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강은 겨울이면 항상 눈빛에 비추어 책을 읽었고, 차윤은 여름에 낡은 명주주머니에 반딧불이를 많이 잡아넣어 그 빛으로 책을 비추어 낮처럼 공부하였다.”고 한다. 필자도 어릴 때 이 이야기를 주워듣고 녀석들을 마구 잡아 유리병에 가득 넣어 흉내를 내봤으나 별로 신통치 못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난다(200마리는 돼야 겨우 신문활자를 구분한다 함). 군색하고 팍팍한 질곡의 삶은 그들이나 우리나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심해어나 일부 버섯과 미생물, 반딧불이는 예사롭지 않게도 몸에서 빛을 내니, 이들 발광생물은 ‘빛(光)으로 말(言)’을 한다. 벌은 몸을 흔들어서, 매미나 개구리는 소리로, 나방이들은 냄새로, 파리나 모기는 날개의 떪(진동)으로, 박쥐는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말이지. 하여 암수가 깜빡깜빡 빛으로 알리고 알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