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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5 조선일보 내부의 敵을 키워라
[Cover Story]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 대명사 '오토캐드' 만든 오토데스크
①내부의 적을 키워라
외부의 敵이 나타났다는 건 차별화된 신기술 개발 기회
②기술을 오픈하라
무료화로 새로운 생태계 창조…중국서 시장 10배 이상 키워
③탄력성을 가져라
개척자에서 추격자로 추격자에서 다시 개척자로…33년 성공 이어와
현대·기아차의 남양 디자인 연구소부터 폴크스바겐의 독일 본사 디자인 연구소까지, 샌프란시스코의 디자인 회사부터 중국의 제조 공장까지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필수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설계 및 디자인 프로그램인 '오토캐드(AutoCAD)'다. 오토캐드로 만든 설계 도면 파일의 형식인 '.DWG'는 업계 표준이 됐다. DWG 파일의 숫자는 10년 전에 이미 10억개를 넘어섰다. 햄버거의 대명사가 맥도널드라면,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의 대명사는 오토캐드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은 오토데스크(Autodesk)다. 지난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이 회사의 연례 콘퍼런스가 열렸다. 세계 각지에서 고객 1만여명이 모였다. 행사 이틀째 되는 날 칼 배스(Bass·58) 오토데스크 사장(CEO)을 만났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9년째 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 차림이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오마주 같았다. 다만 잡스와 달리 덩치가 크고 우람했다. 목소리는 매우 걸걸했고, 어투는 호탕했다.
그에게 오토데스크가 30년 이상 기술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마치 비법 하나를 전수한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으며 "내부의 적을 키워야 한다(disrupt inside)"고 말했다.
"회사 안에는 회사의 핵심 프로그램을 위협할 수 있는 신기술이 늘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외부 회사를 사들입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저희 핵심 제품인 오토캐드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오토캐드는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에서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쟁사 제품은 오토캐드와 비슷한 성능을 가졌으면서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저희 제품보다 낫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회사를 샀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금을 넉넉히 지원해주면서 '하던 일을 계속 하라'고 했습니다.
다른 회사라면 흔히 새로 영입한 회사의 직원들을 뿔뿔이 흩어놓고 기존에 하던 프로젝트는 덮어버립니다. 이유가 뭘까요? 신제품이 핵심 제품의 매출을 잠식하기 때문입니다. 또 새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존 프로그램을 개선하려면 작은 코드부터 인프라까지 손을 대야 할 곳이 너무 많아집니다. 아주 귀찮은 일이죠.
그러나 저희는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팀은 연구를 계속했고, 결국 '오토캐드 360'이란 신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오토캐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저희는 외부에서 저희를 죽이려던 회사를 사서 그 일을 계속하게 했습니다. 그런 문화가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기업은 자사의 핵심 제품과 비슷한 또 다른 제품을 좀처럼 만들지 않는다. 기존 제품 판매를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자기 시장 잠식(cannibaliz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오토데스크는 오히려 자기 시장 잠식을 권장하는 것이다. 장세진 카이스트대 경영대 교수는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회사가 내부에서는 적을 키우면서도, 외부에서는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개발해 온 기술 특허 상당수를 공개해 왔고,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3D 프린터용 운영체제(OS) '스파크'도 공짜로 풀어버렸다. 한 달 전엔 폭탄 선언을 했다. 학생이나 교수가 교육용으로 자사 프로그램을 쓸 경우 모두 무료라고 선언한 것이다. 배스 사장은 "우리 회사의 두번째 성공 비결은 오픈"이라며 "단기적인 수입보다는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을 오픈하는 이유를 "기준을 세운 회사가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C 운영체제가 그랬고(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스마트폰이 그랬고(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PC(iOS)가 그랬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3D 프린터의 기준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세진 교수는 "오토데스크는 개방적 혁신의 극단을 달리는 기업"이라며 "시장에서 표준 기업의 위치를 확보하면 당장은 손해를 봐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자가 그냥 베껴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그건 오히려 무척 환영할 일입니다. (웃음) 저희는 경쟁자들이 더 많이 우리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시장에서 더 많고 다양한 혁신 기회를 낳을 것이며,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법니까?
