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텔레비젼 안 본다. 그런데 이 그라마는 본다. 옛날엔 톡톡 튀는 대사가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전경이 예뻐서 본다.
그리고 요즘은 열광적이다. 정말이지 미치도록 탐닉하고 즐기고 있다.
난 라디오는 많이 들었다. FM에서 줄창 음악 내리틀어대는 방송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우리의 소리'를 찾는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반올림해서 30이 되는 이후부터는 통 듣질 못했다.
그리고 다시 즐겨듣는 라디오 방송은 "고스트 스테이션"이다.
그 방송에서 DJ,마왕-신해철이 청취자들만의 정서가 통하는 말을 만들어내는데 아주 능하다. 식구, 좀비, 마왕, 마녀, 개구리, 신체 일부에 지방이 현격히 모자라는 체형.....뭐 이런식으로..
그런데 그 라디오 방송같은 드라마가 TV에 나타난거다.
드라마 작가, 인정옥씨나 혹은 PD가 "고스"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디 키보디스트 전경이
"고상한 클래식도 음악이고,
아버지가 좋아하는 뽕짝도 음악이고,
이것도 음악이다"라고 하는 대사에서 흠찟했다.
어, 이거 신해철이가 방송에서 자주 하던 얘긴데...하면서.
드라마에서 싸가지 없이 툭툭 내 뱉어대는 반말 정서...이런건 고스의 기본 정신이니 ...허걱. 인정옥 작가도 식구인가 했지...
그리고 부모님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그런면이 많이 보인다. 격의없지만 정이 흐르는 부모-아니 전세대와의 관계.라디오 방송에서 신해철 자신이 얘기하는 부모상도 그러했던것 같다. 괜한 권위를 위해 애정을 포기하지 말자는 식의.
무엇보다도 뜬금없이 속절없이 구사하는 솔직함. 최고의 정서다. 솔직함.
고스도 그렇고, 네멋도 그렇고, 양동근도 그렇고, 이나영도 그렇다. 재수없어 보이는 이세창이 그렇게 안 재수 없게 느껴지는 것도 그가 솔직한 연기를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민감할 지 모르겠다. 근데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주자는 얘기는 아니다. 인정옥이라는 작가와 신해철이라는 대중가수 둘다 대중문화를 만들어가는사람이다. 그 사람들이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얘기 그리 기분 좋은 얘기도 아니고. 그런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그 둘이 그렇게 통한다는 것이 넘 좋다는 것이다. 솔직함으로, 진짜 대중의 정서로 서로가 통한다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눈 뜬 장님 역할을 하던 TV드라마가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이 좋고,-차라리 라디오에는 정을 줄 수 있었던 이유가 현실 같은거 표현하려 애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계속 노래만 나오는데. 그러나 TV는 현실을 그리는 척하면서 엉뚱한 환상만을 심어대어 왔다. 그건 곤란하지 않겠는가.
나는 열광하고 있다. "네멋"과 "고스" 그 둘은 그런면에서 모든것에 대해 후하지 않은 스타일리스트임을 자부하는 내가 열광할 만한 "아우라"를 지녔다는 것이 넘 좋다. 그 아우라의 근원은 본인들의 노력과 삶에 대한 태도라고 본다만 - 오우. 이상한 단어 끌어 붙이면서 매우 잘난척하는데..'아, 재수없다...
그 심야 방송의 DJ와 이 드라마의 작가, 그리고 PD, 배우들. 이 모두가 아닌척 해도 자기 일에 대한 성실함은 이런식으로 감추려해도 빛을 바라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