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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어지면 만남의 말과 행동이 나오고, 마음이 멀어지면 헤어짐의 말과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인간은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인연줄을 엮기도 하고 풀기도 하면서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만남과 헤어짐의 역사는 마음이 움직여 쓰고 그려놓은 마음씀씀이의 역사이기에, 마음이 인간의 말과 행위를 빌려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선천시대를 살아온 인간의 자취인 상극의 역사는, 인간이 갖고 있는 상극의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음양이 부조화된 편음편양의 상극지리가 인간사물을 지배한 선천시대에는, 인간이 가진 상극의 마음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온갖 죄악과 부조리로 가득찬, 상극의 역사가 만들어 졌습니다. 상극의 마음은 온갖 죄악을 만들어 내기에, 상극의 역사는 삼계에 살기(殺氣)를 가득차게 해서, 세상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상극의 선천시대는 상극지리가 인간사물을 지배하므로, 인간이 가진 상극의 마음이 그치지를 않아, 복수는 복수를 낳고 악(惡)이 악(惡)을 부르는, 악순환의 죽음구조가 계속되어온 것입니다. 상극지리가 지배하는 천지는 죽이는 일만 계속하기에, 상극지리가 계속되는 한 인간세상은 스스로 쌓아온 살기(殺氣)에 의해 자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서양을 오가며 지상천국을 건설하려다 실패한 이마두(마테오리치) 신부는, 선천 상극세상에서 천지일을 주장해온 동서양의 모든 신성과 불타와 보살들을 비롯한 천지신명과 더불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며, 증산상제님이 아니시면 상극의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읍소하였습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이들의 간절한 요청을 듣고 친히 이세상에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서양사람 이마두가 동양에 와서 천국을 건설하려고 여러가지 계획을 내었으나, 쉽게 모든 적폐를 고치고 이상을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만 하늘과 땅의 경계를 틔워, 예로부터 각기 지경을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들로 하여금 서로 거침없이 넘나들게 하고, 그 죽은 뒤에 동양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돌아가서 다시 천국을 건설하려 하였나니, 이로부터 지하신이 천상에 올라가 모든 기묘한 법을 받아내려 사람에게 알음귀를 열어주어 세상의 모든 학술과 정묘한 기계를 발명케하여 천국의 모형을 본떳으니, 이것이 현대의 문명이라.
그러나 이 문명은 다만 물질(物質)과 사리(事理)에 정통하였을 뿐이요, 도리어 인류의 교만과 잔포를 길러내어 천지를 흔들며 자연을 정복하려는 기세로써 모든 죄악을 꺼림없이 범행하니, 신도(神道)의 권위가 떨어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천도와 인사가 도수를 어기는 지라. 이에 이마두는 모든 신성과 불타와 보살들로 더불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 하므로, 내가 서천서역대법국천계탑에 내려와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에 대순하다가 이 동토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에 임하여 삼십년을 지내면서 최수운에게 천명과 신교를 내려 대도를 세우게 하였더니, 수운이 능히 유고의 테밖에 벗어나 진법을 들쳐내어 신도와 인문의 푯대를 지으며 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하므로, 드디어 갑자(1864)년에 천명과 신교를 걷우고 신미(1871)년에 스스로 세상에 내려왔노라. (대순전경 p303-305)
@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 공사를 맡고자함이 아니로되, 천지신명들이 모여들어 '법사가 아니면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 하므로, 괴롭기는 한량없으나 어찌 할 수 없이 맡게 되었노라." (대순전경 p291-292)
이마두 신부에 의해 시도된 천국건설의 계획은, 천국을 건설할 만큼 인간의 마음이 준비되지 않아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상극지리로 인한 상극의 마음을 가진 인간의 교만과 잔포가 마침내 현대문명을 파탄으로 몰아넣어, 스스로 자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상극의 천지를 뜯어고치고 상극으로 물든 인간의 마음이 상생으로 바뀌지 않으면, 인간세상에서는 죽음밖에 없을 것입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이마두의 지상천국 건설의 계획이 도리어 인간세상의 멸망을 초래하는 절박한 싯점에 이 세상에 오셔서, 고수부님과 더불어 상생의 도를 내는 천지공사를 보시고, 요임금의 아들인 단주를 앞세워 선천 상극세상에서 대대로 쌓여온 만고의 원한과 설움을 풀고, 상생의 사람들로 하여금 태평천하한 지상천국을 건설해나가도록 하셨습니다.