"맞아요. 스파크는 돈을 벌지 않습니다. 저희가 공개한 다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용자를 모으고, 그들의 반응을 보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겁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보면, 돈을 내다 버리는 격입니다. 그러나 IT 업계는 시장을 확대하고 파이를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드로이드를 생각해보세요.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팔아서 돈을 번 것이 아닙니다. 그 강력한 인지도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바탕으로 다른 데서 돈을 벌었죠. 저희는 이런 시각이 비즈니스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오토데스크는 기자와 인터뷰가 있던 날 아침 전 세계 모든 학생과 교사, 학교에 전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매년 100만 달러(약 10억원)씩 벌어오던 수익을 모두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세계 188개국에서 약 2억명의 학생과 8만여 곳의 학교가 오토데스크 프로그램을 손쉽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게 됐다.
교육 시장을 포기하고 공짜로 풀어버린 이유를 묻자 배스 사장 옆에 앉아있던 톰 조셉(Joseph) 교육 부문 최고책임자가 대신 답했다.
“원래 저희 프로그램은 전문가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술력이 점점 발전하면서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만 저희 프로그램을 쓸 것 같진 않았습니다.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고, 저희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잠재 고객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려면 어렸을 때부터 저희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에서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힌 학생들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은 저희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겁니다.
작은 시장에 집중해 작은 수익을 거둘 것인가, 아니면 큰 시장을 노리고 큰 기회를 볼 것인가. 저희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교육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100만 달러 정도인데, 그 정도면 포기하고 더 큰 시장을 노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기술을 공개하라…시장이 커질 것이니
조셉 씨는 과거 중국 시장 진출 사례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가 교육시장에 진출할 때 첫 대상지는 중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번 돈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50만 달러입니다. 그 이상 벌어본 적이 없어요. 중국에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가 많기도 하지만, 저희 소프트웨어를 제 돈 내고 쓸 만큼 부유한 학교가 몇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이 사업을 수익성 사업으로 유지하는 한 중국 아이들 중 고작 7만명 정도가 우리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게 될 겁니다. 그런데 만약 저희가 이를 무료화하면 100만명은 익힐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건 거대한 문화적 충격입니다. 미래에 큰 잠재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프로그램을 공짜로 푼다고만 해서 사용자가 쉽게 늘어나기 어려울 텐데요. 적어도 사용법은 가르쳐줘야 하지 않을까요?
“프로그램 활용 방법이나 도면 샘플은 모두 인터넷에 공유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시장이 태어납니다. 교육용 자료를 팔 수도 있고, 코칭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또 하나의 생태계가 나타나는 셈입니다. 저희가 만약 소프트웨어를 돈 받고 팔았다면 시장이 아주 작았을 겁니다. 그런데 무료화하면서 시장이 10배 이상 커졌습니다. ”
시장을 살피면 미래가 보인다
핵심 제품이며 관련 특허를 계속 공개하면 과연 돈은 어떻게 버는 걸까. 오토데스크는 늘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새 시장을 찾는다. 배스 사장은 “제가 하는 일은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다음 세대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말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3~4년 전 저는 설계 프로그램의 미래가 ‘클라우드 컴퓨터’ 즉, 인터넷으로 연결된 컴퓨터만 있으면 여러 사람이 한 화면에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수백만개의 기술적인 이유를 들며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기술력이 발전합니다. 다양한 기술력이 나오면 기존의 한계는 더 이상 한계가 아니게 됩니다. 자동차는 요즘 나사 하나도 컴퓨터로 설계됩니다. 그런데 30년 전만 해도 모두 손으로 그렸습니다. 문득 놀랍지 않습니까? 이제 모든 회사는 한 발짝 더 빨리 나아가야 합니다.”
제프 코왈스키(Kowalski)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부터 미래 트렌드를 포착해야 한다”며 부연 설명했다.
“시장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저희는 새로 움트는 트렌드를 포착하기 위해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오늘 이 행사도 마찬가지죠. 참석자 중에는 도시 건축가도 있고, 생물학자도 있습니다. 이들을 저희 제품을 개발하는 컴퓨터 엔지니어들과 만나게끔 주선합니다. 엔지니어들이 알지 못했던 시장 수요를 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협업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할 수 있습니다.
연구 개발(R&D) 과정에서도 탐색은 중요합니다. 여러 가지 시제품을 만들어 보고 시장에서 먹힐지 아닐지 가늠해 보는 겁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꼭 필요한 부분’과 ‘빼도 되는 부분’이 나뉩니다. 많은 사람이 R&D를 연구와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다릅니다. ‘리스크와 결정론(Risk & Determinism·이 세상의 모든 일은 인과 관계에 의해 결정되며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러 차례 리스크를 짊어지면, 그 노하우가 쌓여 성공하는 제품 하나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척자였다가 추격자였다가…상황에 따라 변신
배스 사장은 회사의 세 번째 성공 비결로 ‘탄력성(resilience)’을 꼽았다. 이번에는 그랜트 로셸(Rochelle) 판매 부문 총괄 부사장이 설명했다.
