
“그래도 어르신. 아이들이 오면 진짜 좋아 할 거예요.”
“아니여. 괜찮어.”
“알겠어요. 어르신 가볼게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문 앞에서 다시 인사를 드리고 복지관으로 복귀해서 정수현 선생님과 오광환 선생님께 알려드렸습니다.
자리로 돌아 아이들 한명, 한명 생각하면서 노트북에 어떤 내용의 편지를 쓸까 노트북에 한글을 켜고 적어 내려갑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마무리가 다 되어가서 사업을 띄는 좋은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들의 좋은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글 솜씨가 그렇지 좋지 않은 저는 열심히 적어 내려갑니다. 하현이 하슬이 혜린이 예진이 적을 때마다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2주 동안 까르륵 웃고 떠들고, 같이 놀고, 같이 활동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더욱 마음이 쓰였습니다.
하현이는 정말 정이 많은 아이입니다. 저를 열심히 따라 다녔습니다. 항상 먼저 말 걸어주고, 처음에 열심히 하다 금방 질려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안을 하면서 하현이가 끝까지 하게 도왔습니다. 하현이는 아이들의 말을 잘 들었습니다. 혜린이나 하슬이가 떠들 때 다 들어줍니다. 눈 마주침도 잘합니다. 저랑 눈 마주침을 많이 했습니다.
혜린이는 항상 일찍 오는 아이였습니다. 항상 이야기를 꺼내고, 아이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있는 아이입니다. 우리 이거 하자 저거 하자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주도를 하면서 활동했습니다. 자기의 생각을 확실하게 표현도 잘합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말을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아니라고 잘못되었다고 확실하게 말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혜린이가 없었으면 오늘까지 오기 힘들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예진이는 복지관이 처음입니다. 복지관도 처음 사회사업도 처음 선생님인 저도 처음입니다. 잘 따라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번 사업에 다 같이 빛나는 아이들이지만 더욱 빛을 낸 아이입니다. 제안을 하면서 잘 들어주고 해냈습니다. 말도 예쁘게 잘하고, 전화 할 때 부탁도 잘 했습니다. 혜린이와 함께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혜린이와의 관계가 끈끈해진 것을 느낍니다.
하슬이는 정말 활발한 아이입니다. 항상 에너지가 넘칩니다. 저도 사람을 통해 에너지를 받고 열심히 활동하지만 하슬이만큼은 못 따라 갑니다. 에너지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많으니 아이들이 하슬이를 따라가지 못 합니다. 많은 에너지를 분위기를 만들 때도 많이 사용합니다. 놀 때는 정말 기가 차게 잘 놉니다. 앞뒤 안보고 열심히 놉니다. 호기심도 많고, 관찰력도 뛰어납니다. 그리고 항상 오면 “홍삼쌤!!”이라며 달려오는 하슬이입니다.
편지를 쓰다 보니 아이들에게 참 못 해줬다고 생각이 듭니다. 분명 아이들 눈에 맞춰서 행동을 하고 말을 했다곤 하는데 더 열심히 못해 아쉽고, 아이들에게 실수한 행동이 있나 생각을 합니다. 정도 많이 들어서 쓰는 내내 복잡한 마음과 생각이었습니다.
너희들은 잘 나아가고 있어 그리고 고민이 필요해
회의실에서 열심히 편지를 쓰는 저와 태웅이 앞에 관장님이 오셨습니다.
“글쓰기 공장 들어갔냐?”
“네 오늘부터 출근했어요.”
관장님을 저희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자리에 앉으시고 물어보셨습니다.
“왜 유부초밥으로 바꿨어?”
“음... 좀 소박하게 하고 싶었어요.”
“어르신 집에 가서 만든 거야?”
“네. 아이들이 경로당에 가서 직접 작성한 대본을 읽으면서 부탁드렸는데 이이순 어르신이 귀엽다고 하시면서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어르신 댁에 가서 만들고 왔어요.”
“왜 하필 유부초밥 이였을까?”
“네?”
“당사자들이 왜 유부초밥을 만들어야 했었냐고.”
“...”
