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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서울문학회, 2025년 하반기 가을 시화전 원고 접수 현황
-원고 접수 기간 : 8월 17일 ~ 8월 31일 까지
-시화전 전시 일정 : 9월 28일 ~ 10월 18일까지
01. 이문희 회장 : 詩가 날 부르는군
詩가 날 부르는군 / 이문희
사업에 실패해
방 구석에 쳐 박힌 날
자네가 날 부르는군
세상일 바빠
詩들 詩들하게 여겼던
방 구석에 쳐 박아 두었던
자네들이 날 반겨 부르는군
詩가 날 찾아 오는군
사랑에 실패해
방 구석에 쳐 박혀 한숨 짓던 날
그동안 詩詩하게 대장부가 뭐야 하며
방 구석에 쳐 박아 두었던
자네들이 날 찾아 반기는군
詩들 詩들하게
문전박대 해왔던
詩詩하게 만 여겼던
자네들이 날 찾아 반기는군
02. 김지아 고문 : 새벽 소나기
새벽 소나기 / 김지아
요란한 창문 노크 소리에
커튼을 제켰다
사선으로 쏟아지는 소나기가
그리도 요란했구나
창틀에 두 손 걸고 엊그제 떠나 버린
내 단짝 친구의 비보 !
오늘은 저 빗속을
우산 없이 맨발로 그냥 걷고 싶다
어차피 눈물에 젖을 바엔
빗물인지 눈물인지 섞여 흐를 테니
아무도 내 눈물 볼 수 없겠지
03. 이주현 고문 : 미풍
미풍 / 이주현
스쳐간 바람인데
옆구리가 시리다
가물한 추억인데
꽃처럼 아름답고
눈비가 내려도
쓰러질 줄 모르고
창틈으로 배시시
엔도르핀 날리며
마음에 피는 꽃은
계절이 없다.
04. 이주현 고문 : 그리움
그리움 / 이주현
마음이 반듯하여
뜰앞에 나왔더니
별도 달도 먼저 알고
풀잎에서 기다린다
구름 한 장 손에 들고
달빛 불을 밝혀
시 한 소절 올려놓고
그대인 듯 바라본다
05. 이상연 자문위원 : 가을향기
가을 향기 / 이상연
그 무덥고 후덥 던 그 날
가을 바람 속 시원한
여인의 모습
언제 인가
가을 여인으로 다가오는 여인
누님 꽃처럼
다가 갈수록 느껴지는 가을 향기
오늘도 빈 가슴 에이는 그리움
애 끓는 가슴 저미며
덩그러니 홀로 앉아 저녁 해 보며
대답없는 노을처럼 붉게 물들어간다.
06. 이상연 자문위원 : 하얀눈은 내리네
하얀눈은 내리네 / 이상연
저 산 서산
앞 강물 뒷 강물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서산 산마루에 해 지고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져도 가느다란
소리없는 무심한 사람
오늘도 바람결에 구름 가리고
달빛 하늘 바람 타고서
가버린 무심한 사람아
내 가슴 덥듯이 눈 내리네
오라고 하면 그리로 갈까요
수정물에 몸 담고 하얀 구름 타고
나그네처럼
07. 오남희 자문위원 : 연鳶
연鳶 / 소정 오남희
바람보다 더 가볍게
허공을 나네 티끌만 한
욕망마저 다 버렸다 하네
생의 집념마저
거미줄 같은 실타래에
미련 없이 맡기고
꼬리 흔들며 하늘을 나는가?
고행의 길 얼마나 가벼워져야
저리도 유유히
바람을 따라 잡는가
생과 사를 초개같이
여기는 도인처럼 가는 곳이
닿는 곳이 쉴 곳이라 하네.
