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화 첫 번째 시집 / 무릎시계
계절과 무관한 등 뒤의 골목,
저녁을 물고 지나가는 나비의 입술에 꽃이 있다
좀처럼 햇살이 가라앉지 않는 모퉁이에서 나비의 이름을 벗기며
벗겨진 무늬에 물든 꽃을 지우다 우는 날이 많았다
설령 내게서 떨어져나간 무늬가
좀처럼 해석되지 않는 설익음이라 할지라도
분분히 날리는 벚꽃의 봄날을 찾아가는 미로라 여겨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리하여 참을성 있게 내 무늬들과 오래 눈을 맞춰주기를
눈맞춤에 있어 잠시 나비와 꽃이 무르익을 수 있도록,
나는 시의 침묵이 가장 두렵다
2012년 초봄
정 승 화
차례
1
가면
제재소 앞 버스 정류장 / 13
마술쇼 / 14
가면 / 15
짧은 다리의 변주곡 / 16
비를 버리다 / 18
필름을 건너다 / 20
끈을 풀지 못했다 / 22
튀어나온 벽 / 24
나비효과 / 26
불을 불 속에 가두고 / 28
발리에서 / 30
적벽강에서 / 32
2
숨은 여자
여자 / 37
에쎄 / 38
예스마담 달개비 / 39
화장 / 40
변종 고양이 야미 / 41
판피어턱은 자라고 있다 / 43
숨은 여자 / 46
동백 지다 / 48
시계를 엿보다 / 50
저녁, 모퉁이에 스며들다 / 52
가변차선 / 55
말랑한 꽃그늘 / 57
3
손금
능소화는 지고 / 61
말하자면 / 62
참꽃의 변명 / 64
손금 / 66
낡은 하이힐 / 67
무릎 꺾어 봤니? / 69
피핑홀 / 71
달의 발바닥 / 73
6월 3분의 2 / 75
카메라를 오래 들여다 보다 / 77
지금 떨어지는 중이다 / 79
저녁이 마르는 동안 / 81
4
구두를 벗다
등신불 / 87
자물통 스캔들 / 88
기타 줄을 퉁긴다 / 89
들여다보기 / 90
배꼽의 연대기 / 92
늦가을 천태호에서 / 94
구두를 벗다 / 96
다시 창가에 묶고 / 98
국경의 카페 / 100
하이재킹 / 102
소래포구 / 104
길을 다시 묶고 / 106
5
무릎 시계
나주 반물집 / 113
여름밤의 방 / 115
눈감은 물고기 / 116
가을, 모서리에 베이다 / 118
별이 뜨지 않는 저녁 / 120
무릎 시계 / 122
페르시안 고양이 / 124
혼자하지 마세요 / 126
거품과의 인터뷰 / 128
4월에 내리는 눈 / 130
슬픔, 디자인하기 / 132
해설·팩트와 환타지, 그 존재미학 이충이 / 125
첫댓글 축하해요 ^^* 내일 볼 수 있겠네요. 좋은 결과 바래 봅니다
고맙습니다
폭탄의 모습으로 뵙겠습니다.ㅎㅎ
축하합니다~~애쓰셨네요 스승님의 멋진 해설 잘 읽었답니다
저도 스승님의 해설이 젤 맘에 들더라구요.
언제나 뵐까요?
'무릎시계' 발간을 축하합니다. 정승화 시인님 화이팅!
화이팅해 주시니
힘을 좀 내서 더욱 열심히 전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시집 잘 받아보았습니다.
벽을 밀면 문이 열리고 문 안에서 문들이 윙크를 하네요.
문들이 내미는 손들을 뿌리치고 담장을 넘는 재미가 있네요.
빨간 하이힐로 달리다 푸른 소나기에 젖은 맨발이
날개빛 지느러미로 파닥이는 싱싱함도 있고요. ㅎㅎ
첫 시집 춮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책장을 덮으니 새장이 열리는 군요. ^^
일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감사하다는 답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