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광저우(廣州)
대부분 역에는 란주오(軟臥) 고객을 위한 대기실이 따로 있다.
이른바 VIP실인 셈이다. VIP실을 따로 둔 곳도 있다.
차비가 비싼 대신, 시원하고도 편안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대합실이 너무 복잡하거나 지저분하면, 주위를 살펴보라.
10위안 내지 15위안만 주면 편안하게 대기할 장소가 있을 것이다.
란워나 허시에호 같은 비싼 차인 경우 대개는 독자적인 대합실이 있다.
플랫폼까지도 쉽게 갈 수 있는 전용라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차가 광저우로 다가설수록 산이 험해지고 물이 깊어진다.
줄곧 평지로만 달려오던 열차의 차창 밖으로 낯선 열대의 숲들이 다가선다.
황토 빛이기만 하던 냇물들도 맑게 흐르기 시작한다.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나타나더니, 기차가 멈춘다.
광저우 동잔(東站)이다.
미리 기차표를 샀다.
요즘은 란워 같은 고급좌석도 열차표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사기 어렵다.
그만큼 생활 수준이 높아진 탓이다.
무석까지 표를 샀다.
차비만 거의 900위안이다.
광저우동잔이 아니라 광저우잔에서 출발하는 열차이다.
지하철로 팡춘(芳村)을 간다.
광저우 지하철의 요금은 자동판매기에서 동그란 플라스틱 승차권을 사면서 치른다.
화면을 들여다 보면 목적지가 나오는데, 거기를 누르면 요금이 표시된다.
팡춘까지는 5위안이다.
요금을 동전으로 넣으면 플라스틱 승차권이 나온다.
만약에 동전이 없거든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는 기계를 찾거나 역무원이 근무하는 곳을 찾아서 바꾸면 된다.
광저우 동잔이 출발역이라서 자리가 넉넉해서 좋았다.
팡춘은 광저우의 서남에 위치한 버산(佛山)시 부근에 있기 때문에 한참 가야 된다.
팡춘 지하철역에서 팡춘 차도매 시장까지는 가깝다.
택시를 타면 기본 요금으로 갈 수 있다.
상명차창이란 간판을 건 곳이 여러 곳이 된다.
상명차창 처제가 하는 가게를 찾았다.
멍하이(勐海)의 상명차창의 안주인이 기다린다.
동생이 광저우에 차가게를 내고 있는데, 곧 있을 광저우 차 박람회 준비를 위해 와 있다.
남편은 곧 있을 상해의 농산물 전시회를 준비하러 상해에 가 있다.
부부가 모두 큰 전람회를 앞두고 양쪽에서 분주하다.
몇몇 일을 마치면 필자도 상해를 들러서 갈 예정이다.
이 젊은 안주인이 숙소도 예약해 준다.
광저우는 숙박비가 비싼 편이다.
이들 차창에서 자주 쓰는 호텔을 잡아줬는데, 광주 톨게이트 지나자 말자 나오는 버산시에 있는 3성급 호텔이다.
신축 건물이고 비교적 짜임새가 있는 호텔이었는데, 교통이 좋지 않아서 늘 오가는데 힘들었다.
나중에 후회를 했다.
가격에 연연하지 말고 팡춘 지하철 역 부근에 얻을 걸 그랬나 보다.
팡춘 차도매시장을 다 둘러 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중국 차의 약 1/3 이상이 이 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한다.
이 부근 차가게만 3천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차 시장을 알아보기 위해 여기 저기 다녔다.
맹해차창에서 나오는 올해 7542가 1건에 1,400위안 내외에 거래되고 있었다.
얼마 전만 해도 1건에 1,000위안 전후였는데, 많이 올랐다고 한다.
북경에 비하면 비교적 싼 가격이다.
인공 강우를 한다는 신문 보도가 있더니, 과연 폭우가 쏟아졌다.
기압계를 보니 고기압이었는데 비가 쏟아지니 기분이 묘했다.
신문 보도에는 강우 폭탄을 약 500발 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한꺼번에 쏘는 것은 아니겠지?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 인공 강우를 연습하다니...
흑차집을 들렀을 무렵 폭우로 변해서 꼼짝 못하고 흑차 가게에서 차를 마셨다.
비 긋기 위해서 한 시간여 앉아있는 바람에 작은 흑차를 샀다.
요즘따라 흑차 가게가 하나 둘씩 보인다.