“처음 회사가 태어났을 땐 말 그대로 벤처기업이었습니다. 저희는 컴퓨터 화면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팔았습니다. 이 제품이 발전을 거듭해 오토캐드가 된 겁니다. 저희는 디자인 프로그램이라는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 곡선을 그렸습니다.
1990년대 회사는 변혁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3D 프로그램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원래의 오토캐드는 2D 기반이었기 때문에 3D와 비교했을 때는 성능이 조금 미달했습니다. 한 때 업계 1등을 놓치기도 했죠. 그래서 저희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습니다. 처음 10년이 ‘개척자’였다면, 그 이후 10년은 후발 주자 전략, 그중에서도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을 택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의 장점을 보고 배우면서 빠르게 시장 선두를 쫓아갔습니다. 대신 저희는 ‘적당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저가 전략은 전형적인 추격자 전략이죠. 금세 1등 기업의 위치를 되찾았습니다. 3D 프린터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희보다 먼저 3D 프린터를 개발한 업체를 뒤따라 가면서 효율적으로 추격했습니다.
4년 전, 저희는 다시 비즈니스 전략을 바꿨습니다. 다시 개척자가 되기로 한 겁니다. 앞으로는 제조와 생산 과정에서 3D 프린터가 주류가 될 겁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에 나온 3D 프린터는 제법 많지만,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다들 뚜렷한 차이가 없습니다. 혁신이 멈춰 있는 겁니다. 새로운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파크’를 내놓고 다시 개척자로 되돌아갔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유동적으로 변신할 수 있었습니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나 시험에 부딪칩니다. 그래서 오토데스크는 최대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춰둡니다. 전문가를 위한 건축 설계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반 고객을 위한 디자인 프로그램도 있고, 영화 산업용 3D 제품이나 3D 프린터 시장에도 진출했죠. 이런 다양성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든 회사의 주력 제품군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탄력적이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비슷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라이센스(license·제품을 사서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 모델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때부터 ‘구독(subscription·1년 또는 2년 계약을 맺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기간만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저희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일부 제품은 라이센스로 판매합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라이센스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하다간 ‘하나의 전문성’도 놓치게 되는 법 아닙니까?
“여러 분야에 투자한다고 해도, 서로 아예 다른 분야는 아닙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두 ‘3D 디자인 설계’에 해당합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핵심 분야를 공유하는 투자는 다양성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토데스크는 최근 3D 프린터 전용 운영체제인 ‘스파크’를 내놓는 것과 함께 3D 프린터 ‘앰버’도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든 것이다.
코왈스키 부사장은 그러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고 하드웨어로 갈아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의미는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 체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넥서스’라는 스마트폰을 직접 만든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돈을 벌기 위해서 넥서스 폰을 만들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필요했고,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직접 넥서스를 만든 겁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출시한 앰버는 스파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저희는 이걸로 3D 프린터 완제품 시장에서 경쟁하고픈 생각이 없습니다.
신기술이 개발될 때는 정해진 기준(reference)이 없습니다. 그러나 곧 한 선도적 기업이 하나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토대로 큰 발전을 이룹니다. 시장이 커질 뿐 아니라, 기준을 세운 회사가 시장을 장악합니다. 저희는 3D 프린터에도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적으로 3D 프린팅은 제조업의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애쓰는 것입니다.”
오토데스크 사장을 비롯해 4명의 최고 경영진으로부터 2시간 반에 걸쳐 과외 수업을 받은 기분이었다. 기술 기업의 대명사인 오토데스크가 기술 우위를 지키는 비결은 결국 세 가지였다. 내부의 적을 키우고, 기술을 오픈하고, 탄력성을 가지는 것. 어느 것 하나도 쉽게 따라 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데스크(Autodesk)
세계 최대 설계·디자인 프로그램 개발 회사. 1982년 설립됐고, 제조·건설·미디어 등 거의 전 산업에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대차를 포함해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이 회사 제품을 쓰지 않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영화 시각효과 프로그램도 판매하는데, 아바타, 그래비티 등 이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화가 작년까지 19년 연속 아카데미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최근 3D 프린터 운영체제(OS)를 내놓으면서 3D 프린터 시장에도 진출했다. 작년 매출은 22억 7400만 달러(2조 5000억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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