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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오갑산 산행후기 1
<오갑산 안내약도>
내 고향 개미실을 중심으로 고향 산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가장 인접하여 수레의산과 원통산이 있고, 그 다음은 오갑산과 백족산이 있다. 또 그 다음 외곽을 살펴보면 음성의 가섭산, 무극의 팔성산, 노은의 국망산, 보련산, 이천의 노성산 정도가 있다 하겠다. 지금까지 나는 ‘개미실산우회’와 더불어 원통산(2회), 백족산, 수레의산을 산행하였으나 아직 오갑산을 오르지 못하여 늘 앙앙불락하여 왔다. 그리하여 2005. 5. 5.(일) 어린이날을 기하여 오갑산을 산행하기로 결정하고, 07:00시 집을 나섰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고속도로가 한가한 편이다. 08:00시 여주 휴게소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08:30 감곡 나들목에 도착하였다. 오는동안 영산1리 우뢰편에 정착해 사시는 세째 형님에게 전화를 하나 신호만 가고 받지를 아니한다. 아무래도 혼자 산행을 하여야 할 것 같다. 오늘 산행을 위하여 준비하기를 오갑초등학교-삼성물산-문촌4리-문촌1리-산행안내도-삼태봉-삼형제바위-오갑산 정상-아홉사리고개-산행안내도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오갑초등학교 앞 삼성물산 정문 옆으로 작은 도랑이 흐르고 문촌리로 들어가는 문촌교와 문촌1,4리 입구 안내표석이 서 있음을 볼 수 있었고 또한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간과하기 쉬울 정도로 작은 옥산사(玉山祠) 안내표석을 볼 수 있었다.
<느티나무 : 문촌4리 보호수>
<느티나무 : 문촌1리 보호수>
길을 따라 얼마쯤 올라가니 좌측에 커다란 느티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문촌4리 보호수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먼저 느티나무 보단 다소 작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또 나오는데 문촌1리 보호수다. 이곳에도 사방으로 복숭아 과수원이 즐비한데 어느덧 복사꽃은 지고 열매가 속으로 맺혀있는 듯 하다.
<오갑산 안내도 : 문촌1리>
이곳에서 조금 더 차량이 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니 다리가 나오고 오갑산이 지척에 보이는데 이곳에 오갑산 등산로와 음성군에서 세운 입산통제 안내판이 함께 서있다. 호기심을 갖고 주의깊게 등산로를 살펴보다가 옆에있는 입산통제 안내판도 보았는데 엥? 입산통제기간 : 봄철 2.15-5.15, 가을철 11. 1.-12. 5.까지인데 이를 어긴 자는 2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이유는 봄철 산불 조심때문이라나. 아휴! 나 미쳐. 입산통제라니. 다음주에 올껄. 아냐 그냥 올라갈까? 며칠 전 부터 큰 맘 먹고 왔는데. 에이 그래도 입산통제기간이잖아.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담배와 라이터를 갖고있는 것 자체가 죄인이 된 기분이다. 그러나 입산통제 안내판을 보고는 차마 산행을 강행할 수는 없어 발길을 돌려 제만 형님 댁으로 향한다. 형님은 동부를 심다가 반갑게 맞이하여 주신다. 형님은 전국의 웬만한 산은 거의 다 등산을 하였다고 하고 매일 고향산을 산행하는 그야말로 등산 매니어라 할 수 있는 분이다. 형님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오갑산 산행은 문촌리 쪽보다 여주 관한리 쪽이 훨씬 좋다'고 하시며 그곳으로 안내해 주신다.
오갑산은 충북 음성군 감곡면 상우리와 충북 충주시 앙성면 모점리 그리고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관한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609m, 정상에서는 청미천과 원부저수지, 원통산, 국망산, 질마재 고개와 보련산 등이 보인다.