과거 티벳이 “캄”이란 강력한 나라였을 때, 보이차와 흑차를 대량으로 소비했었다.
티벳인들이 소비하기도 했지만, 히말라야와 타클라마칸을 통해 수출도 했었다.
보이차는 주로 귀족 계급이, 흑차는 평민들이 즐겨 마셨다.
그래서, 보이차가 소형 포장이었다면, 흑차는 포장 단위가 크다.
보이차 1편은 357그램인데, 흑차 천량차는 20킬로그램이 넘는다.
보이차와 흑차를 나눠 얘기를 하면 어리둥절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보이차를 흑차로 분류를 한다.
필자도 90년대 초 차를 처음 가르칠 땐 그렇게 가르쳤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에 숯불을 얹은 듯 화끈거린다.
중국 차학자들 중에서도 그런 무식한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다.
아직 이 차이를 모르는 분은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의 차강좌를 참조하기 바란다.
흑차가 서민용이고 차청이 거칠기 때문에 가격이 싼 편인데, 흑차 가게 쥔장은 흑차가 더 고급이라고 우긴다.
이런 상인의 주장을 그대로 두면 한국에서 오가는 한국 상인들이 이것을 그래로 배워서 써먹기 쉽다.
무엇이든 포장이 크고 허술한 제품은 싼 제품이다.
그리고, 흑차는 소엽종인데 대엽종이라고 우긴다.
상술이라 생각하고 이해해 줄려고 해도 넘어갈 수가 없어서, 몇 마디 대답을 했더니 가관이다.
흑차는 주로 광서성이나 호남성에서 나온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안휘성 등지에서도 만들어진다.
녹차는 유통 기한이 있다.
냉장 보관을 한다고 해도, 8개월 이상 보관하기 어렵다.
주로 유통 기한이 넘은 차를 모아서 발효차로 만든 것이 흑차의 유래라고 한다.
효소 발효이며, 발효도는 대개 80% 이상이다.
광서에서 나오는 육보단이나 호남성에서 나오는 백사계(바이사시. 白沙溪)가 유명하다.
백사계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주 가는 장가계 서남쪽에 있다.
안휘성에서 나오는 육안차도 이름이 있다.
보이차에 비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즐겁다.
서민용 차이기 때문에 문화 혁명 때에도 박해를 받지 않았다.
보이차가 고급차인 탓에 문화 혁명 당시 탄압을 많이 받았던 것과 대조가 된다.
문화 혁명 때 오히려 장려받아, 지금 오래된 흑차 중에서는 문혁차가 많다.
이튿날이 되어서야 짧은 소매 옷을 샀다.
얼마나 시원한지 날아갈 것 같다.
이튿날 밤엔 주장 부근의 유명한 식당에서 바다가재와 킹크랩을 먹었다.
나중에 들으니 광저우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한 집이었다.
바다가재가 나는 곳이 가까운데도 비싼 요리집이어서 그런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4명이 식사를 했는데 4,000위안 이상 계산서가 나왔다.
4,0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대략 70만원 정도이다.
필자의 간덩이로는 이런 식사를 못 한다.
얻어먹으면서도 부담이 가는 광동 요리이다.
중심가인 베이징루에 가니 짝퉁 시계를 보여주면서 따라와 보라는 상인들이 많다.
올림픽 전후로 가짜 상표 단속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젠 가짜를 내놓고 팔기 어려운가 보다.
짝퉁의 원조가 한국이었는데, 중국이 이어받더니 중국도 이젠 짝퉁엔 노을이 진다.
한국 짝퉁만큼 정교하진 못하다.
필자도 중국에 처음 나다닐 때는 더러 가짜 시계나 가방도 샀었다.
써보면 가짜의 비애를 알게 된다.
싼 게 비지떡이다.
광주에 가면 특히 말귀를 알아듣기 어렵다.
필자처럼 서툰 보통어에 운남 사투리로 무장한 외국인이 알아듣기엔 너무나 어려운 말들이 많다.
홍콩 방송은 아예 알아먹기 어렵다.
커자위(客家語) 역시 아무리 귀를 세워도 알 길이 없다.
현지어에 약한 이 가련한 외국인을 위해 간혹 보통어를 쓰기도 하지만, 자기네들끼리는 지역 방언을 사용하니 의사소통에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른다.
첫댓글 에고 도체 알아들을수 없는 말들이네요...........ㅎ
무지하기 짝이 없슴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