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낚시 8 (대진3리방파제)

[초병]

2015.2.1. 오랜만에 영덕권으로 생활낚시 다녀 왔습니다.

영해면 대진3리 바닷가 마을 전경입니다.

그림같이 아담한 마을입니다.

몸을 추스린다고 몇주째 낚시를 쉬었더니 낚친들이 지난주부터 가자꼬

난리부르스에 설레발 치더니 이번주는 수요일부터 실실 뽐뿌질에 압력을 넣어

못 이긴 척 약속합니다.

사실 잇몸치료는 은근과 끈기를 요하는 힘든 일이라 될 수 있는 한

쉬는 게 좋은데 행여 짜식들이 삐질까 봐 슬쩍 양보하는 척 했다고나 할까요? ㅋ~

오늘도 금주를 다짐하면서 길을 나섭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최근 학선생 조황이 최악이라 차안에서 각자의 의견을 조율한 뒤

일단 양포로 가서 미끼와 밑밥을 구입한 후 조황정보를 입수하고

소봉대, 연동, 오류, 감포쪽으로 훑어서 내려 가기로 했었는데......

양포방파제에 도착하여 밑밥을 준비하면서 물어보니 최근 동해안에 청물이 들어서

울산에서 영덕까지 학공치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어허~! 모처럼만의 나들이인데 이럴 수가!!!!

양포방파제낚시 점주는 여기저기 둘러보지 말고 바로 영덕의 대진3리 방파제로

튀라고 합니다. 요즘 동해안에서 학선생이 나오는 유일한 곳이라네요.

중간에 몇 곳을 둘러 보았지만 신통치 않아 바로 축산을 거쳐 사진리를 지나

대진3리로 왔습니다. 방파제와 주변 갯바위에 꾼들로 바글거리고

주차된 낚시차량이 차선하나를 잡아 먹어 차량소통이 원할치 않아 빵빵 거리는

소리도 가끔씩 들립니다.

“오메~! 저 사람들 좀 보소!!!!!”

작은 방파제와 인근 갯바위는 틈이 없어 보이고

큰방파제는 틈은 있으나 파도도 거칠고 한번씩 큰 너울이 치고 들어 와 조금

위험해 보이나 그래도 틈이 약간 보이는 큰 방파제로 향합니다. 

방파제 초입에 한자리 있어 삼발이에 밑밥통을 올려 놓고 둘러 봅니다.

너울파도의 영향이 적은 방파제 끝바리에 비짚고 들어가면 될만한 자리가 몇 군데 보이지만

다소 부대낄 듯 하여 다시 방파제 초입으로 와서 채비를 할려는데

엄청난 너울이 밀려와 좌측 조사님이 물벼락을 맞네요. 에구구~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나 그래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일행들이 자리한

방파제 끝바리로 자리를 옮깁니다.

마땅한 자리가 없어 일행들 사이로 들어 갈려는데 낚싯대를 피던 초보조사가

초릿대가 부러졌다고 안절부절입니다.

조그만 어촌마을이라 낚시방도 없고 자체수리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어차피 낚시자리도 시원찮고 수리에 들어 갑니다.

연장도 없어 일단 니퍼로 톱가이드를 찝어서 톱가이드속에 박혀있는 부러진 초릿대를

라이터로 지져 내고 낚시바늘로 대충 훑어 냅니다.

친구녀석이 가지고 다니는 과도 비슷한 칼로 초릿대 끝을 깍아서 끼우니

“이런~! 왜 이리 헐렁하노!!”

덜 깍으면 안 들어가고 조금만 더 깍으면 헐렁하고 참 답이 안 나옵니다.

오초본드만 있으면 금방 되는데......

헐렁한 초릿대 끝을 서너차례 잘라내고 깍기를 몇차례 해도 헐렁한 건 마찬가지네요.

초보조사에게 주변 조사님들의 5초본드를 좀 빌려오라 했지만 우물에서 숭늉찾는 격이고

대진3리 마을을 매의 눈으로 주욱 살펴봐도 가게는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초보조사가 마을에 수퍼가 있는 걸 보았다네요.

그럼 가서 5초본드를 팔면 하나 사오고 안팔면 좀 빌려 오라고 했더니

빌려 오네요.

본드를 발라 꽉 끼워 넣고 채비를 다시 묶어 주고

이래저래 어영부영 왔다갔다 시간반이상 지난 듯 합니다.

진작에 5초본드만 있었으면 금방 수리했을 텐데.

그러던 차에 방파제 안쪽 끝바리에서 두사람이 철수하는 게 보여

저와 제 친구가 들어 가 자리를 잡은 뒤 그제서야 낚싯대를 피고 채비를 합니다.

면사매듭-구슬-던질찌-완충고무-찌멈춤봉-직결(팔자매듭)-목줄찌-좁쌀봉돌(G3)-바늘 순으로 묶습니다.