08. 최순미 재무국장 : 빈병
빈병 / 최순미
오늘도
빈병 시알려 본다
너의 눈물, 나의 눈물
아름다운 모습 보인다
빈병 속의 너는 어디
빈병 속
나의 모습과 같아
비워도 비워도
나를 채울 수 없는 너
또, 비여도 채울 수 없는 너
그리움
내 눈이 아프다
09. 김창배 운영국장 : 통기타 음악이 흐르고
통기타 음악이 흐르고
김창배
푸른 숲길을 걸으면
그대 목소리 닮은 바람이 분다
지친 하루 끝에
통기타에 몸을 맡기고
기타 운율에 마음이 맑아진다
저 멀리
맑은 강물 따라 흐르는 사연들
이 삶이 길이라면
그 길 위에서 부른 노래가
내 존재의 흔적이 되길
자유로운 영혼 되어
별빛 아래 고요히 기도한다.
10. 김창배 운영국장 : 가을빛 그리움
가을빛 그리움
김창배
홍시가
노을 닮은 미소로
살며시 속삭인다
감나무 가지 위
기다림이 붉게 익어가고
까치, 직박구리
그리움 하나씩 쪼아 먹고
행복을 울음처럼 날려 보낸다
소슬바람에
낙엽이 무언의 편지를 띄우고
가을날 홍시처럼
내 마음도 물들어간다.
11. 김일주 운영이사 : 아침이슬
아침 이슬 / 김일주
이슬방울이
미끄럼을 탄다
어린 풀잎
간지러워서
파르르 파르르
털며
누웠다
일어선다.
12. 김일주 운영이사 :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 김일주
초가을 하얀 서리
머리에 이고
밤을 지새운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마당 앞 장독대에 홀로 앉아
깊은 상념에 젖어 들어
손 내밀어 보아도
미동도 없이
도망갈 마음 없는 잠자리 녀석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에
도리어 나의 심장이
덜컥 요동치네요
13. 이용주 시인 : 심장은 달린다
심장은 달린다 / 이용주
플랫폼 바람 사이로
마음 한 조각이 스친다
철로 아래
어둠이 길게 눕고
멈추지 않는
도시의 심장이
차창 밖을 박동 친다
숨을 삼킨 얼굴들이
흔들리는 창에 비친다
잡은 손잡이 위로
하루가 출렁이고
같은 칸,
다른 시간이 옆자리에 앉는다
조용히 달리는 철이
대신 숨을 쉰다
14. 이용주 시인 : 발목에 묶인 아침
발목에 묶인 아침 / 이용주
에스컬레이터 위
숨이 먼저 지상에 닿는다
땀은
출근부에 이름을 남기고
낯선 얼굴들 사이
선풍기 바람이 부서진다
손목의 시계는
더운 심장을 돌리고
역촌역 입구쯤
피곤이 웃음으로 갈라진다
누구도
“버틴다”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발목에 묶여 있다
15. 이정원 문화예술 홍보이사 : 석양의 노래
석양의 노래/ 작사 이정원,작곡 이종희 with ai
하얀 물감 풀어진 구름 흘러간 세월 한숨 되
멀리 하늘 올려다보면 어슴푸레 기억 떠올라
야속하게 흐른 세월 허공 속에 추억 맴돌아
조용히 눈을 감고서 그리움의 노래를
햇살이 사그라지면 주인 없는 어둠처럼
영혼 없는 육신 되어 여명의 빈자리 찾아
멍한 눈동자에 슬픔이 고이네
산등성이 걸터앉은 붉은 해가 지면
내 마음 깊은 곳도 소리 없이 멈춰 서네
서성이는 나그네 갈 곳조차 잊고
붉게 물든 저녁 하늘 내 마음 닮았네
석양 따라 걷는 길은 조용한 그리움의 길
갈 곳 잃은 나그네여 석양 끝에 머무소서
16. 이정원 문화예술 홍보이사 : 등대 한 줄기 빛
등대 한 줄기 빛 / 작사 이정원,작곡 이종희 with ai
한 줄기 등대 빛 애타는 내 가슴이런가
어두운 밤바다 조용히 비추고 있어
거센 파도 일렁여도 흔들림 없이 서 있어
외로운 빈자리를 말없이 지켜주네
만선으로 돌아오는 어부 기쁜 목소리로 반기듯
기다림에 지친 나에게 목마른 눈빛을 보내네
어둠을 밝히는 등대 인생 항해의 나침반
선한 빛 되어 서 있어 그리움의 증인이 되어
거센 세월 몰아쳐도 빛은 사라지지 않네
등대는 내 마음 속에 희망처럼 타오르네
17. 이현진 국민기자뉴스 기자 : 검선일여
검선일여(劍禪一如) / 이현진