@ 선천에는 상극지리가 인간사물을 맡었으므로, 모든 인사가 도의에 어그러져서 원한이 맺히고 쌓여 삼계에 넘침에 마침내 살기가 터져나와 세상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나니, 그러므로 이제 천지도수를 뜯어고치며 신도(神道)를 바로잡아, 만고의 원을 풀고 상생의 도로써 선경을 열고 조화정부를 세워, 하염없는 다스림과 말없는 가르침으로 백성을 화하며 세상을 고치리라.
무릇 머리를 들면 조리(條理)가 펴짐과 같이, 인륜기록의 시초이며 원의 역사의 처음인 당요(唐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깊은 원을 풀면, 그 뒤에 수천년동안 쌓여 내려온 모든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리라. 대저 당요가 단주를 불초히 여겨 두 딸을 우순(虞舜)에게 보내고 드디어 천하를 전하니, 단주는 깊이 원을 품어 그 분울한 기운의 충동으로 마침내 우순이 창오에 죽고 두 왕비가 소강에 빠진 참혹한 일을 이루었나니,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깊이 박히고 시대의 추이를 따라 모든 원이 덧붙어서 더욱 발달하여, 드디어 천지에 가득차서 세상을 폭파함에 이르렀나니,
그러므로 단주(丹朱) 해원(解寃)을 첫머리로 하고 모든 천하를 건지려는 큰 뜻을 품고 시세가 이롭지 못하므로 인하여 구족을 멸하는 참화를 당하여 의탁할 곳이 없이 한을 머금고 천고에 떠도는 만고(萬古) 역신(逆臣)을 그 다음으로 하여, 각기 원통과 억울을 풀어 혹은 행위를 바로살펴 곡해를 바루며, 혹은 의탁을 붙여 영원히 안정을 얻게 함이, 곧 선경을 건설하는 첫걸음 이니라. (대순전경 pp298-300)
또한 증산상제님께서는, 상생의 마음를 가진 단주를 진리의 적장자로 내세워, 선천상극의 신도세계를 후천상생의 신도세계로 재편한 다음, 신명과 인간이 신인합일로 상생의 마음을 가지고, 태을주로 급살병을 극복하고 이 땅에 후천의 지상천국세상을 건설해 나갈 수 있도록, 고수부님과 천지굿을 하셨습니다.
@ 무신(1908)년 대흥리에서 공사를 보실새, 경석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오늘의 공사에는 유생들을 불러 모으라." 하시거늘, 명하시는대로 유생들을 불러 모으니 경석의 집 이칸장방 큰 사랑에 가득 모였더라.
이 때에 마침 걸군패가 동네에 들어와서 굿을 치고 가니, 상제께서 가라사대 "수부 나오라고 해라." 하시거늘, 경석이 안에 전하여 고후비께서 사랑방에 나오시더라. 고후비 나오심을 보시고 상제께서 친히 장고를 둘러매고 고후비께 가라사대 "우리 굿 한석 하세"하시며 장고를 두둥둥 울리실세, 고후비님께서 춤을 우쭐우쭐 추시며 노래 부르시니 그 노래가 이러하더라.
"세상나온 굿 한석에
세상해원 다 끌으니
세상해원 다 된다네" 하고 부르시니
상제께서 칭찬하시며 장고를 벗어서 고후비님을 주시고 가라사대 "그대가 굿 한석 하였으니 나도 또한 굿 한석 하리라." 하시며, 고후비께 장고를 둘러매게하시고 "치라."하시니 고후비 장고를 두둥둥 울리실세, 상제께서 천음을 가다듬어 큰 소리로 고창대성 하시어 노래하시니 이러하니라.