“그런 것은 일반 사람들도 할 수 있잖아. 누구한테 가서 제가 이것 좀 하려고 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네 좋아요. 이런 건 나도 할 수 있는데?”
“...”
“사회사업가와 일반 사람이랑 다를 게 뭐야?”
허를 찔렸습니다. 내가 한 행동에 부정적인 물음이 아닌 목적과 목표를 찾으려하는 ‘왜?’가 없었습니다. 관장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만한 월급 받으면서 활동하는 거야. 사회사업가는 관계중심의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야. 관계를 만들고 주선하는 사람들이라고. 사회사업가가 어느 이론에 기반 하는지 적합 했는지 생각해봐야 해. 일반 사람이랑 사회사업가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사회사업가는 지역사회의 강점을 활용하는 사업을 해야 되지. 어떤 행동이 다른가. 스스로에게 질문이 필요해. ‘과연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최선의 행동이었을까? 더 좋은 행동은 없었을까? 있었다면 뭐가 더 있었을까?’ 고민이 필요해. 그렇다고 당신네들이 못했다 잘했다를 따지는 말이 아니야. 당신들 진짜 잘했어. 훌륭하게 잘 해냈어. 내가 말하는 것은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지금 한 행동들에 ‘더 나은 행동이 있었나.’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야. ‘더 좋은 방법이 없었을까.’ 사람이 제일 쉬운 것이 정당화 하는거야. 나는 이래서 이런 상황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행동을 했다. 다른 말로 하면 핑계지. 핑계. 우리는 아직 완벽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거야. 실천은 이론을 바탕으로 나온 거야. 실천한 근거가 무어시며,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냥 단순히 마약처럼 순간 기분 좋아졌다가 시간 다 되면 가라앉듯이 그렇게 되면 안된다는 거야. 점검에 대한 방법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서 철저한 자기 살핌이 있고 다음 나오는 것이 결과가 되는 거야. 제일 피상적인 말이 뭔 줄 아냐? 좋았어요야. 좋았어요 가장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이야. 이런 말이 나오면 안돼. 우리는 사회과학적으로 움직여야 돼. 사회과학이 뭐야? 사회적으로 움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사회과학이야. 사회 현상을 다루는 것이 사회과학이고. 이론을 기본으로 바람직한 상태 병행을 해야 해. 우리는 지역사회 문제도 인지해야 해. 일상생활기술학교도 마찬가지야 이거 꼭 우리가 해야 돼? 왜 해야 돼? 생각해봤어? 이런 것도 생각해 봐야하는 거야.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자기가 실수한 것은 절대 안 잊어버린다? 내가 부족함을 알았을 때 성장도 같이 하거든. 당사자가 해야 할 이유를 생각해 봐야해. 현장에 나가면 막연한 상태에서 일을 찾아내서 해야 한다고. 유부초밥 만들기 좋아. 지식이 필요하지 않고, 같이 모여서 하기도 좋고, 금방 하니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얼굴 보면서 하기 좋다 이거야. 근데 어르신들의 강점은 일반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아. 여기 어르신들 떡 진짜 잘 만드셔. 알아? 모르지? 떡에 가치를 알고, 만드는 방법과 어느 때 어떤 떡을 먹는지도 알고 계셔. 이와 같이 이게 전세대가 후세대 물려줘야 할 것들 인거야. 본질적인 목표에 대한 도착 경로는 여러 가지고 있어. 뛰어가든 차를 타고 가든 걸어가든 방법은 많아. 그 다양한 경로를 고민해보는 거야. 더 좋은 방법이 뭐가 있는지. 다른 사회복지기관처럼 수치화 하지 말고 현상을 보고 그 현상과 관계 속에서 목적을 끌어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야. 적어도 이론을 끼고 보는 거지. 기관에 들어갔을 때 정식을 배워야 해. 정식을 먼저 할 줄 알아야 약식을 할 줄 알아. 그러니 잘 생각해보고 고민해봐.”
관장님 말씀이 저의 머리를 강타했습니다. 당사자가 왜 해야하는지 고민해 보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생각해볼 맥락이었는데 신중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오전 시간입니다. 관장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나니 11시 30분이 되었습니다. 태웅이와 저는 계속하고 있던 아이들 편지를 쓰고, 점심을 먹으로 교육관으로 내려갑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저는 오늘 설거지 당번이라 설거지를 빠르게 하고 올라왔습니다.