직결법은 많이 있지만 대상어와 필드상황에 따라 달리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팔자매듭 직결은 간편하고 강도도 무난한 편인데 목줄을 원하는 만큼

실패에서 자른 뒤 묶어야 매듭체결이 수월하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팔자매듭 안쪽으로 원목줄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실패를 팔자매듭 안으로 통과 시키려면

매듭의 원이 몹시 커야 하므로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실패에서 낚시줄을 자르지 않고 직결하려면 전차매듭이 좋습니다.

루어낚시에서 직결을 많이 하는데 올브라이트매듭, FG노트 등 좀 어려운 직결매듭도

있지만 바다낚시에서는 팔자매듭과 전차매듭 정도만 알고 있어도 무난하리라 봅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지만 몇수 잡아서 밥먹자 싶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학선생이 비교적 잘 올라 옵니다.

매직에서 오사리까지 씨알도 비교적 준수합니다.

좌측에 먼저 오신 분이 늦게 오셔서 너무 잘 잡는다고 하네요. ㅋㅋㅋ   

스무마리 정도 회를 뜨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오늘도 음주유혹을 견뎌 봅니다. 이젠 유혹에 대한 내성이 한층 강해 진 듯 합니다.

깜박하고 학선생과 회 사진을 안 찍었네요. 음~~! 

오늘은 버너, 코펠 등등 취사도구를 안 챙겨 와서 그냥 맨밥에 야채 회무침을 반찬 삼아

먹었는데 소위 따로횟밥이 회비빔밥보다 오히려 깔끔한 듯 했습니다.

가리늦게 댓병과 초장을 찍었네요. ㅎㅎㅎ

아직 낮이니 저 달도 낮달이죠.

상현달을 지나 보름달에 가까워 지니 밤에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이 꽤나 될 듯

저쪽에 죽도산이 보이고 죽도산아래 축산방파제가 보입니다.

저기 축산항에서 대진항까지 바닷가를 따라 수많은 유명 감생이 포인트가 산재합니다.

축산방파제옆 갯바위, 배주임자리, 초소밑, 사진방파제, 폭포밑, 돌무너진 곳, 해골바위,

넙덕바위, 폴짝바위, 할매바위, 한아름횟집앞 갯바위, 화장골 ......

지금까지 예전의 명성을 떨치는 곳은 폭포밑, 넙덕바위, 화장골 정도일 듯 합니다.

이젠 감생이 낚시는 거의 하지 않으니 아~ 옛날이여~ 허허허~

간출여가 산재해 있는 여밭 포인트인 화장골입니다.

죽도산은 대나무섬에 있는 산이란 뜻인데 예전에 섬이였던 죽도부근을 매립한 후 죽도를 육지와 연결하여

축산항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줌으로 당겨 봅니다.

산정상에는 등대, 그 아래는 군부대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등대아래 전망대를 만들었고 군부대는 카페가 되었다고 합니다.

창포에서 경정, 차유를 거쳐 축산 죽도산등대까지 에코로드길이 만들어져 있다고 하네요.

시간나면 한번 걸어 보리라 다짐합니다. 

탁 트인 수평선 바라보면 가슴 한켠 봄동 자라는 듯

우에보믄 기인 횡선 주욱 이어져 이따금 꿈틀거리고

줄줄이 이어지는 기분좋은 파장 육지 향하고 있다 

시리도록 짙푸른 바다 흰 갈매기 비상 새로울 때

비로소 옥색 하늘 달콤한 구름들 점점이 뭉텅이로 뭉글거린다

때마침 한척 쪽배 저만큼 간출여 사이 통발 놓으며 지나가고 

청물 들면 수온 떨어지고 수온 떨어진 내항 생명체 보이지 않는다

동해안 냉수대 형성 조황 저조하다고 모두들 투덜대건만

이 곳 냉수대 짙푸르고 청물끼 있지만 학선생 면담 이루어 지니 

그나마 학선생 인사하는 건 자연의 오묘함인가 꾼이 본 바다모습 다양하다

가슴 뻥 뚫어주고 큰 너울 겁박하기도 꾼 마음 청물 끼얹어 시리게 하고

비록 칼싸움이라도 대 드리울 수 있게 했으니 그저 고마울 뿐

해가 넘어가니 입질이 거의 없네요.

그 많은 꾼들이 합바지 방구쌔듯이 쌔더니 드문드문 합니다.

밑밥통을 씻고 18시경에 철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빛]

꽤 멀리까지 다녀오셨네요.
요즘은 기술(?) 없으면 학선생 면담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닷가 짠내음이 그리워 지는 하루입니다.

봄이 다가 옵니다.
그전에 잇몸 완쾌되시길 빕니다.
조행기 감사히 읽고 갑니다.

[초병]

올해는 동해 학선생이 귀하고 입질도 예민해서 실력에 따라 조과차이가 약간 나는 듯 합니다.
대표적인 생활낚시 대상어종인 학공치가 바글바글하여 누구에게나 덥석덥석 물어주길 바랍니다. ㅋ~

이제 실실 초봄에 잘되는 곳으로 탐색해 볼 시기가 도래한 듯 합니다.
작년 이맘때 금호 우벌지에서 손맛 좀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