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수병원 신경과 오병철 과장
줄기세포 치료란 무엇인가? (신경과 환자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전망과 문제점)
9월 30일 모 일간지에서 내년도 주요 산업으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지원을 위해 2백 65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1월 공포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시행규칙안을 입법예고하고 배아연구 관련기관의 인력규정과 잔여 배아 제공 및 폐기에 관한 세부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잔여 배아연구를 할 수 있는 난치성 질환으로 뇌졸중, 알츠하이머성 치매, 척수마비, 제1형 당뇨병, 백혈병, 선천성면역결핍증, 심근경색증, 간경화, 파킨슨병 등 16개 질환이 선정됐다.
이중 4가지 즉, 뇌졸중, 치매, 척수마비, 파킨슨병이 모두 신경계 질환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아마 그들의 고통 중의 하나는 언젠가 획기적인 치료법이 발견되리라는 기대 속에 긴 시간을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이런 신경계 질환에서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중추 신경계는 한번 손상되면 소생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고, 따라서 앞서 말한 질환들의 최선의 치료는 기껏 병의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키거나 재활치료를 통해 현 상태에서 환경에 적응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고작이다. 따라서 이런 죽은 세포를 대신할 세포를 이식하여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면 완전치는 안더라도 획기적인 증상 개선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척수 장애 환자의 경우, 보행은 완전치 않더라도 대 소변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는 경우다. 신경이식을 위한 세포로는 유아나 성인의 신경세포 또는 비신경세포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다기능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 특히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germ cell)는 많은 증식능력이 있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 앞으로 이용가능성이 제일 높다.
이 배아줄기세포는 최근에 인간의 배반포(blastocyst)에서 추출에 성공하였다. 최근에 나오는 논문들에 의하면 비록 동물 실험이긴 해도 척수 손상 시에 이식하였던 배아줄기세포가 성공적으로 증식하여 증상의 개선을 보인 예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 있어서는 다른 사람의 난자세포를 이용하여야하는 것 때문에 윤리적인 또는 종교적인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다른 여자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대신 환자의 체세포 핵을 집어넣어서 환자와 동일한 인간모델을 만든 다음 이것을 배양하여 여기서 세포를 추출하여야하기 때문이다.
1984년 영국의 워녹 보고서에 의하면 특정 시점을 만들어 이 시점이전에는 배아를 치료 또는 연구에 사용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시점도 역시 임의적인 것이기 때문에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금지시키지 못할 바에는 특정시점을 정해놓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타협점이 있을 듯싶다. 어째든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문제점들을 조금씩 해결해간다면 불치병 치료에 있어 몇 년 안에 획기적인 치료법 중의 하나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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