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이라는 게 말로는 쉬운데
막상 따져보면 이게 대단한 세월이다
신라가 천년을 지속했고
만세 일계라는 일본 왕실이 이천 년쯤 된다는 세월이다
이천 년 전에는 내 집 족보 첫 장의 시조 할머니가
돌배 (돌로 만들었다는 배 - 돌이 물에 뜨능가 ?)를 타고
벵갈만을 출발해서 남중국해를 거쳐 거센 필리핀 바다를 타고 넘어
동중국해를 스쳐 남해안 바닷가에 도착해서 할아버지를 만나셨다는데
지피에스도 없이 시퍼런 바다를 어떻게 건넜는지는 구라가 섞였을 것이고
어쨌든 천년, 이천 년이라는 시간이 생각하기보다는 심하게 긴 시간이라는 말이다
이천 년쯤 지나면 푹 파진 안구와 오뚝한 콧날도 펑퍼짐하고 납작하게 변할 수 있으니
이게 보통 세월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오리지널 한반도 토종 얼굴이랑 똑 같이 생겼다.
전래로 한반도에서만 살았던 사람들과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말이다
궁금하시다면 삶방 게시판에 올린 추억 사진전의 내 얼굴을 보신다면 확인 가능하다
이렇게 앞뒤가 뒤죽박죽 뒤섞인 말을 늘어놓게 된 까닭은
두어해 이곳저곳 옮겨 다니다가
새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천년에 딱 한번 온다는 그해에 이곳 자리에 완전 터를 잡았다
그러니 Rheinland라는 이 동네에서만 22년 차인지 23년 차인지 대충 스물 성상인데
2000년 새 천년이 시작되는 날은
나의 후세대들이 이곳을 시조 할아버지가 뿌리를 남긴 곳으로 기념을 하게 될 것이다
Rheinland라는 동네는 26세대가 사는데 (오늘 손가락 헤아리며 세워봤다)
이십 성상이 지나고 보니 26세대 중 셋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뀌었다
그러니 동네에서는 왕고참인 셈인데
나는 새롭게 이사 온 사람들이 자주 바뀌어 이웃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모두 기억 못하지만
동네 이웃들은 나의 이름과 직업까지를 대강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이사를 할 때 우리가 떡을 돌리는 것처럼
이곳 사람들도 이사를 하면 이웃을 모두 초대하여 칵테일파티를 하면서 동네 분위기를 파악하는
그런 풍습이 있기도 해서 아름아름 알게 되기도 했을 것이고
또한 이곳에서 한 세대뿐인 동양인이니 그렇기도 할 것이다
아내는 두서너번 그런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들도 우리네 아지매들 처럼
수다스러워 누구누구는 구멍 가게 하고 누구는 대학 선생이고
저 집 아이들은 뭘 하고 저 집은 은쟁반이 몇 개라는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한다며
몇 번 참석하고는 시시하다며 그만두었다
그런데 나는
앞으로 이사 갈 계획이 없으니 이 동네에서 조만간 넘버원의 터줏대감이 될 것은 확실하다
여기는
집집마다 우체통이 별도로 있는 게 아니고
동네 출입로의 중간에 번지수 별로 구분이 되는 공동 우체함이 설치되어있다
우체통 1층은 500 ~ 509
2층은 510 ~ 519
3층은 520 ~ 529 이런 형태인데
조금 전에 낯선 남자가 우편물 몇 개를 직접 가지고 왔다
이 양반이 친절하게 나의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을 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 양반도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말이다
우편배달부가 실수로
520의 우편물을 510에 넣기도 하고
500의 우편물을 510에 넣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내 집 우편물이 잘못 배달되었나 보다
유효기간 다가오는 비자카드의 갱신된 신 카드가 들어있는 우편물이다
카드가 잘못 전달되어도
카드 엑티베이션 시킬 때 신고된 전호번호를 크로스 체크하니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현금과 마찬가지인 카드를 우편물로 배달하는 것이
이곳에서 만의 일인지
한국에서도 카드를 우편물로 배달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즈음은 핸드폰에서 결재한다고 하니
플라스틱 카드 배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다운로드하면 배달 사고도 줄일 수 있을 듯한데.
