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되어 12번째 선수가 되겠다"며 30대 후반 남자가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분신자살을 기도, 주위를 애타게 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시 동구 효목동에 거주하는 하모씨(39)는 한국과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열린 14일 오전 12시께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하씨는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의식은 또렷하지만 온몸에 3도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분신 당시 백사장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분신 장면을 목격한 조모씨(61·서울 강남구 수서동)는 "하씨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촛불을 켠 뒤 바다를 향해 절을 한 뒤 분신을 기도했다"고 설명했다.
하씨는 유서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 이하 선수들의 땀, 눈물, 열광적인 함성, 물결같은 불길로 첫승의 기쁨을, 저 개인에게는, TV앞에 앉아있던 저에게는 제 생애 가장 큰 생일 선물이기도 했습니다"라고 썼다.
또 "이제부터 남미·유럽의 높고도 높은 벽을 넘어야 하니 또 언젠가는 기필코 넘어야 될 것이고 해서 조급한 마음에 이 길을 택합니다"며 "영혼이 되어 12번째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119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씨는 후송 과정에서도 "필승 코리아" 구호를 외쳤다.
하씨는 "비더레즈(Be the Reds)" 문구가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붉은 악마" 회원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씨는 대구에서 8순노모와 조카딸과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이렇다할 직업이 없던 하씨는 4일 전 "일하러 나간다"며 대구를 떠났다.
해운대서 김상찬 형사반장은 "하씨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오전 5시30분께 1차 자살을 시도했지만 청소부들이 나타나자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하씨는 2시간 동안 청소부들과 함께 백사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4시간30여분이 지난 뒤 하씨는 시너와 돗자리, 촛불을 들고 나타나 2번째로 자살을 기도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하씨는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생활고에 지친 하씨가 처음부터 자살할 마음을 품고 부산에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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