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새끼 거위와 다름없이 행동하는 것을 알았다면
이제 최초의 결정이 장기간 지속되는 습관으로 바뀌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피기 위해 다음의 예를 생각해보자
한 레스토랑앞에 2명이 줄을 서 있다 , 당신은 이렇게 생각한다
"괜찮은 레스토랑인가보군, 줄까지 서서 기다리는 걸 보니"
당신도 그 뒤에 줄을 서기로 한다 , 또다른 사람이 지나간다
세 사람이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아주 좋은 레스토랑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줄을 선다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도 줄을 선다
이런 행동울 가라켜 양떼현상(herding)이라 한다
즉 다른 사람의 행동을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그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자기양떼현상(self-herding)이라 하는 또다른 양떼현상이 있다
이는 앞선 자신의 행동을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스타벅스를 처음 알게 되었던 때를 돌이켜 보라
스타벅스가 미국 곳곳에 자리한 뒤 거의 모든 사람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오후 일을 보는데, 식곤증이 몰려와 뭔가 기운을 차릴 만한 음료수를 마셔야 할 것 같다
유리창을 통해 스타벅스를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 커피가격이 충격이다
오랫동안 던컨도너츠에서 더없이 만족스러운 가격에 커피를 마셔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들어 온 이상 도데체 맛이 어떻기에 저 가격인지 궁금해진다
작은 컵을 주문하여 음미한 뒤 기운을 차린 듯하자 다시 일을 보러 나간다
다음 주 스타벅스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들어가게 될까?
나무럴데 없는 의사결정 과정에 의거하여 스타벅스 커피와 던컨도너츠 커피의 맛을 따진다
가격도 고려한다 ,
물론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던컨도너츠까지 가는 발품도 따져본다
셈이 복잡하다
셈은 그냥 접고 가까운 곳에 가기로 한다
"지난번 에 스타벅스에 가봤는데 분위기도 좋고 커피도 좋았어 "
결국 스타벅스로 들어가 작은 컵으로 한 잔 주문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신이 맨 앞에 섰던 줄에 두번째로 선다
며칠후 스타벅스 앞을 또 지난다
지난번 내렸던 자신의 걀정이 생생히 떠오르면서 그 결정을 또 따르기로 한다
이제는 자신이 맨 앞에 섯던 줄에 세번재로 선다
시간이 가면서 스타벅스에 종종 둘리게 되고 들릴 때마다 이는 자신의 취향에 입각한 선택이라는 확신을 갖게된다
이렇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일은 습관이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커피를 마시는데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도 당연해지면서 새로운 소비곡선을 타게되면
다른 변화는 더 쉽게 일어난다
2달러 20센트 하는 작은 컵에서 3,50달러 하는 중간 컵을,혹은 4.15달러 하는 큰컵으로
커피의 선택이 옮겨진다
자신이 어떤 식으로 비싼 가격대에 진입하는지는 모를지라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의 양 많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 대단히 이성적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는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미스토, 마키아토, 프라푸치노 같은
스타벅스의 다른 메뉴로도 수평이동 하게 된다
자신의 이런 모습을 잠시 멈추고 돌아본 다면 , 던컨도너츠에서 싼 커피를 마시거나,
사무실에서 공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스타벅스에서 이 많은 돈을 뿌려야하는 건지
자신도 이유를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미 거기서 마시기로 여러차례 결정을 내린 바 있으므로 앞으로도 똑같이 지출을 하겠다고 생각 할 뿐
스스로 양떼몰이를 해오다가 이제 그 양떼 가운데 한 마리가 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첫 결정에 입각하여 앵커가 정해지는 것이라면 스타벅스는 어떻게 다른 것을 제치고
그 첫 결정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 까? 특히 던컨 도너츠에 먼저 앵커를 두고 있었다가
어떻게 스타벅스로 앵커를 이동시킬 수 있었느냐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스타버스를 세운 하워드 슐츠는 직관력이 뛰어난 사업가였다
그는 스타벅스를 다른 커피숍과 차별화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선택한 차별화 부분은 가격이 아닌 분위기였다
그 일환으로 처음부터 스타벅스를 유럽풍 카페로 만들고자 했다
초기 스타벅스는 커피콩 복는 냄새로 향기로웠다
던컨보다 품질이 더 좋은 원두를 사용한 것은 물론,진열장에는 아몬드 크로아상, 비스코티,
나무딸기 커스티드 과자등 먹음직한 간식들이 있었다
던컨 도너츠의 커피는 스몰, 미디엄, 라지등 크기로 만 세가지로 분류되지만
스타벅스의 커피는 크기로는 쇼트, 롤, 그란데, 벤티가 있고
종류로는 카페아메리카노, 카페미스토 ,마키아토 프라푸치노등 훨씬 다양하다
스타벅스는 색다른 커피숍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해서,
고객이 던컨도너츠의 커피가격을 앵커로 삼지않고 스타벅스가 마련한 새로운 가격을 받아들인 것은
이러한 차별성 때문이다
그것이 스타벅스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나는 여전히 던컨 도넛의 커피 한잔이 더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