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마산 롯데-LG전에 앞서 LG 황병일 코치가 배팅케이지 뒤에서 타격훈련을 지켜보다가 타구에 맞아 쓰러진 것. 황코치는 왼쪽 눈두덩이 찢어지고 안구 뒤의 출혈로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원인은 오래된 그물망에 있었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그물망 틈으로 타구가 들어와 황코치의 눈을 때린 것. 마산구장은 그동안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경기를 할 수 없고, 관중석이 가파른 데다 담장도 부상 위험이 있어 선수들의 '기피 1호' 구장으로 꼽혀 왔다.
이런 상황이니 훈련용 그물망이라고 온전할 리 없었다. 전날 배팅볼을 던지던 롯데 양승관 코치도 배팅케이지에서 친 타구가 배팅볼 안전망을 뚫고 나오자 화들짝 놀라며 "볼을 던지기가 무섭다"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롯데구단은 이날 곧바로 그물망 교체를 구장 관리인에게 요청했지만 언제쯤 그물망이 새것으로 교체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우리도 원정을 온 느낌"이라며 구장 시설에 불만을 드러내 왔던 롯데선수들과 프런트는 "20일 마산시장이 시구를 하고 나면 그만이냐"며 마산시의 무성의한 구장관리를 성토했다.
마산은 야구열기가 높기로 소문난 도시다. 하지만 열악한 시설에서는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다. 롯데는 마산시에 구장 개·보수를 매년 요청하지만 대답은 항상 예산타령뿐이었다. 롯데의 경기수를 늘려 '구장 돈벌이'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마산시의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