" 단주수명(丹朱受命)이라
단주를 내제쳐 놓고
세상해원 다 끌으니
세계 만류가 해원이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이것이 천지굿이니
나는 천하 일등재인이요
너는 천하 일등무당이라
이당 저당 다 버리고
무당의 집에 가서 빌어야 살리라." 하시고, 인하여 고후비님께 무당도수를 정하시니라. (선도신정경 pp31-33)
'상극의 천지'를 '상생의 천지'로, '상극의 인간'을 '상생의 인간'으로 만드는 일이 천지공사의 핵심입니다. 인간은 천지의 진액이자 열매이기에, 인간이 마음이 상생으로 바뀌어야 상생의 천지도 그 의미가 있는 법입니다. 따라서 고수부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가 이 세상 인간사업(人間事業) 하나 하려고 오셨다 가셨느니라."(선도신정경 p108)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상극의 마음을 바꾸어 상생의 마음을 갖는 것이, 천하사를 올바로 하기 위한 기본입니다. 따라서,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서는 우리의 닦인 마음자리가 얼마나 상생적인 지를 살펴보고 계십니다.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의 후천시대는, 단주와 더불어 마음을 닦아 새사람된 상생의 태을도인에 의해 열려가는 것입니다. 고수부님께서는, 세상사람들이 마음을 닦아 천지부모의 심법을 전수받아 새사람(新人)으로 재생신 되어, 새로운 우주에서 살 수 있게 하는 천명이 단주에게 있음을 다음과 같이 밝혀주셨습니다.
@ 또 어느날 신정공사에서는 말씀이 계시니 이러하니라.
"믿네 믿네 저를 믿네
찾네 찾네 저를 찾네
닦네 닦네 마음 닦네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
심심지문(尋心之門)을 열어 개개히 새(新) 사람(人)
재생신 재생신 조화 조화 만사지
단주수명(丹朱受命) 우주수명(宇宙壽命)" 하시더라. (선도신정경 p156)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서는 다른 문을 다 닫으시고, 오직 마음을 닦아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찾아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마음의 문만을 활짝 열어놓으셨습니다. 도통문을 모두 닫으시고 오직 마음만을 보시고 계십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도통은 나중에 닦인 마음만큼 일제히 한꺼번에 열어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 공우 여쭈어 가로대 "도통을 주옵소서." 증산상제님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 이 무슨 말이뇨. 각 성(姓)에 선영신 한 명씩이 천상공정에 참여하여 있나니, 이제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을 주면 모든 선영신들이 모여들어 편벽됨을 힐난할지라. 그러므로 나는 사정을 쓰지 못하노라. 이 뒤에 일제히 그 닦은 바를 따라서 도통이 열리리라. 공자는 다만 칠십이인만 통예를 시켰으므로 얻지 못한 자는 모두 함원하였나니라. 나는 누구나 그 닦은 바에 따라서 도통을 주리니, 상재(上才)는 칠일이요 중재(中才)는 십사일이요 하재(下才)는 이십일일만이면 각기 성도하게 되리라." (대순전경 p170)
후천은 마음으로 용사하는 지심대도술의 시대이기에, 증산상제님께서는 마음닦는 공부가 상등공부라고 말씀하시며, 마음을 잘 닦고 증산상제님 생각을 많이 하라고 말씀셨습니다.