움직여줘 나의 손가락
12시 50분부터 오전에 완성하지 못한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발에 불똥이 떨어진 듯 빠르고 정확하게 써내려 갑니다. 노트북에 4명의 아이들에게 써줄 편지를 작성하고 시간을 보니 1시 50분이 되었습니다. 편지를 작성하고 찾아 놓은 편지지를 복사해 태웅이도 주고 본격적으로 손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중간 오광환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진석, 태웅이 얼마나 했어요?”
“저는 편지는 반 이상했고, 수료증 만들면 되요.”
“3시까지 시간이 있으니 하고 내려오세요. 처음 제가 진행하고 있을게요.”
다 같이 불똥이 떨어지니 서로 급합니다. 오광환 선생님도 속도를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우리들이 더 힘들어 할까봐 말은 안하셨지만 마음으로 많이 바라셨을 겁니다. 그것을 알고 저는 3시 안에 빠르게 끝내고 내려가겠다고 했습니다. 편지와 수료증을 다 만들고 시간을 보니 딱 3시가 되었습니다. 태웅이도 같이 끝나서 수료증 복사를 하고 내려가겠다고 해서 먼저 내려가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놀기 위한 준비 운동
교육관에서는 아이들이 수료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꾸미기 팀과 진행 팀이 나누어져서 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안녕! 얘들아!”
“아 홍삼쌤. 왜케 늦게 와요!”
“헤헤 미안해.”
“홍삼쌤. 저 예진이랑 진행해요.”
“오 진짜?”
혜린이가 진행 팀이라면서 설명해줬습니다. 유준이 아인이 하슬이 재이 하현이는 꾸미기 팀으로 벌써 그리고 있었 습니다. 아이들의 창의력은 참 대단합니다. 때 묻지 않은 그 순수함이 그대로 표현됩니다. 정말 열중해서 그립니다. 너무 열중하니 저도 같이 도와 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도 그렸습니다.
아이들 1명당 2장씩은 만듭니다. 다 만들고 나니 놀자 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들 정말 열심히 놀았습니다. 정말이지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꾸미기 팀이 마치고 놀기 시작할 무렵 혜린이와 예진이 마침 끝나니 여기는 놀이터가 됩니다. 아이들은 저를 못 놀려서 안달이 나있었습니다.
“야 우리 손병호 게임하자.”
“좋아~~!!”
역시 혜린이가 주도 합니다. 다 같이 둘러앉아 한명씩 돌아가면서 조건을 이야기하고 해당되는 사람은 손가락을 접는 게임입니다. 손가락을 다 접으면 지는 것을 되는 것인데 아이들은 항상 저와 태웅이를 공격합니다. 아이들이 뭉칠 때는 선생님을 놀릴 때인데 지금이 그때입니다.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니 제가 어제 했던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없을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이든 재미있습니다.
“어제 무서운 이야기하는데 오광환 선생님이 들어 진짜 깜짝 놀랐어.”
혜린이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불도 끄고 하자고 합니다. 하슬이가 불을 끄고 저는 핸드폰으로 손전등을 키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우와~”
하지만 이것도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하다 도중에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뀌다가 눈치게임 등등 계속 바뀝니다. 놀이에 흥미가 없어지니 뭘 해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초성게임이 유행이라고 해서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초성게임하자.”
아이들은 대답도 하지도 않고 종이와 펜을 가지고와 바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리 저리 제안하면서 게임을 하니 오광환 선생님께서 김밥을 사오셨습니다. 혜린이와 예진이가 태웅이와 함께 사무실로 올라가 수료식 대본을 손보고 내려오면 같이 먹자고 아이들에게 제안했습니다. 그 사이를 못 참고, 아이들은 신발을 신고, 놀이터로 향합니다. 밖에서 놀다가 아이들이 끝나는 것을 보고 들어가서 같이 김밥을 먹었습니다. 유경이도 돌아왔는지 아이들이 있는 교육관으로 와서 같이 놀아주었습니다. 아이들은 김밥을 먹으면서 블루투스 마이크로 참 잘 놀았습니다. 노래를 틀어주니 재이가 마이크를 잡고 열심히 춤을 줬습니다. 귀엽습니다. 김밥을 먹고 10분정도 쉬는 시간을 가지고 오광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저와 태웅이는 짐을 싸고 내려와 차량에 탑승해 서정 카페로 넘어갔습니다.
