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부처바위의 모습. 미륵부처님처럼 보인다.
소무의도의 호룡곡산 산행은 광명선착장으로부터 시작된다. 광명선착장에서 큰무리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도로의 초입, 경사진 고갯길의 좌측으로는 호룡곡산의 산행 들머리가 나타난다. 펜션과 민가 사이로 접어들면 작은 텃밭들이 나타나고 텃밭을 지나면 이내 솔숲과 만난다.
솔숲 울창한 오솔길은 솔 향이 더해 싱그럽다. 이렇게 솔 향을 맡으며 걷는 오솔길은 마냥 기분 좋은 길이다. 이 섬의 호룡곡산에는 소나무와 활엽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소나무 군락지를 지날 때는 겨울 느낌이 덜해 되레 좋다.
한적한 솔숲을 따라 이어진 오솔길은 경사가 완만한데도 한동안 햇볕이 쨍쨍 내리쬐니 온몸이 금방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버린다.
무의도 호룡곡산의 아름다운 계곡과 능선길 풍경
좌측으로는 소무의도가, 우측으로는 해녀도가 보인다. 멀리 팔미도도 보이고.
호룡곡산은 흙산이지만 정상에 오를수록 기암괴석이 나타난다. 볼수록 아름다운 산이다.
땀을 식히기 위해 등산복을 벗고 입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자니 모른새 산 능선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림 같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치 신선이 되어서 구름을 타고 바다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다. 정말 좋고 환상적이다.
바다를 향해 내리 뻗은 산자락은 그대로 바다로 빠져들어 가고, 그 모습은 마치 치마를 곱게 차려 입은 새악시가 치마 자락을 그대로 바닷물에 적시고 곱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 같아만 보인다.
능선 길은 바위가 불거져 나온 곳이라면 어디건 훌륭한 조망 터이다. 특히나 바위가 무리지어 선 작은 봉우리는 반드시 환상적인 풍경을 활짝 열어보여 주는데 바위와 산 그리고 바다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섬 산답게 산과 바다가 이루는 풍경이 일품이다.
숲사이로 삐죽삐죽 드러난 바위들이 멀리 해녀도까지 이어진 듯 보인다.
나는 이 바위를 보고 무의도의 흔들바위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잘 살펴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부처바위의 풍경. 옛 사람들이 이 바위에게 부처님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부처바위 옆에 배례석이 놓여 있어 민초들이 이 바위에 치성을 드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부처바위에서 내려다본 조망. 바다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그렇게 능선을 오르고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발 도장만 찍고는 올라온 길을 되 집어 200미터를 내려갔다가 삼거리에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로 접어든다. 이 하산 길 코스가 바로 ‘환상의 길’ 코스이다.
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자면 상서로운 바위 하나를 설명하는 표지판이 나오는데, 이 바위가 ‘부처바위’다. 표지판이 있는 샛길로 따라 들어가보니 수직의 평평한 바위 한 덩어리가 서쪽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
바위 표지판에는 이 바위에 대해 이렇게 쓰여있다.
“부처바위. 수직바위에는 부처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을 법도 한데 수천 성상 앞에 풍화작용으로 인한 퇴색한 바위의 겉모양만 있을 뿐 제례에 사용되었을 법한 상석만이 놓여 있다.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은 자기 소원 한 가지씩을 빌고 가면 이루어 질 법도 하리라.”
이미 풍화가 심하게 진행된 퇴색한 바위 앞에는 정말로 상석 하나가 놓여 있다. 상석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삼배를 올리고 바위를 찬찬히 살펴본다.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를 부처님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그 어떤 새김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거무스레한 돌이끼만이 오랜 세월을 대변해 주고 있을 뿐.
부처바위 앞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너무나도 시원하게 열려 펼쳐지는데 가히 환상적인 풍경이다. 이런 위치에 서 있는 범상치 않은 저 바위를 본다면 누구나 제일 먼저 부처님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리라.
부처바위를 지나 만나는 내리막길은 본격적으로 가파른 경사를 시작하는데 거꾸로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이 길을 오른다면 그 수고가 만만치 않을 듯싶다.
가파른 내리막을 다 내려가니 바위들이 즐비한 해변이 솔숲 사이로 빼꼼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 사이로 바라다보이는 무의도 앞바다의 풍경도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무의도의 서쪽 해안 갯벌의 풍경.
무의도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경.
환상의 길을 마저 걸어나오면 호룡곡산에서 발원한 계곡의 물이 바다와 합쳐지는 모습을 만난다.
이 해변을 따라 난 오솔길이 이름하여 ‘환상의 길’이다. 환상의 길은 해식애 아름다운 절벽을 따라난 산행로인데, 절벽 가까이로는 목재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오솔길은 산자락을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계속하는데, 울창한 숲에 가려 바다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다.
오솔길 걷다보면 간간히 조망터가 조성되어 있어 시원하게 바다를 바라 볼 수는 있기는 하지만, 장소가 협소해서 역시 재정비가 필요하다. 참말로 아쉬운 점은 이 아름다운 해식애 절벽을 좀처럼 바라 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중간 중간 절벽 끝까지 드러나는 지점에 전망대 몇 곳만 만들어 놓는다면 정말 이름처럼 ‘환상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환상의 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드디어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지는 하나개해수욕장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호룡곡산에서 발원한 시냇물이 산기슭과 모래사장 사이를 따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머리 위로 호룡곡산과 파아란 겨울 하늘이 드높게 펼쳐져 있다.
*호룡곡산 가는 방법: 공항버스나 신공항철도를 이용 인천 신공항에 도착-3층 6번 게이트 앞 시내버스 222번 이용(반드시 잠진도행인지를 확인할 것)-잠진도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종점 광명선착장에 이르면 된다.
-미디어 붓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