어떻게 세상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따라 잡기가 버거을 만큼 바뀌어 가는데
신용 카드라는 플라스틱 한 장으로 결재하는 경제 활동의 개념과 프로세스는 왜 변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진보된 생체 정보를 활용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사회적인 통념과 제도 개선이 확보되지 못한 것인지
보이스 피싱을 통한 정보유출이 심하다니 떠오른 생각이다
아무튼 우편물 배달 사고로 오늘도 조금 식겁했다
첫댓글
여기는 카드는
직접 배달합니다
본인 수령일경우는
신고절차없이 바로 사용가능하고
가족이 수령할경우
간단한 등록절차후
본인인증후 사용가능합니다
저도 폰에 카드 저장해서 쓰니까
현물카드는 소용도 없는데
잃어버린줄도 모르고 있다가
재발급 받았어요
동네가 타운하우스 같은 느낌이네요
아파트입구에 각호 우편함 있는데
비슷한 모양새네요
와~~길다
읽느라 식겁하긋어유 ㅋ
그렇지요, 등기배달처럼 완벽하게 해야 하는건데~ 여기는 그렇네요
타운하우스는 아니고 모두 단독입니다
오래된 집들은 우편함이 따로 있지만
우편배달부 인건비 줄인다고
요즈음은 대부분 한쪽에 몰아서 공동 배달함을 운영하는것 같아요
무신 길다고 ~
줄이고 축약해서 간결해야 멋져 보이는데
맨날 개발새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질질 늘어만 지니
글 잘 쓰는 분들에게 항상 주눅은 들어요 ~ㅎ 에효
@단풍들것네
아~제가 실수를 했네요 ㅎ
본글이야 길면 어떠리오
제 댓글이 넘 길어서
밍구스럽다였는데
한마디가 짧아 오해를
죄송요
글 잘쓰는분아
그라시면
쫑아는 더욱 수구릿됩니다^^
@정 아 ㅋ
아, 어 틀리지요
네, 내도 틀리지요
나, 니도 틀리고
그런데 문장하나를 통째로 빠뜨리면 어찌 알겠오~~
26 세대 밖에 없다니 완죤 촌 동네구나 ㅎ
넘 몰라도 탈 .넘 알아도 탈인데 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 터이니 조금 신경 쓰입니다.
그 곳의 대한민국 시조로 역사에 남을 터이니
몸간수 잘 하시고 건강하세요.
여기도 은행카드 등기도 아니고 일반우편으로
와 나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디.ㅎ
아니요 촌동네는 아닙니다
오목 들어간 곳이라 세대수가 적어요
한발짝 건너면 몇천세대가 바글바글거립니다
집터 잘 골랐다고
아내말로는 선견지명이 있다고 뽐냅니다 , 아내가 골랐거던요
애효
이제 딸 하나뿐이니 시조 할아버지 되기는 걸렀구요
그나마 딸내미도 시집갈 생각을 안하니
사는게 아주, 영 재미가 없어요
누구님의 댓글이었는지,
할머니가 인도에서 오신 규수라고 하시더군요.
아마도 단풍들것네님은 김해김씨 김수로왕의
후손인 듯 하고요.
할머니 허씨는 생산능력이 큰 DNA를 가졌는지
우리나라 최다 성씨를 만들었다고 하대요.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 년 밀레니엄에
Rheinland 에 자리를 잡은지 만 22년 되었으니
그 후손이 1,000 년이 지나고 나면
당당히 김해김씨의 후손,
South Korea에서 태평양을 건너 온
단풍들것네 族이 1,000 년의 역사를 지닌
부족국가가 되어 있을랑가요.
