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들이, "이부지 기생충 한 번 보세요, 재밌어여!"라고 해서 모니터로 보았다.
영화나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 성미지만 하두 아해들이 재미있다고 보라고 해서 보았더니
처음부터 시시해서 보다가 꺼버렸다. 그랬는데 나중에 아해들이 영화가 어땠느냐고 물어서 재차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도 인내심을 발휘하여 참았지만 끝까지 가지 못하고 도중에 빠져 나오고 말았다. 스토리가 기생충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장면중의 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였다.
영화의 명장면이나 대사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한 동안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오래 전에 개봉됐던 영화 '러브스토리'에서,"사랑은 미안히디고 말하는 게 아니야(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란 명대사를 남긴 남여 주연 배우 라이언 오닐(80:올리버역)과 앨 맥그로우(82:제니역)가 지난 2월12일 미국 캘리포나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난 1971년에 할리우드를구경한 적이 있다.
기원전 47년 로마의 삼두정치시절 로마장군으로서 외적 갈리아, 이집트,소 아시아를 정복한 후 로마로 금의환향했을 때
환호하는 군중들 앞에서, '왔노라, 싸웠노라, 이겼노라'라고 외쳤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외침도 그런 명대사중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영화 기생충 속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하는 말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난세일때는 세상일이 계획대로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영화 '기생충'에서는 '계획은 모두 계획대로 안되기 때문에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어떤 계획을 세우든지 간에 입안자는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거기에도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육해공군의 군사훈련이나 소방대원의 소방훈련과 119의 재난구조 훈련 등은 실제상황을 방불케 하는 아주 강도가 높은 훈련을 통하여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내가 너댓 살 먹었을 때였던가, 어머니가 남새밭에 고추 모종을 옮기는 것을 보고 낮에 내가 혼자 있을 때
어미니가 심어놓은 고추 모종을 다시 빼어 심었는 데 제대로 당속에 심지 않아 햇볕에 다 말라 죽었더라고 하셨다.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니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심어보고 싶었다고 했다고 한다. 쓸데 없는 짓을 했다고 엉덩이가 터지도록 맞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조금 커서는 모심는데도 따라가 무논에 들어가서 모도 심었다. 거머리가 종아리에 붙어 필르 빨았지만 모심는데 심취해서 모를 심었으나 내가 심은 모 포기는 손을 빼자 마자 물 위로 뜨버리는 것이었다. 모를 주먹손에 쥐고 흙속에 넣었다가 주먹을 빼니 모가 따라 나올 수 밖에. 나중에서야 손가락에 모를 세워 흙속에 찔어 넣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국민학교에 들어가기전부터 지게를 졌다. 어른들이 지게를 지고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아버지한테 졸라서 조그만 지게를 만들어서 지고 뒷산으로 땔감 나무를 하러 다녔다. 여름철 어느 비오는 날이었다. 뒷산에 있는 어린 소나무를 뽑아와서 마당가의 남새밭 한 구석에 심어 놓았다. 소나무가 크면 멀리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누군가 그 소나무를 뽑아서 던져버리고 말았다. 내딴에는 다 계획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천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고 또 시간이 경과되면 상황이 바뀌게 된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수정도 필요하다. 영화 기생충에서처럼, 무계획이 제일 좋은 계획이 아니라 항상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비상대첵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배에서는 소회 퇴선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