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2010학년도 대입이 시작됐다. 개인별 대입 입시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만한 지침을 성적대별로 살펴보자.
1.상위권
①수시모집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1차는 대체로 학생부 중심 전형이 많다. 교과, 비교과 영역은 우수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으로 상위권 대학 지원이 힘들어 보일 경우 수시 1차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별 고사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무작정 지원해 합격한다면 수능 성적이 잘 나왔더라도 수시에 등록해야 하므로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2차는 대부분 학생부와 대학별 고사(논술)로 선발하고, 논술시험은 수능 이후에 치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보다 수능 성적이 월등히 유리한 경우 수능을 잘 못 보았을 경우를 대비해 보험성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지원하려는 대학에 정시모집으로는 힘들어 보이지만 수시모집 최저학력등급제를 충족할 성적을 갖고 있고 대학별 고사를 충실히 준비한 학생이라면 지원해 볼만하다.
수시모집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오해하는 것은 바로 '수시 모집인원〉정시 모집인원'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시모집에 과도하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형계획상 수시 모집인원이 정시 모집인원보다는 많지만,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인원, 대학 간 중복지원으로 발생하는 미등록인원을 감안하면 정시 모집인원과 수시 모집인원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학별 고사 준비 여부, 학생부 성적, 최저학력등급 등을 다각도로 고민해 냉정하게 수시모집에 지원해야 한다.
②정시모집
올해 수능은 문제구성이나 난이도에 큰 무리가 없었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상위권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 중심으로 수능준비를 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점수 편차가 큰 수리영역의 경우 점수가 쉽게 오르지 않는 추론, 실생활문제, 심화문제 등은 문제집을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수능 기출문제 및 6월, 9월 평가원 모의평가 기출문제 중 해당 영역 문제에 대한 오답노트를 만들어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오답노트를 만들어 해설을 외우는 수준이 아니라 한 문제에 대해 장시간 고민하는 수준으로 준비해야 수리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언어영역은 학습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어떤 문제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언어영역은 수능 1교시에 시작돼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학생들은 자칫 새로운 유형이나 긴 지문 때문에 본인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수험생은 언어영역 고득점에 실패했다는 압박감으로 종종 2, 3교시를 연달아 망치기도 한다. 내가 어려웠다면 남들도 어려웠다는 생각으로 2, 3교시를 자신의 실력대로 치를 수 있는 심리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모의고사 푸는 연습을 할 때 언어영역 소요시간인 80분보다 5분에서 10분 정도 줄이는 시간압박으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상위권 수험생 중에는 탐구영역을 언어, 수리, 외국어와 같은 주요과목보다 신경을 덜 쓰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아래 수험생의 성적을 예를 들어 탐구영역의 중요함을 알아보자.
위 학생은 언어, 수리, 외국어 성적은 뛰어나지만, 탐구 3과목 중 2과목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 고려대 정경대학 지원을 희망했으나 탐구영역 성적이 부족해 그보다 낮은 학과인 인문학부에 지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은 실례로 봤을 때 상위권 수험생들은 주요과목뿐만 아니라 탐구영역까지도 세심한 마무리가 필요하다.
2.중위권
①수시모집
중위권 대학들의 수시 1차는 대체로 학생부, 대학별 고사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대학별 고사 일자는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몰려 있다. 따라서 수시 1차를 준비하려는 중위권 수험생들은 최소 2주에서 4주 정도는 대학별 고사 대비 때문에 수능준비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하면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느라 모의고사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므로 수시 1차 지원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위권 학생 중 학생부 성적은 우수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중위권 대학에 지원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수시 1차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단, 중요한 것은 대학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정도의 수능 성적이 나올 수 있을지이다.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최저학력등급제가 없는 수시 2차(또는 1차)를 지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중위권 대학들의 수시 2차는 대체로 학생부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대부분 수능 이후에 접수(2009학년도 기준)를 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를 보고 지원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 지원 여부를 따져볼 때 주의할 점은 학생부 등급이 아닌 학교별 환산점수를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시모집에서 대부분의 수험생은 주요과목의 학생부 등급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지원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는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학생부보다 매우 클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일 것이다. 논술, 적성검사, 면접 등의 대학별 고사는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만큼 수십 점씩의 큰 점수 편차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점수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동일한 학생부 성적이라도 학교마다 환산되는 점수가 다르고, 학생부 점수가 다르더라도 학교마다 점수 편차가 다르다. 따라서 수시 지원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점이 되는 것은 학생부의 학교별 환산점수다.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것은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가 모두 우수하다고 해도 수능 최저학력등급제를 통과해야만 합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등급제를 확인하고 수시 모집지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수시모집 전략으로 보인다.
②정시모집에서 학생부
2010학년도 정시모집도 200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 급간 차이를 좁혀 반영비율을 줄일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학생부에서 벌어지는 점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중위권 학생들은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대학과 교대, 국립대는 수능과 학생부 반영비율이 거의 비슷한 경우 학생부에서 벌어지는 점수가 매우 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수능 성적이 아닌 학생부 성적 때문에 지원조차도 힘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을 무시한 채 수능 성적만 믿고 정시모집에 지원했다가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까지 열심히 준비해 학생부 성적을 높이는 것이 정시 지원을 위한 성공적인 대입전략이라 할 수 있다.
③정시모집
중위권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기 가장 어려운 과목은 수리영역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수리영역 공부를 '다수의 수리문제집 풀이=수리영역 공부 끝'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다 보니 단원 별로 뒤에 배치되는 난도가 높은 문제들(추론, 실생활 등)은 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력이 매우 낮다.
수리영역 점수를 올리기 위해선 다수의 문제집을 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문제집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4월 학력평가까지 수리 가형 등급이 4등급을 못 넘을 경우 수리 나형으로 바꿔 보는 것도 전략적인 방법의 하나다. 단, 이 경우 지원 가능 대학의 폭이 줄어든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외국어영역의 경우 4등급 부근에서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학생은 어휘력의 절대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어휘를 모르는데 학원, 과외 등을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3등급 부근에서 성적 향상이 더딘 학생 중 대부분은 지문 독해는 했으나 엉뚱한 답을 쓰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언어적 독해가 부족해 생기는 경우이므로 언어영역을 통해 독해력을 기르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다.
3.하위권
①수시모집
모의고사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대체로 학생부 등급도 비슷한 5~6등급일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이 성적분포의 학생들은 수시모집 지원을 최소화시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부가 대체로 좋지 않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 실질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간혹 모의고사 성적은 낮지만, 학생부가 우수한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학생부 관리를 통해 취업이 잘되는 상위권 2,3년제 대학의 수시에 지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②정시모집
이 성적분포 학생들은 공부할 양과 과목을 최대한 줄이고 수능준비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내신의 경우 인문계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계열만, 자연계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계열만 준비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수능의 경우 인문계는 언어, 외국어, 탐구 2과목, 자연계는 수리 나형, 외국어, 탐구 2과목으로 공부할 양을 줄여 집중하는 것이 성적향상에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