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6. 제10회 성주참외 전국마라톤대회 – 잔인한 4월, 운동으로 싹~~~.
기록 : 김진평 하프코스 1:49‘53“
4월은 꽃의 기간이다. 온 길가와 산에 목련부터 시작하여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등등의 봄꽃들이 만발하여 어디를 가도 눈요기하기가 좋다.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꽃구경과 야외활동을 하러 나간다. 그러나 현 경상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병원 인정평가가 4월 21~24일까지 4일 동안 코앞에 있다. 물론 약 일 년 전부터 천천히 준비하고, 4차 리허설까지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박근혜정부가 시작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따른 비정상화의 정상화 작업에 우리 병원도 4월말까지 라는 정해진 기한 내에 마무리를 하려고 많은 회의들을 통해 준비 중에 있다. 따라서 직원들은 병원인정평가 준비와 방만경영 해결을 위해 4월 한 달 동안 너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꽃 보러 나들이도 못가고, 고생하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4월 5일 합천벚꽃마라톤대회 후 3주 만에 나가는 성주대회는 처음 참가하는 대회다. 대회규모는 커지 않아 풀코스는 없고, 하프코스 이하만 있다. 총 참가자는 약 4,500여명인데 하프코스 400 여명, 10km 1,000 여명, 나머지는 5km 참가자다. 6:40 am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최용부, 구청회, 한관희, 이용성, 그리고 나까지 5명이 만나 합천, 고령까지는 국도를, 그 이후부터는 고속도로를 타고 성주대회장에 도착하니 8:10am 경이었다. 새벽 진주에서 출발할 때는 쌀쌀했는데 상주에 도착하니 해는 쨍쨍하였고, 최고기온이 29도에 달한다고 하니 달리기에는 많이 더울 것 같았다. 그래서 1시간 50분 정도의 목표를 잡았다. 대회장 근처 도로에서 천천히 몸을 풀었다.
맨 후미에서 같이 간 경마클 회원들과 출발선에 섰다. 구청회회원과 같이 처음부터 같이 동반주를 했다. 첫 1km까지는 상주 읍내를 통과하는 도로로 평탄했다. 이후 약 1km는 꽤 심한 오르막이 있었고, 내리막이 있다가 5km까지는 평탄했다. 24분이 경과하고 있었으니 km당 4분 50초 정도의 속도였다. 달리는 도로가 최근 완성된 듯한 4차선 국도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전혀없어 내리쬐는 뙤악 빛을 고스란히 맞고 뛸 수밖에 없었다. 뛸수록 힘든데 뜨거운 해로 인해 조금씩 더 지쳐갔다. 다시 완만한 오르막, 속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구청회회원이 앞에서 끌어 주시는데... ... 따라가기가 점점 더 힘들어 먼저가시라는 손짓에도 계속 같이 가자며 속도를 늦춰 주셨다. 약 6km부터 또다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저 멀리 고개가 보이는데... 왜 이리 먼지...2.5 km마다 있는 음수대에서 목도 축이고, 몸도 적시고... ... 계속되는 오르막, 힘들었다. 고개 올라가니 9km 이정표가 보였다. 힘을 내어 내리막을 따라 가다보니 10km 이정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km당 5분의 속도였다. 반환점을 돌아 이제는 다시 오르막이다. 힘들었다. 그러나 걷지 않고 천천히 오르막을 올라갔다. 약 4-5m 앞에서 뒤를 한 번씩 돌아보시며 구청회회원이 달리고 있었다. 근처 다른 달림이들도 천천히 나와 비슷한 속도로 오르막을 달리고 있었는데... 모두 힘들어 보였다. 16km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며 조금 걸었다. 반환점을 돌고 난 후는 속도가 뚝 떨어져 시간 보는 것도 포기했다. 그냥 몸이 하는 대로 천천히 달렸다. 19km 지점 오르막에서도 조금 걸었다. 구회장님도 같이 걸어 주셨다. 고맙고 감사했다. 또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옆에서 조금만 더 가면 골인지점이고 조금만 노력하면 1시간 40분대의 기록을 만들 수 있다고 독려해 주셨다. 나는 구회장님을 따라 뛰었다. 20km 이정표에서 1시간 45분 정도였다. 50분대 이전의 기록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어 계속 따라 뛰다가 약 2-300m 남기고 스퍼트를 했다. 사실 모든 대회에서 개인의 안전을 위하여 마지막 스퍼트를 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심장문제 (심근경색증)로 사망사고가 일 년에 1-2회 일어나기 때문이다. 골인!!! 같이 간 이용성회원이 골인장면을 사진을 찍어주었다. 1:49‘53“였다. 힘들게 힘들게 구회장님의 덕분으로 목표 달성했다. 물을 마시며 약간의 안정을 취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주위에는 비슷하게 골인하신 분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이렇게 힘든데 왜 이런 것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농담하면서, 웃으면서 ... ... 그러나 대부분은 뛸때는 힘들었지만 뛰고 난 후 만족감을 느끼는 얼굴들이었다.
기념품으로는 옷이 아니라 지역 특산물인 참외 2kg을 받았다. 가족을 위해 추가로 조금 더 구입하여 가져간 애마에 실어 놓고 다시 대회장으로 와서 한관희, 최용부회원들이 골인하는 것으로 보고 먹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막걸이, 김치, 돼지 수육 등을 먹었다. 한관희 회장님이 아시는 교수님을 만나 인사도 나누고... ... 이용성회원은 의전원 학생으로 시험공부 등등으로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어 조금만 뛰다가 돌아왔다고... ...
상주에는 특별한 맛집을 몰라 진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지난 합천대회 후 먹은 오부자 한우촌에서 최용부교수님께서 쏘신 맛난 전골을 먹고, 진주로 돌아와 각자 집으로... ...
‘마라톤 대회, 충동적으로 출전하고 있지 않습니까?’라는 제목의 어떤 칼럼을 보았다. ‘장거리 연습 삼아 출전한다’고 나름의 논리를 펼치지만 아무리 펀런 모드로 뛰겠다 마음먹어도 대회에선 평소 연습 페이스보다 빨라지기 마련이라서 대회 참가 스케줄은 하프의 경우 1개월 이상, 10km는 2~3주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거의 여름 날씨다. 모두 기록 생각하지 말고, 건강을 생각하며 천천히 달리자.
김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