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로 사랑 받아 온 MBC '수요예술무대'가 16일 400회를 맞는다. 지난 92년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재즈, 팝, 클래식,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척박한 국내 공연 문화에서 수준 있는 예술 공연을 제시하는 시간으로도 자리매김해 왔다는 평가다.
'수요예술무대'는 지난 9년 2개월간 방영되며 장수 프로그램의 반열에 올랐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개편철마다 폐지 대상에 오르곤 했다.
92년 11월 8일 '일요예술무대'로 출발한 이래 시간대와 방송일이 변경된 것 만도 여섯 차례에 이른다.
'토요예술무대'(94년,96년) '일요예술무대'(95년,98년) '금요 예술무대'(97년) 등을 거쳐 지난 98년 가을 개편 때야 '수요예술무대'로 고정됐다.
첫 진행자는 MC 한션교. 중간 코너로 '김광민의 재즈 교실'을 진행하던 김광민은 93년 10월부터 메인MC로 눌러앉았다.
그 뒤 정은임 윤석화 노영심 등과의 더블MC, 6개월간의 진행자 교체 시절 등을 거쳤고, 97년 가끔 통역을 도와주던 이현우가 진행자로 합류하며 현재의 진형을 갖추게 됐다.
초창기 '방송사고가 아니냐'는 평을 들을 만큼 어눌했던 두 사람의 말투는 이젠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 특유의 매력이 됐다.
요즘 '슬픈이야기'(음악듣기, 뮤비보기)로 사랑받고 있는 이현우는 MC를 맡은 이후로 개인적인 인기도 상승하고 '수요예술무대'프로그램도 대중적으로 더욱사랑받는등 행운의 프로그램이 아닐수 없다.
가수 박정현의 첫 데뷔무대,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임재범이 유일하게 출연하는 TV무대 등 국내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명망이 높지만 해외 아티스트 및 재즈 아티스트들의 단골 출연으로도 유명하다.
외국 아티스트들의 경우 한국에 다녀왔다고 하면 의례 'Wednesday'는 다녀왔냐고 물을 정도가 됐다는 게 제작진의 후문.
김광민이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말을 듣고 반신 반의 끝에 함께 즉흥 연주한 Kenny G는 '한국에도 이런 뮤지션이 있냐'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R&B의 황제'라 불리는 브라이언 맥나이트역시 김조한과 듀엣을 한 뒤 그에게 자신의 앨범작업 동참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학교 강당 등 대극장에서 회당 약 3팀이 출연, 안심하고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선사할 수 있는데는 숨은 공로자도 만만찮다.
김광민과 버클리 동기생인 이훈석(난장뮤직대표)이 전문 음향 엔지니어로 초빙, 음향을 담당하고 있으며 기타 김인석 베이스 전성식 등 6명으로 구성된 김광민 재즈밴드 역시 국내 최고 기량의 실력을 자랑한다는 평가다.
16일 방송될 400회 분에는 가수 김민기 등의 축하 메시지에 이어 힙합그룹 CB매스와 드렁큰 타이거, 김동률, 박정현, 김윤아, 배철수, 김종서, 도원경, 윤도현 밴드 등이 출연한다. 연출자 한봉근PD는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제작을 담당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