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이 수상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 하고 있다.
'너는 내 운명'으로 300만 관객을 울렸던 황정민은 청룡영화상 수상소감도 '순정남'답게 읊어 객석을 감동시켰다. 황정민은 "저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라며 쑥스럽게 말문을 연 황정민은 "사람들에게 항상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소개한다"고 말을 이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밥상을 차려놓으면 배우는 밥만 먹으면 된다"는 황정민은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저 혼자 다 받는다"고 눈시울을 붉혀 객석을 숙연케 했다. 그는 또 "항상 옆에 있는 것만으로 나를 설레게 하고 열심히 하게 해준 전도연에게 감사한다"며 "도연아, 너랑 연기하게 된 건 내게 기적 같은 일이었어"라고 외쳐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은 "지방에서 공연하고 있는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하며 주옥같은 수상소감 '어록'을 완성했다. '너는 내 운명'에서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시골총각 김석중 역을 맡아 관객을 웃기고 울렸던 황정민은 2005년 한국영화가 '재발견'한 보물. 지난 2002년 청룡영화상에서 '로드무비'로 남우신인상을 받은 후 3년 만에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에만 '달콤한 인생',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여자 정혜'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2005년 최고의 배우로 급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