<또 다른 오갑산 입구 : 관한리 표석> 형님과 함께 감곡에 도착, 충청북도과 경기도 경계인 청미교를 건너기 직전 우회전하여 극동정보대학, 단평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우측으로는 매산의 100년이 넘는 감곡성당(구 장호원 성당)이 고색창연하게 우뚝서서 한 눈에 들어 온다.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 여주군 점동면으로 접어들어 조금 더 가니 우측으로 어우실 저수지 둑방이 보이고 관한리 표석이 보인다. 한밭들이라, 어우실이라, 어려서 많이 듣고 자란 탓에 전혀 낯설지가 않은 지명이다.
<어우실 저수지> 어우실지는 주천 저수지에 비하여 그리 크지 아니한 저수지다. 벌써 낚시 매니어들이 낚시채비를 하느라 부산들이다.
<어우실 오갑산 등산로 안내도> 오갑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10:50분이다. 현위치에서 산행 시작-정원정사-임도-헬기장(1,2,3,4)-이진봉-삼형제바위-기댈곳교회-현위치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사진중에서 가운데 높은 봉이 정상이 아니고 우측 봉우리가 오갑산 정상이다. 어우실쪽 오갑산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길다. 엊그제 얼마간의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한 여름에 다시찾고 싶을 정도로 수량도 풍부했다. 계곡을 따라 3부 능선쯤 오르니 임도가 가로질러 지나가고 그 임도를 지나 오갑산 안내표식(화살표)이 있는 산비탈, 계곡을 지나 한시간정도 오르니 하얀 하늘이 열리며 능선이 나타난다. 제만 형님은 벌써 60대 중반의 나이이지만 체력만큼은 40-50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강건하시다. 오늘 산행에서도 나를 저만치 앞질러 휘적휘적 잘도 올라가신다. 나는 숨이 턱에 차 괜히 훽- 훽- 소리를 내며 올라가고 있는데 말이다. 잘생긴 금송 한그루가 특징인 제1헬기장-쩔쭉과 각시붓꽃 등 야생화가 만발하고 있는 제2헬기장-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제3헬기장을 지나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12:20분이다. 제3헬기장에서 정상오는 도중 뻐뻐뻐꾹-, 뻐뻐뻐꾹-하고 우는 산새 한마리 있었다. 무슨 새일까? 뻐꾹이는 갈을 꺾어 논에 거름으로 넣을 이무렵 뻐-꾹, 뻐-꾹하고 우는데 반하여 이 새는 우는 소리가 다르다. 새이름이 사믓 궁금하다. 아시는 분?
<각시붓꽃 : 이 꽃이 각씨붓꽃인줄은 흥우 친구가 알려주었음 >
각시붓꽃은 전국의 숲 속 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붓꽃에 비해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데 다 자라면 약 30cm 정도 된다. 봄부터 초여름 무렵까지 꽃을 볼 수 있고 꽃줄기가 짧아서 손가락 하나 정도의 길이가 될까 말까 하다. 왜 각시붓꽃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는, 누구라도 일단 보고 나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산길에 잠시 앉아 쉴 때, 곁에 각시붓꽃이 있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소박하지만 단아하고 세련된 모습 때문인지 사람들이 분재용으로 많이 캐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모든 것은 있어야할 그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각시붓꽃은 숲 속 고향과 사람이 사는 집 안방 중 어느 곳을 더 좋아할까?
오갑산은 삼국시대 때는 오압산(梧壓山)이라 불렀는데, 이곳에서 고구려와 신라가 농토를 확보하기 위해 잦은 싸움을 치러 정상에 진을 치고 군대를 주둔시키면서부터 오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는 중국 명나라 이여송이 왜군과 싸우기 위해 진을 쳤으나 전투가 없어 그때부터 정상을 이진봉이라 하고 이진봉 북방 8부능선의 갈대밭은 진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삼태봉에는 봉화터가 있는데 날이 좋으면 사방 100리 길이 내다보인다. 또한 오갑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조선 인조 때 미인으로 소문난 한씨 부인이 감곡마을에 살고 있었는데 병자호란이 일어나 피신가다 오갑고개에서 오랑캐의 대장 파오차[巴五甲]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때 파초선을 든 낯선 처녀가 나타나 몸에서 강렬한 빛을 비추었다. 그 빛에 파오차의 칼이 자신의 목을 찔러 자결하게 되었고 한씨 부인은 무사히 피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갑고개가 되었다고 전한다.
