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아주 섬세한 게임입니다. 그러므로 그 모든 디테일을 다 적으면 아마도 아주 두꺼운 책 하나가 될 것이에요.
그 것을 다 적을 시간이 없고, 여러분도 그 것을 다 정독하시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므로, 제 입장에서 실용적인 답변만 드리면.
1. 대선도 전쟁과 같기 때문에 예비대를 먼저 쓰는 후보자 쪽이 주도권을 잃게 됩니다.
- 예비대 혹은 뒤집기 위한 공격/위협 이슈는 원래 '정말 중요한 시점'까지 아끼고 또 아껴야 하는 겁니다. 역사 속 많은 후보자들이 오늘이나 그날 했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음에도, 오늘이나 그 날 선거를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날 선거를 했기 때문에 패배하는 경우는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 예비대는 일단 발동했을 때, 아주 빠르게 전과확대를 해야만 의미있습니다. 선거도 마찬가지죠. 나에게 세계 최초의 탱크와 같은 결정적인 무기가 있다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적이 거기에 익숙해질 기회를 주지 않고 그 카드로 몰아붙이는 것에 있는 것 처럼 내정이슈건 외교이슈건 발동해야 할 때 발동해야 의미있고, 너무 빨리 쓰면, 식상해져서 효과가 반감됩니다.)
2. 대선도 전쟁과 같기 때문에 캠프 참모진을 스스로 장악하지 못하면, 역시 의도를 실현하지 못하고 허우적 거리게 됩니다.
- 그러므로 적의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측 참모 중에 '승리의 원리'를 실제로 구현하고 이행하는 능력을 보여준 사람을 분리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은 지도자의 결정과 참모의 실현, 일선의 노고로 이루어지는 겁니다. 선거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 따라서 어떤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당시의 참모를 곁에 두지 못하고 떠나보내거나, 다른 이로 교체하고 버리는 짓을 하면, 크게 고생을 하게 됩니다.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보통은 회복하지 못합니다.
- 참모들이 캠프의 큰 전략에 맞지 않는 짓을 하면서 '어심을 알아서 헤아려 행한 것'이라는 식으로 구는 것을 초기에 잡아내지 못하면, 캠프 내부는 반드시 서열 다툼을 하게 됩니다. 역시나 보통은 망합니다. 현명한 지도자가 있는 캠프는 보통 무질서한 단독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3. 선거를 위해 모이는 사람들은 보통 이익과 이해관계에 민감하고, 출세와 입신의 계기로 삼으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 그래서도 서로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려고 애쓸 뿐 지도자나 주군의 이익을 우선시 하지 않는 경우가 되기 쉽상입니다(주인-대리인 현상) 그러므로, 이런 일을 막으려면, 평생 동거동락에 가까운 경험으로 하나 하나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자의 초기 집단은 그런 집단이었습니다. 이제는 과거형이 될 수준으로 옛 핵심이 아닌 새 사람들로 메워져 가지만요.
- 선거를 위해 모이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조직에 모이는 사람들이라, 일반인의 감성을 멋대로 생각하기 쉽상입니다. 특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출세와 입신, 경제적 강자가 되는 것을 위해 사는 길과 그 사고방식은 이질적이기 쉬워서 반감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제가 선거캠프를 평가할 때는, 언제나 얼마나 몰입이 되어 있는지와, 그 선거구 다수 인구의 세계관에 부합하는지를 봅니다. 배현진 송파구 국회의원의 캠프는 그런 면에서 최재성 캠프를 이길만한 곳이었습니다. 그 곳 캠프의 사람들은 도시락을 주기 위해 차를 쫓아 뛰어갈 정도였어요.
4. 현재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 간단 열거.
1. 밥상 물가 - 세계적인 인플레 상황에 판데믹이 겹쳐있어요.
2. 체감 일상 - 판데믹이 일상을 바꾸었지요.
3. 코로나 19에서 생업을 정상화 시키는 것.
4. 새 가정을 꾸리기 위해 내가 얻어야 하는 자원들을 (쉽게) 해결하는 것.
5. 미중 대결기의 미.중 양국의 긍정적인 개입을 관리하고 부정적인 개입을 차단하는 것.
