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에 꽃을 피우려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성'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물을 자주 주지 말아야 한다?
천만에.
사과나무에

탐스러운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게 하려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정성'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나무를 귀하게 여기며
거름을 많이 주어야 한다?
역시 천만에.
선인장에 꽃을 피우려면
사막에서 물만나듯 주어야 합니다.
낮에는 강한 볕을 쪼여주고
밤에는 서늘한 기운을 맞게 할 것이며
얼어죽지 않을 만큼 혹독한 겨울을 겪게 하면
다음 생을 준비하느라 얼른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사과나무에 알알이 사과가 영글게 하려면
나무가 열매맺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푸른 가지도 아깝지만 싹둑 잘라주고,
필요한 열매보다 더 많이 피어나는 꽃은 똑똑 따주어야 하며
힘내라고 주는 거름도
9월 10월 수확의 시기에 이를 때까지 너무 늦주게 되면
과일이 여물지 않는 법입니다.
왜? 밥주는 사람이 있으니
스스로 여물 생각을 안하는 것이지요.
그럼 너는?
뭘 믿고
호흡이, 뉴스가
아직도 여물지 않는가
생각해보라는 얘기.
그런데 스피노자는 정말 사과나무를 심었을까?
그가 심은 철학의 나무는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