<정상 표석1 : 중원군 앙성면 건립> 오갑산에는 정상을 표시한 표석이 각기 다른 3지점에 3개가 세워져 있다. 하나는 중원군 앙성면에서, 또하나는 점동면 산악회에서, 다른 하나는 음성군에서 세운 것이다. 거참 희한하다. 어찌하여 산 정상이 3군데일까? 정상 한 곳에 3개의 표석이 세워져 있다면 이해가 될법도 한데 말이다. 궁금증을 뒤로 하고 이진봉으로 나아간다.
<정상 표석2 : 여주군 점동면 청안산악회 건립>
이 표석 이면에 새겨진 기록은 다음과 같다. 오갑산은 옛날에 헐벗고 메마르며 오동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하여 梧甲山(오갑산)으로 불리어 왔으며 여주군 점동면 과 중원군 그리고 음성군과 경계가 되며 임진봉과 무재영봉으로 둘러쌓여 있다. 壬辰峰(임진봉)은 높이가 같은 2개의 頂峰(정봉:여주군. 음성군)으로 특이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이곳이 적을 막는 초소로 사용됐다하여 壬辰峰으로 명명(命名)되었으며 50년 전만해도 골짜기에는 마구나 철편 등이 많이 발견되었다 한다. 또한 이곳은 옛부터 위대하신 山神(산신)이 계신 곳으로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면 所願成就(소원성취)를 할 수 있다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있는 靈峰(영봉)이다.
1999년 2월 21일 여주군 점동면 청안산악회가 세우고 삼신석재에서 후원하다.
이곳 표석을 보고서야 앞서의 의문점이 다소나마 해소된다. 오갑산 해발 609.4m로 정상이 두 곳인데 여주군과 음성군 쪽이라는 것을. . . . .
<정상3 및 전망대>
<정상 표석3 : 음성군 건립> 이곳은 이진봉. 음성군 감곡면 쪽 정상으로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솔직히 말해서 오늘 오갑산 산행중 가장 경치가 좋고, 쉴만하고, 시원하고, 기분 좋은 곳은 바로 이곳 음성군 쪽 이진봉 정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곳에서 지나온 길로는 여주군 점동면 당진리(7.0km)이고, 충주시 앙성면 모점리로 하산할 수 있으며 아홉살이고개(오갑고개)로도 하산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 두 형제는 안개속에 아련하게 보이는 사곡리 사장골 쪽 원통산과 질마재, 중부내륙고속도로, 국망산, 보련산을 바라보며, 고향의 산천초목과 지명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져온 김밥과 막걸리로 요기를 하며 한 참을 지체하였다. 오늘 일기는 안개 구름이 끼어 곧바로 비라도 내릴 것 같다. 바람도 제법 차다. 제만 형님은 '이렇게 산에서 형제간에 술을 한 잔하니 기분이 참으로 좋다.'고 하신다.
<삼형제바위> 한 참을 이진봉 정상에서 보낸 우리 형제는 타고온 차가 있는 곳 어우실로 하산하기 위하여 뒤로 돌아 오던 길에서 좌측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얼마쯤 내려오니 삼형제 바위가 나오는데 어느 바위가 3형제 바위인지 조금은 헷갈린다. 사진 우측 3개가 삼형제 바위인가? 사실은 좌측의 2 바위가 더 큰데. 삼형제바위에서 250m를 내려가면 '서천고개'이다. 또 이곳에서 직진하면 매산이 6.1km이고 좌측으로는 문촌리 웃오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서천고개에서 300m를 더 내려가면 옥녀봉이다. 이곳에서 더 하산하여 정상에서 1.3km 지점에 좌측으로 상우3리 돌마래미(1.3km) 하산길이 나오고 직진하면 매산(4.7km) 지점이 된다. 이렇게 우리 형제는 14:53분 기댈곳교회로 하산하여 오늘 하루의 산행을 마감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