이 것과 관련한 쟁점을 어떤 기대로 풀어내는지가 이번 대선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 이정도로 쟁점을 정리한 캠프가 있다면, 그 것도 서울시장 선거 전부터 이미 캠프를 모으고 쟁점을 다 정리한 캠프가 있다면, 필히 승리할 겁니다 :)
**미리 전망할 수 있으면, 12월 1월 2월에 이 문제를 체감하도록 풀 계획도 당연히 만들지요.:) 선거는 오늘 이기는게 아니라 그 날 이겨야 되는 게임이니까.:)
***그래서 정신이 있는 참모라면 주군이 8월에 이기게 하는게 아니라, 8월에는 긴장을 유지시키고 1월 부터 승리로 나가게 할 겁니다.
역시나 조금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 그래서 제가 선거캠프를 평가할 때는, 언제나 얼마나 몰입이 되어 있는지와, 그 선거구 다수 인구의 세계관에 부합하는지를 봅니다. 배현진 송파구 국회의원의 캠프는 그런 면에서 최재성 캠프를 이길만한 곳이었습니다. 그 곳 캠프의 사람들은 도시락을 주기 위해 차를 쫓아 뛰어갈 정도였어요 "
이 문구 적극 동의합니다
지난 재보궐 서울시장선거 민주당 박영선 캠프 일선 분위기가 딱 반대였거든요
그래서, 지게 만들 필요가 있었지요:) 1년짜리 임기의 선거일 뿐이니 부담도 없고요. 상대측이 알아서 전략 예비대를 국지전에 다 소비하게 하기 까지 했는데, 당연히 지게 만들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의 지지율 역시 36~45 선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선은 그런 게임입니다. 미리, 정리하고, 미리, 조성하는 게임이에요 :)
@panchan1 고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괜찮으실지 모르지만 쪽지가 아니라 공개게시판에 질문을 드려도 될지요? 사소한 거지만 쪽지보다는 공개된 게시판으로 남기는 것이 다른 분들도 볼 수 있으니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록마르스 저도 답을 피해야 할 수 있어. 일단 쪽지로 시작하고, 끝난 다음 괜찮으면 게시하면 어떨까요:) 저도 일을 배신할 수는 없으니까요.
@panchan1 단답형이 될 단순한 질문입니다만, 편하신 방법으로 조만간 문의드리겠습니다
@초록마르스 알겠습니다! 일을 하다보니 사소한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서, 부득히 말씀드렸습니다!
@panchan1 LH같은 카드를 재보궐에 안쓰고 가지고 있다가 대선전야에 풀었다면 정권이 바뀌었겠죠
@아유 정확한 판단이세요. 저라면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를 넘겨주고 대선을 확실히 이기는 길을 택했겠지만, 이미 일은 그렇게 흘러갔지요.
잘 읽었습니다
다수인구의 세계관에 부합하는게 중요한데 정치할수록 여기 괴리되는 모습을 많이 보게되죠
222
다수인구의...--->정말 공감입니다. 좋은의미로든 나쁜의미로든 괴리가 생기니 사람 혈압올리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질문 추가답변) 보통 캠프를 급조하는 경우, 혹은 서서히 만들지 못하고 급격하게 대형화 시키는 경우, 결집을 유지하기 위해 대세론을 강조하고 메달리게 됩니다. 가장 좋은 사례로 중국 삼국시대 원소의 참모진이 그러합니다.
이런 캠프는 처음에는 위세가 좋지만 보통은 고생길을 자처하는 시작이기도 합니다.
진짜 교과서처럼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각 캠프들을 뚫어보실 정도로 열심히 조사하시다니... 제 지적 게으름을 반성하게 됩니다
정보 영역에서의 성과는 게으른 사람의 방식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
이번 대한민국 대선은, 미중대결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주요 변수로 조사할 수 밖에요. 미국도 중국도 매우 깊숙히 직접 개입하고 있고요.
@panchan1 세상에.....
무슨 전근대 유럽의 왕위계승전쟁 보는듯한 느낌이네요....
미국만 아니라 중국까지 개입했다하면, 도대체, 이런 인간들에게 이용당하는 국힘당, 언론사, 관료놈들은 천하만고 역적이란 생각밖에 안드네요.....솔직히 말하건데, 불교나 기독교의 지옥에 처넣어도 시원치 않단 느낌이에요.
천고일제가 나와도 시원치않은데, 천하만고역적이라....
통치란 고난을 떠안는 일인데 과실을 얻은 다음부터는 이걸 쉬이 망각하는거 같아요.
그러게말이에요. 민주, 국힘모두 그점에서 너무 기초적인걸 잊고있어요.
덕질하는 분야가 분야다보니 2번 항목이 참 묵직하게 와닿네요. '토마스 베켓 조지기'가 계속 반복되고 서열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지도자가 보헤미안적 기질을 갖고 있기까지 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한다면, 그 조직은 정말 환상적인 연출력을 세상에 선보이게 되죠.
단순 선거뿐 아니라 정치 전반,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영향을 줄 정말 크나큰 가르침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7
근데 역덕 입장에선 그쪽이 더 재미있,......
좋은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
언제나 승리의 공식은 한결같군요.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재삼 확인하지만 또 한번 확인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