드디어 수료식
카페에 도착해 수료식 준비를 시작합니다. 저와 오광환 선생님은 의자를 가져오고 아이들은 카페 둘러보기 바빴습니다. 의자를 다 나르고 오광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직접 만든 종이를 나누어 주면서 밖에 붙이고 오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 밖에 부모님이 들어오면서 보실 수 있게 붙이고 올까?”
아이들이 뛰어 나가 어디에 붙일지 고민합니다. 찾고 또 찾아 자리를 정했습니다. 저는 가서 테이프를 붙어주는 일을 했습니다. 다하고 들어와 아이들은 자리에 앉았고, 저는 아이들이 마시고 싶은 것을 종합했습니다. 종합한 것을 계산하러 갔고, 돈이 조금 부족했지만 나중에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안내도 된다고 하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6시 10분 아이들 부모님이 오시기 시작합니다. 혜린이와 예진이는 긴장된다며 떨었고, 다른 아이들은 우리 부모님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분씩 들어오셨습니다. 재이는 직접 만든 ‘꽃길만 걷자’ 팜플렛을 부모님께 드리려고 했지만 부끄러워하면서 저한테 부탁했습니다
“선생님이 대신 해주세요. 못 하겠어요.”
재이가 주는 팜플렛을 받고 대신 전달했습니다. 6시 35분 드디어 수료식을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입니다. 정수현 선생님은 자기가 더 긴장된다면 시작 전 화장실을 다녀오셨습니다. 혜린이와 예진이가 대본을 읽으면서 진행했습니다. 정말 뿌듯함의 절정이었습니다. 제가 더 떨렸습니다. 차근차근 잘 읽어 나갔습니다. 오광환 선생님이 만드신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왔습니다. 집중해서 보는데 하슬이가 기분이 너무 좋은지 주체를 못합니다. 동영상을 보는데 그 동안 수고한 것을 보상받은 느낌입니다.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흐뭇한 표정 우리가 했어요. 자신 있는 표정 정말 잘했다 우리 딸들 표정 정말 수고 많았어. 우리 동료들 많은 생각과 느낌이 교차했습니다.
동영상이 끝나고 수료증을 주는 순서입니다. 고학년 팀부터 진행했습니다. 저는 떨리는 말로 읽어나갔습니다. 하슬이 하현이 혜린이 예진이 정말 수고했다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다 전달하고 저학년 팀은 태웅이가 수료증을 읽고 전달해줬습니다. 수료증을 받은 아이들은 수료증에서 눈을 때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부모님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부모님을 찾아가 전달했는데 아이들은 부끄러워서 감사장만 주고 얼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것을 받은 부모님들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부모님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감사장을 받으셨습니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각자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한 명씩 일어나면서 발표합니다. 많이 긴장해서 목소리가 작았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였습니다. 짧은 소감이었지만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표현했습니다.
수료식이 끝나고 주문했던 커피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카페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브라우니와 구운 식빵을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모두 다 같이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간 있었던 제티 사건과 젤리 사건도 이야기 나눴고, 이 사건 이후 유준이가 집에 돌아가 어머니께 “세상에 공짜가 있던데?” 라고 유준이 어머니가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먹고 마시고 배가 부르니 아이들은 그제야 부모님 곁에 안깁니다. 소통의 장을 가지고 커피와 음료수를 다 마심으로써 수료식은 종료 되었습니다.
수료식 끝나고 돌아가는 길 그간 했던 2주가 생각이 납니다. 시원섭섭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활동한 아이들이 한 명씩 생각이 났습니다.
사람냄새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때의 관계에서부터 지금까지 관계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맞춰가고 무언가 같이 이루는 것이 사람 사는 냄새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