그렇든가 말든가, 부부동반하여
한국을 한 번 다녀 가셔요.^^
허황후께서는 인도 아유타국에서 불교를 전파했다고 하지요
윤색된 설화이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도 사람들에 대한 심한 부정적인 선입관이 있습니다
제가 어디로 보아 무례하고 염치없는 시커무죽죽한 인도사람 항개도 닮지 않았어요 ㅎ
과년한 외동딸 뿐이니 이제 이곳에서 시조 영감님이 되기는 틀렸구요
저도 이제는 아무짝에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고국 방문이 망설여지지만
제 아내는 더욱 완강하고 심한편이라 고민이 깊습니다,
다정한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소설을 읽는것 같습니다
ㅎ 앞뒤문맥이 맞지 않은 단어만 나열한 글을 읽어주시느라 고마워요
가희님 글 본받아서
심기일전 하고 다음에는 읽을만한 내용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 ㅎ
이제 곧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나 토큰이 기축통화가
되는 시대가, 아니 이미 문턱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코비드로 인해
웹3의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진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카드가 필요없는,
전자지갑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세상..
두렵기도하지만 모르면 또
안되니 공부도 필요한 것 같구요.^^
ㅎㅎ
저는 블록 가상 토큰 메타 왭3 이런것 전혀 동감하지 않아요
플라스틱도 싫고
오로지 지전 ~~
이곳 오기전에는 카드를 많이 사용했어요
여기서는 가게를 오래해서 주로 현금을 사용했구요
여기는 한국보다 아직도 현금거래가 많아요
이제 은퇴하고는 거의 카드를 사용해요
카드만 사용하다가 바이바이 할것 같지 않습니까? 이제 가리늦게 무신 토큰 이런건 싫어요, 머리 아퍼~
삶방 사진전에 가서 단풍들것네 님 사진을 보았습니다.
잘 생긴 얼굴 혹시 자랑하시려고요 ? ㅎㅎㅎㅎㅎ
하여간 장사하시는 분처럼 생기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여기는 카드를 직접 배달하고 있습니다. 배달사고가 나면 큰일이니까요.
마트에 가서 결재할 때 본인 확인 하지 않으니 분실 시 신고하지 않으면
습득자가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 무척 신경이 쓰이지요.
아고고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는데요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처음 카페 가입하고 주로 들렸던 곳이라 얼마전 까지는 삶방에 자주 드나 들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현금 출납이 많은 가게를 했기때문에 현금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서는 아직도 현금 사용을 많이 합니다
이제 은퇴하고는 거의 대부분 카드를 이용합니다
음,, 저는 주로 한적한 방만 드나들어서
삶방에 그런 이벤트가 있는줄도 당연 몰랐고
일어회화방, 포토에세이방, 그리고 최근에
수필방 요렇게 3 방만 ~ ㅎㅎ
외국은 일반 우편으로 카드를 보내도 별 문제가
없는가 보네요~ 다 되니까 그러지 배달 사고가
빈번하면 그렇게 할리가 없겠쥬!
카드 천국인 한국에 일일이 사람이 와서 직접
전하는걸 보면 참 대단한 건지? 인력낭비를 하는 건지?
ㅎ
이전 한국에서는 주로 카드를 사용했고
이곳 가게할때는 백퍼센트 현금사용
이제 은퇴했으니 백퍼센트 카드사용입니다
저도 다른방 게시판은 잘 모릅니다
이전에는 삶방 단골이었지만
이젠 수필방 달랑 한곳,
삶방 자유방 수다방은 가믐 콩처럼 우짜다가 들려서 제목만 훝어보는 수준이라
몇년 되어도 카페가 우찌 돌아가는지를 전혀 몰라요
그래서 우짜다가 타게시판에 글 한번 올리면 봉창 뜯는다는 소리를 듣지요 ㅎ
포토 에세이방이 있는줄도 몰랐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