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어느 밴드에서 어릴 적에 정말 좋아했던 황금박쥐 날아가는 한 컷을 보았습니다. 별것 아닌 그 장면이 나의 어릴 때 추억의 판도라 상자를 열더군요. 어릴 때 티브이에서 방영했던 만화 영화들의 제목과 노래들, 그리고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장면들...
푸른 하늘 저높이 라라라 힘차게 나르는 "우주소년 아톰"
아프리카 밀림은 동물의 왕국~ "밀림의 왕자 레오"
싸워라 싸워 타이거 타이거 "타이거 마스크"
빨리 사람이 되고 싶다~ "요괴인간" 벰 베라 베로
하늘을 주름잡고 뛰고 나르는 우주의 왕자 "철인28호"
그 중에서 어린 나이에 제일 인상에 깊었던 것은 황금박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에 처음으로 방영되었는데, 티브이로 매주 방영되었던 최초의 만화영화였답니다. 그 뒤로 72년까지 몇 차례 재방을 했다 합니다. 저도 67년도에는 아예 주변에 티브이가 없어 못 보았다가 나중에 재방영할 때 친구네 집에서 보았던 것으로 생각납니다.
위기에 처한 소녀가 눈물을 흘리는 순간, 영롱한 빛의 신비로운 황금박쥐가 먼저 나타나고 바로 그 뒤에는 "으하하하하하하"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해골 얼굴과 검은 망토 그리고 은빛 봉을 든 용사가 나타나 악당들을 물리쳤죠. 특히 주제곡이 너무 좋아서 골목길에서 뛰어다니며 목이 터져라 불렀던 생각이 납니다.
둥두구~둥두구~ 둥두구~둥두구~
황금박~쥐!!! 어디 어디 어디에서 오느냐 황금박~쥐!!! 빛나는 해골은 정의의 용사다, 힘차게 나르는 실버배턴. 우주의 괴물을 전멸시켜라. 어디 어디 어디에서 오느냐 황금박~쥐!!! 박쥐만이 알고 있다.
https://youtu.be/Qp47-3lL3J4
요즈음은 워낙 시절이 좋아 유튜브로 바로 찾아볼 수 있네요. 내 기억으로는 분명 흑백으로 보았는데 아마도 일본 원작 화면에다 노래를 입혔나 봅니다. 유튜브로 다시 들어봐도 너무 멋있네요. 67년도 당시에는 봉봉4중창단이 불렀다고 하는데 지금 이 노래는 70년대 별셋이 다시 부른 것이라 하네요. 그래도 경쾌한 멜로디와 멋있는 반주, 그리고 리듬감 있는 묵직한 소리들, 참 좋네요.
아무튼 요 근래 <황금박쥐>를 자주 듣다보니 내가 직접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오늘 낮에 한 번 불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노래를 부르려니 쉽지가 않네요. 코드는 단순한데 박자가 꽤 까다로운 편이고, 게다가 중간에 두어군데 엇박도 있고...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노래 앞부분에 나오는 웃음 소리였습니다.
황금박쥐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노래 첫부분에 나오는 "으하하하하" 하는 호쾌한 웃음소리이지요. 어릴 때는 아직 변성기도 안 된 목소리라 그 호쾌한 맛을 낼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너무 나이를 먹어서 그 맛이 안나네요.ㅠ,ㅠ 원래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며 위안을 삼아야지요.^^
지금의 나이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지만, 다들 어린 시절 생각하며 즐겨 감상하세요.^^
첫댓글 안녕하세요. 요즈음 집필 때문에 바빠서 자주 못들렀는데 모처럼만에 인사드립니다.
저 역시 황금박쥐 타이거마스크 뱀 베라 베로요괴인간을 보고 자란 세대여서 노래 토씨 안 틀리고 부를 수 있어요.ㅎㅎ오랜만에 추억 소환 했네요.
바욜렛님 반갑습니다. 잘 계시죠? 얼굴 본 지도 오래되었네요.
ㅋ 저도 황금박쥐 세대 보재기로 뒤집어쓰고 황금박쥐 ~~
단풍이님도 황금박쥐 세대이시군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