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주는 헛헛함의 적막을 가끔은 가로지르기로 헤치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난 봄 터키를 다녀온지 넉 달 여, 형편에 조금 무리이다싶지만 아내와 홋가이도행을 결행.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자료를 이리저리 모아서 3박4일 여정.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여유로운 일정으로 다녀오다. 10/30 인천공항, 신치도세공항, 노보리베츠 10/31 삿포로 11/1 오타루 11/2 인천공항 저가항공을 이용함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제주항공으로 왕복했으나 세 시간 동안 물 한잔으로 버티기가 그리 편치는 않았다. 신치도세공항에서 출발하는 노보리베츠행 시외버스(중간에 환승)는 불편함이 없었다. 바로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으로 직행하는 대단히 편리한(마침 비가 왔다)교통체계에 감탄. 석식과 조식(부페), 다다미방. 무엇으로 비교될 수 없는 욕탕의 다양성! 지금까지 다녀 본 여행중 최고의 경험. 푸짐한 석식-대게 무한 리필, 무려 10종 이상의 욕탕, 밤에는 몰랐으나 아침에 창밖으로 펼쳐지는 지옥계곡의 풍경은 하루의 일정으로 너무 아쉽다는 인사만 남겨두었다. 계절적으로 저렴한 플랜을 이용할 수 있어서 대만족!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에서 제공하는 삿포로행 셔틀버스(오전 10시 출발, 1인 500엔, 예약제)로 삿포로역에 12시 도착. 둘째날 숙소는 저렴한 비지니스급 네스트호텔 삿포로 에키마에를 선택했다. 실내는 비좁지만 전체적으로 청결하고 친절한 분위기. 특히 조식은 강추! 1500엔(인당)으로 믿기지 않을 진수성찬. 스프카레로 유명한 고코로(心) 식당에서 점심. 삿포로역 주변을 둘러보고 다이마루, 도큐 백화점에서 저녁거리를 마련해서 호텔에서 식사. 야경을 보며 늦도록 산책. 세째날, 아침 일찍부터 구 도청사를 둘러보다. 관광객도 많았고 사적관리도 잘 된 곳이다. 바로 뒷편의 삿포로 대학 식물원을 방문. 일본의 자부심을 느낄수 있는 자연환경이 부러웠다. 오도리가로공원을 따라 걷다보니 TV타워가 나오고 한 십여분 가니 삿포로 팩토리와 양조박물관이 보였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그저그런 편. 삿포로역에서 열차 편으로 오타루행. 바다를 바라보며 에키벤으로 점심. 역에서 택시로 오르골당으로 직행.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구경거리 정도의 수준. 오히려 기타이치의 와인글래스가 품격이 있어보였다. 운하를 거닐며 오가는 이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재미도 꽤 쏠쏠. 오타루역으로 돌아가다 가마에이에서 가마보코를 한 입씩 맛보다. 괜찮다. 삿포로 역에서 택시로 삿포로 비루엔으로 직행. 가든 그릴에서 램을 주문하고 생맥주 한 잔씩 곁드리다. 우아한 분위기로 입맛을 돋우고 아쉬움을 삿포로역 상가6층의 라멘집에서 소바로 해결. 뛰어난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껏 여유로움을 부리며 즐긴 나흘도 어느듯 다 되었다.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좀 있어 가까운 나카지마 공원을 다녀오다. 지하철로 불과 두 정거장. 화려한 단풍은 절정의 농염한 자태를 과시. 공원 중간쯤에 특이한 양식의 음악당이 있었다. 뉴욕 필하모니의 유진 올만디가 건립에 관여한 모양이다. 동상도 있다. 일본의 변방인 이곳에서 문화의 뿌리를 엿본다. 삿포로에서 신치도세공항으로 쾌속열차를 타고 오다. 가족여행지로 맞춤한 곳으로 강추! |
출처: 가고 또 가고 원문보기 글쓴이: 길동무
첫댓글 삶 의 여유로움을 느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