@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나의 공부는 삼등(三等)이 있나니, 상등(上等)은 만사를 심단(心端)으로 용사(用事)하고 중등(中等)은 만사를 언단(言端)으로 용사(用事)하고 하등(下等)은 만사를 필단(筆端)으로 용사(用事)하리라." 하시였다 하니라.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258)
@ 하루는 우뢰와 번개를 크게 일으키시며 가라사대 "뒷날 출세할 때에는 어찌 이러할 뿐이리요. 천지진동하고 뇌성벽력이 크게 일어나리니, 잘못닦은 자는 앉을 자리로 갈 때에 따라오지 못하고 엎어지리라. 부디 마음을 부지런히 닦고 나의 생각을 많이 하라." 하시니라. (대순전경 pp315-316)
고수부님께서도 신통술과 도통술을 배우려는 제자들에게, 그 허망함과 허황됨을 경계하시고 오직 마음공부에 열중하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 다음날인 기사(1929) 삼월 이십칠일에 익산군 삼담면 죽산리에 사는 도인 남상돈에게 대하여 가라사대 "네가 원하는 것이 도통이더냐." 하시니, 남상돈이 "예, 소원하는 바 도통이로소이다."하고 고하거늘, 고후비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도통을 원하지 말라. 네가 지성으로 신심만 잘 가지고 나가면 자연히 열릴 것이요, 쓸데없이 허망한 마음을 가져서는 않되리라."하시더라.
그런데 그 뒤에 남상돈이 어느 부황한 사람의 말을 듣고 용담에 가서 술객과 만나 신통술(神通術)을 배운다고 고생만 하다가, 신통도 못하고 많은 금전만 소모하고 와서 고후비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음을 속으로 후회하며 고후비님께 문후를 드리니, 고후비님이 먼저 아시고 가라사대 "내가 일찌기 너에게 경계한 바 있거늘, 어찌하여 깨닫지 못하고 허망한 생각으로서 일을 그르치느냐." 하시며 "그와같을 진데 하는 수 없느니라." 하시더라. (선도신정경 pp174-175)
@ 고민환이 소시부터 고후비님을 수종하다가 집에 돌아와 있더니, 어느날은 문득 도통해 볼 생각이 들어서 모든 준비를 갖추니라. 이 때 고민환의 가문은 부자인지라. 많은 돈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며 고후비님께 인사하고 갈 생각으로 찾아가 뵈옵더니, 물어 가라사대 " 너, 어데를 가려느냐." 하시거늘 고민환이 전말을 말씀드리며 고하기를 "도통하기가 소원이어서 입산수도하러 가는 길이온데, 인사차 들렸나이다." 하였더라.
고민환의 말을 들으시고 한참을 바라보시다가 가라사대 "상제께서 도통문을 닫았으므로 도통이 없나니,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말고 너는 내 앞을 떠나려 하지 말라. 내곁에 꼭 붙어 있으며 집이나 잘 보도록 하라. 그리하면 될 것이니라." 하시니라. (선도신정경 p74)
포교란, 나의 닦인 마음으로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받아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남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만나 마음으로 인연을 짓는 것이기에,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닮은 후천상생인이 되어야, 후천상생인을 맞아들일 수 있습니다.
마음닦는 공부가 상등공부입니다. 그러니 고수부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마음닦는 심통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심대도술의 후천시대를 열어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제 마음을 제가 찾아 제 일을 하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진정한 천하사는 누가 시켜서 강제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천부지 신부지 인부지 하니
내 일은 되어 놓고 보아야 아느니라
선천으로부터 지금까지는 금수대도술이요
지금으로부터 후천은 지심대도술이니라
마음 닦는 공부이니 심통공부 어서 하소
제가 저의 심통도 못하고서 무엇을 한다는가 (선도신정경 pp215-216)
@ 우리들의 공부는 나 살고 남 살리는 공부이니
사람 잘 되기를 바라소
제가 제 마음을 찾아야 되고
제가 제 일을 해야만 되느니라. (선도신정경 p217)
이제 증산신앙 100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파란만장했던 증산신앙의 역사를 살펴볼 때, 옳고 그름의 기준과 공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어느정도 밝혀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상등공부인 마음공부를 잘 해서,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닮은 마음의 등불을 훤히 밝히는 태을도인(太乙道人)이 되어, 심단(心端)으로 용사하는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의 후천시대를 맞이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