칼끝 위에 춤추는 바람의 노래
고요 속에 잠긴 내 마음의 모래
번뇌의 그림자 모두 잘라내
검은 손에 쥐고 선과 함께해
검이 나가면 선이 곁에 서네
고요한 마음 속, 깊이 잠겨 보네
칼날 위에 흐르는 바람처럼
검선일여, 진리로 가는 여정
깊은 내면 탐구, 끝없는 고행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다시 조명
번뇌를 베어내는 날카로운 순간
검과 선의 춤, 시간도 멈춘다
바람 속의 고요, 물결 같은 리듬
칼끝의 진실, 내면의 깊은 비밀
선의 길 위에서 찾는 나의 빛
검선일여, 영원히 함께할 길
검이 말하네, 마음의 평화를
선이 보여주네, 세상의 조화를
이 길 위에서 모든 걸 내려놓네
검선일여, 이 순간 나를 완성하네
18. 이현진 국민기자뉴스 기자 : 검도인생
검도인생(劍道人生) / 이현진
중단세를 잡고 나아가니
사나이의 눈빛이 반짝인다
심호흡으로 집중을 모으고
상대의 모습에 나를 비춘다
머리 손목 허리 찌름
기합 소리가 가슴을 친다
매일 수련 속에 나를 닦아
검도는 나를 깨우친다
내 몸은 춤을 추듯이 흘러
죽도의 울림이 하늘을 가른다
한 걸음씩 내딛는 그 순간
삶의 진리가 손에 닿는다
상대와의 교감은 나와의 대화
검도는 내 마음의 거울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교훈
인생의 길에 빛을 더한다
- 19. 류안 코리아아트뉴스 발행인 : 1작품 예정
20. 최정민 시인 : 나는 네 시를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나는 네 시를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 최정민
시가 일어섰다
가게마다 줄지어 장을 펼치듯
한 행만 읊어달라고
한 문장만 외워주라고
한 연만 기억해 달라고
나는 네 시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는다
시 한 편을 다 가지고 싶어서
시의 즐거움을 곱씹고 싶어서
추억처럼 간직하려고
21. 이윤옥 시인 : 매화
매화 / 이윤옥
서릿발 돋는 추위 속에서
얼음조각 별이 되어 빛난다
눈꽃 핀 언 땅을 뒤덮은 하얀 이끼 사이로
은빛 숨결이 뛴다
산천에 흘린 옛 눈물이
겨울 끝자락을 붙들고
겹겹의 꽃으로 피었다
화선지에 퍼지는 묵향
붓 끝에서 이어 달리고
꽃 그늘 아래에서 펼친 이야기 꽃
봄 기다리며 피고 진다
나뭇가지 마다 모여 앉은
싱그러운 향기
조용히 깨어나던 봄 햇살 따라
꽃망울 타고 흩어진다
찬바람 맞으며
얼음 문 두드릴 때
문득 내가 봄을 알리는 첫 화신임을 깨닫는다
잠자는 어둠을 깨우는
화사한 빛으로 봄은 오고
짙은 매화 향 희망 싣고 퍼진다
22. 이윤옥 시인 : 나팔꽃 피는 아침
나팔꽃 피는 아침 / 이윤옥
보고픈 님 모습 가슴에 묻고
먼 길 떠나며 간직한
고고한 아름다움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
달빛 아래 춤추고
새로 태어난 세포막
쏟아지는 달의 스펙트럼 받아 호흡한다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밀려오면
달려온 길 뒤돌아본다
얼굴 스치는 새벽바람 맞으며
그리움 젖은 꽃잎에 불 켜면
발길 멈춘 창문가에
그리운 얼굴 떠 오른다
23. 이윤영 시인 : 그간 사랑은
그간 사랑은
keziah Lee 이윤영
하늘이 곱게 펼쳐지고 있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층층이 쌓여 있다
구름을 타고 올라 가면 마치 다른 하늘이 있는 것 같다
하늘만큼 닿은 나무가 있다
나무를 타고 올라 가니 엄마 얼굴, 아빠 얼굴, 동생 얼굴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눈다
반갑다고 그간 잘 지냈냐고 물어 본다
나도 한마디 물었다
