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세상'에서 빛나는 35세 '공연계 블루칩' 가수 김동률 라이브 앨범 '2008 콘서트 모놀로그' 낸 가수 김동률 작년 발표한 앨범 12만장 판매 히트 "이렇게 큰 주목 받아 본 적 없어"
현 대중음악계를 '아이돌 세상'이라 정의하는 게 '오류'인 건, 이런 존재들 때문이다. 유희열, 이적, 윤상, 그리고 김동률. 2007년쯤부터 다시 존재감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이 '1990년대 싱어 송 라이터'들은 수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고, 공연계 '블루칩'이 됐다. 일종의 문화현상이다. 그중 단 한명을 꼽으라면? 작년 초 발표한 앨범 '모놀로그(Monologue)'로 12만장 판매고를 올린 김동률(35)일 수 있다. 스스로 "이렇게 큰 주목을 받았던 적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그는 최근 20대 시절을 능가하는 팬들의 확고한 지지를 얻었다. 그래서 부린 만용(蠻勇)일까? 지난해 공연의 추억을 모은 라이브 앨범 '2008 콘서트 모놀로그'를 '초호화판'으로 발매했다. 3장의 CD에 29곡의 노래를 담았다.
"가수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 바로 무대 위에 서 있을 때잖아요. 그 기억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개인적 욕심이 컸죠. 그리고 스태프들한테 욕먹을 정도로 꼼꼼하게 준비한 공연이었기 때문에 더욱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는 "작년부터 계속 '감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앨범 나오기 직전 주위 동료들이 '너답지 않은 음악'이라며 안쓰러운 시선을 보냈는데 의외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음악 덕분에 생전 처음 '9시 뉴스'에도 나와봤다"며 웃었다. 쉽고 만만해진 선율, 그리고 희소성이 새로운 김동률 팬덤의 원천.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 CD 3장으로 구성된‘초호화판’라이브 앨범을 내놓은 김동률. 그는“공연 DVD도 포함시킬까 고민했었지만 너무 다 보여주면 공연장에 올 사람이 줄어들 것 같아 참았다”며 웃었다./뮤직팜 제공
"저 같은 종류의 가수가 너무 없잖아요. 이제…. 사실 제 팬들 중 상당수는 김현철·윤상 선배 등을 거쳐서 온 분들인데 요즘 후배들 중에서는 제 팬을 '대물림'할 수 있는 친구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뭐 음반 시장이 워낙 힘들어져서 그런 걸 텐데…. 전 그런 환경에서 엉뚱하게 이득을 보는 경우인 거죠. 어떻게 보면 슬픈 일입니다."
김동률은 요즘 아이돌 그룹들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쉬운 선율이 경쾌한 리듬과 잘 맞아떨어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노래가 많다"며 "가장 중요한 건 과거와 달리 상스럽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빅뱅의 '거짓말', 태양의 '나만 바라봐'는 그가 특별히 인정한 노래들. 이효리의 '유 고 걸', 엄정화의 '디스코'도 좋았단다.
"음악 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아이돌 쪽은 걱정할 게 없어요. 이제 아이돌 음악은 '후지다'는 편견을 가질 수가 없다니까요. 사운드 좋고 편곡 좋고, 심지어 노래까지 잘하죠. 일본보다 훨씬 나아요. 얼마 전 일본에 갔다가 호텔 TV로 아이돌 그룹들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아주 '가관'이더라고요." 그러나 그는 곧 "일본 음악계의 힘은 다른 데 있다"며 "모든 장르의 음악이 세계 2위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부럽다"고 덧붙였다.
"우리 음악계는 장르의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해서 그럴까요? 전 요즘 전 국민이 사진가가 된 것 같아서 깜짝 놀라고 있어요. 삼청동에 나가면 전부 DSLR 카메라 한 대씩은 들고 있잖아요."
김동률은 90년대의 자신을 떠올리며 "지금은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옛날에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음악을 했었죠. 사람들이 좋아해 주면 고맙지만 안 좋아해도 그만이라는 오만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달라요. 제 노래가 수많은 사람들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자꾸 확인하게 되면서 대중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게 생겼어요. 뭐, 바야흐로 중견가수가 된 것 아닐까요?"
1년 만에 김동률은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작년에 너무 달렸다"며 "한두 달간 유럽에서 쉬고 오겠다"고 했다. 그사이 라이브 앨범은 어떤 성적을 거둘까? 김동률은 "수익은 꿈도 안 꾼다"고 했지만 일단 시작은 좋다. 발매 직후 음반판매순위 1위에 올랐으니까. 상업적 기준으로도 아이돌 못지않다.
첫댓글 가슴을 울리는 멜로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