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Q : 왜 '브리티시 오픈'만 '디 오픈(The Open)'이라고 부르나?
노장 톰 왓슨이 준우승을 차지한 브리티시 오픈 골프를 보니 대회 이름을 '디 오픈(The Open)'이라고 부르더군요. 디 오픈이 대회의 별명인가요? 정식 명칭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경기도 구리시 독자 유신
A : 대회의 오랜 역사와 권위에 대한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표현
올해로 138회째를 치른 브리티시 오픈(British Open)의 공식 명칭은 '디 오픈 챔피언십(The Open Championship)'입니다. 주최국인 영국에서는 '디 오픈'이라는 명칭이 널리 통용되지만, 영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주로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릅니다.
1860년 시작된 브리티시 오픈은 마스터스(masters), US오픈, PGA챔피언십과 함께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첫 대회엔 프로 선수만 8명이 출전했는데, 이듬해인 1861년부터 아마추어 선수에게 문호를 열면서(open) '디 오픈'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당시엔 유일한 오픈 대회였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오픈 대회들이 생기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오픈'이라는 것은 프로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광범위하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를 지칭하는 일반 명사로도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지금도 '디 오픈'이라는 이름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골프의 발상지로서 '최초의 오픈 대회', '최고 권위의 오픈 대회'를 연다는 자존심의 표현인 것이지요. 이번 대회에서 영국 출신 골프 선수 이안 폴터는 인터뷰 중 무심코 '디 오픈' 대신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불렀다가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뒤 "정말 죄송하다. 디 오픈이 맞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골프대회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인비테이셔널(invitational)'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주최측 초청 선수만 출전하는 대회입니다. '클래식(classic)'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대회, '마스터스'는 골프 명수(名手)들이 모였다는 뜻으로 주최측이 대회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붙이는 이름입니다. 투어(tour)는 1년 동안 열리는 여러 골프 대회의 '묶음'입니다. 즉 LPGA투어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를 말합니다.
조선일보 2009.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