그간 사랑은 가슴에 묻어 있냐고 물었다
24. 이종희 AI 작가 : 상사화
상사화
작사, 작곡 이종희
이른 봄 돋아나서
꽃도 없이 홀로 시들어가는
비바람에 흩어진 운명
기다림에 지쳐서 쓸쓸한 그리움만 남아 있네
또 한 계절이 흐르고
달빛 아래 소리 없이 피어난 붉은꽃
만나지 못한 계절 위에 시든 잎에 맺힌 눈물
서로를 품지 못한 그리움이 꽃이 되었네
가녀린 줄기 끝에 피어난 붉은 꽃
만날 수 없는 설움의 이야기
만나지 못한 전설처럼 꽃잎에 맺힌 눈물
서로를 품지 못하고 그리움만 깊어가네
만나지 못할 두 계절 꽃잎에 맺힌 이슬
서로를 품지 못해서 그리움이 꽃이 되었네
25. 문복금 시인 : 낙엽
낙엽 / 문복금
가을비 내리고 바람 휘몰아 친다
비에 젖고 갈길 잃어
바람이 이끄는 대로
숲에, 돌 틈 사이에, 계곡에, 길에 머문 낙엽
머물 수 있다는 건 희망
낙엽 되어 떨어질 때
나무뿌리 덮어 줄 수 있다면
씨앗 한 톨 따뜻하게 감쌀 수 있다면
나 썩어 질펀해도 머물 수 있다면
새봄 새싹으로 만나
윤회처럼
또 한 시절을 보낼 수 있다
가을비 내리고 세찬 바람만 분다
가지 끝 단풍잎 하나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함을 알 듯
숙명처럼
바람 따라가는 낙엽의 생이 보인다.
26. 박석제 시인 : 청풍호의 달빛
청풍호의 달빛 / 박석제
옥순봉 산마루에
달 뜨는 밤이 오면
청풍호 푸른 물에
달빛이 물에 젖어
만산홍엽 단풍잎
저무는 한 세월에
다가온 옛 인연의
권하는 한잔 술에
고적한 삶의 여정도
달빛에 묻히더라
27. 박석제 시인 : 꿈속의 어머니
꿈속의 어머니 / 박석제
살얼음 꽃이 피는 한겨울 시린 밤에
밤하늘 기러기 떼
고향 찾아가는 길에 달빛도 찬 서러운
세월의 끝자락에서
꿈속의 어머니가
새벽녘 어둠 속에 물동이 머리에 이고
돌담길 더듬으며 한발 두발 내딛는
숨죽인 발걸음은 빗금 친 가슴으로
평생을 사시면서 하얗게 태우시던
무너진 가슴앓이
28. 석영자 시인 : 인연
인연 / 석영자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고통이라더니
오래 벗하던 그대
떠나는 걸 보니
인연조차 고통이네
그려
한 발 두 발 떠나갈 적
숱한 가슴앓이
끝에 다다르니 고목이로세
믿고 함께한 시간도
손잡고 짓던 미소도
종당엔 끊길 인연의 종점
인연도 생명이 있다는 걸
쯧쯧
70년이나 걸려서야 깨치다니
29. 유병서 운영이사 : 서른 해의 봄
서른 해의 봄 / 유병서
서른 해 전
그대는 봄처럼 내게 왔지
눈빛 한 줄기 미소 한 자락에
내 마음은 조용히 피어났네
말없이 지나간 계절들 속
우린 서로를 잊지 못한 채
짧은 안부로 마음을 이어 그리움만 깊어졌지
오늘
서른 해의 바람을 건너
그대가 다시 내게 왔네
세월이 그대의
눈가에 머물렀어도
그 미소는 여전히 봄이었지
우린 묻지 않았네
왜 이리 늦었느냐고
그저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남은 날들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지
이 사랑은
늦은 게 아니라 서른 해를 돌아온 가장 아름다운 봄이라 믿기로 했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30. 문규열 : 가을비
가을비 / 문규열
가을의 속내가 드러나고 있다
하늘의 채도를 높이더니
구름을 열어 비를 흘리기 시작한다
줄줄이 내려오는 가을비
바람을 안고 사선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단풍잎들은 나뭇가지를 따라 춤을 추기도 한다
빗방울이 땀방울처럼 느껴지는 것은
내 안에 눅눅한 감정들이 씻겨지기 때문일까
가을의 한복판에서 물꽃을 피우는 비, 빗방울
내 마음을 적시는 비, 빗방울
투명한 물꽃들을 피워 올리고 있다
먼 산봉우리에
무지개다리가 놓여 있다.
