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41. '자문하다'와 '자문 받다'
"뭉칫돈 투자는 펀드매니저에게 자문을 구해야지"
"김 대리, 결혼하기까지 박 대리에게 자문을 받았나?"
'자문하다' '자문 받다'는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위 예문처럼 잘못 사용하는 일이 많다.
자문(諮問)이란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면
'남에게 의견을 물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諮와 問은 다 같이 '물음, 묻다'를 뜻한다.
따라서 자문은 질문과 그 뜻이 거의 같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위 예문처럼
자기가 자문(질문)을 '해서'
답변을 '받(구하)는' 행위를 뭉뚱그려
'자문을 구하다' '자문을 받다'로 잘못 쓰고 있다.
위 예문에서 자문 대신에 질문을 넣어보자.
엉뚱한 문장이 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자문 대신에 질문을 넣어도
문장이 매끄러우면 제대로 쓰였다고 보면 된다.
결국 위 예문은 "뭉칫돈 투자는 펀드매니저에게 자문을 해야지"
"김 대리, 결혼하기까지 누구에게 자문을 했나?"로 해야 맞다.
'자문(을) 받다'라는 말은 위 예문의 경우
펀드매니저나 박 대리의 위치에서 쓸 수 있는 말이다.
"뭉칫돈을 어떻게 굴렸으면 좋겠느냐는 고객의 자문을 받았다"
"연애방법에 대해 김 대리로부터 매일 자문을 받았다"가 그 예다.
그리고 자문(질문)을 받은 사람은
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자문에 응했다'고 표현하면 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위 설명에 따르면 대통령 자문 기구는
'대통령에게 자문(질문)해 주는 기구'가 아니라
'대통령이 자문하는 기구'
또는 '대통령의 자문을 받아(서 응답해) 주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조성철
첫댓글 자문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설명을 읽고보니 이해가 잘 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