31. 문규열 : 태풍
태풍 / 문규열
태풍이 오고 있었다
나무가 휘청거리고 창문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폭풍우 속에 휩쓸린 새 떼들을 보았는가
벌거벗은 몸으로 우뚝 서 있는 바위들을 보았는가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젖지 않는 고집을 보았는가
태풍이 닥칠 때마다 몸을 낮추면
더욱 강해지는 저마다의 생명력을 갖추고 있었다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으며
바람처럼 살아내는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익힌 것이다
고난이 지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무지개 뜨고 햇살 비치리니
태풍이 오면 태풍으로 살고
바람이 불면 바람으로 살리라
지독한 고난이 들이닥쳐도 생의 꽃을 피우며
두려움 없이 살아내리라
32. 이보영 운영이사 : 푸른 창공
푸른 창공 / 이보영
흰구름 드높은
푸른 창공이다.
님 그림자 보이네
행복 가득한 모습이
근심에 쌓인 모습도
날 향한 미소도 보았네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푸른 나의 보석이네
33. 이혜우 고문 : 인연
인연
이혜우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누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
헤어지기 위해서, 죽기 위해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다
소중히 알고 있던 인간관계도
웃으며 행복해하던 순간들도
자연히 침묵 속으로 잠든다.
알면 아는 만큼 행복일 수도 있고
괴로움일 수도 있다
인생은 참고 견뎌내는 사랑이 있어
좋은 인연은 꽃으로 승화하고
마음속에 간직되면 인연의 시가 된다
그래서 그 향기는 살아지지 않는다
34. 이명우 자문위원 : 산골풍경 1
산골풍경 1
이명우
추억의 나무에 열린
파아란 그리움이
발갛게 익었어요
35. 이명우 자문위원 : 산골풍경 2
산골풍경 2
이명우
호수같이 잔 잔한
어머님의
분홍 마음위에
나의 옛 추억이
초승달로 떠 있다
36. 다보람 수석부회장 : 샛별
샛별/다보람
밤하늘 수많은 별 중
유난히 빛이 밝은 샛별
많은 별이 공생했던 별
어느날 홀연히 떠난 별
홀로 남아 유난히 빛이 밝은 별
밤마다 별이 되어
이승에서 바라본 너의 별
이 세상 별이 되어준 몸
영생불멸의 몸이 되어
샛별이 되어
마음의 위안이 되어
이승에 있는 형제들은
왕생극락 한마음 발원하며
기도하며 산다
37. 신소미 자문위원 : 복숭아꽃
봉숭아꽃 / 신소미
푸른 저녁 별은
누구의 별일까
이밤 다하면 은하수 자국만 남을텐데
그님 어디가고 별똥별로 부르나요
봉숭아 꽃잎 따서 백반 소금 넣어
찌어 만든 손톱물
이파리 무명실 감아주며
"어서 크거래이"
그목소리 그리워라
곱디 고운 동백기름
참빛으로 자르르 물곳각시 만들고
박꽃보다 단아한 모습
손톱에 반달로 나오셔요
초록별 지기전에
옥수수 하모니카 불렀던 여름밤
마실나온 골목길 자욱한 풀연기
먼산 소쩍새 울음
툇마루에 말라버린 봉숭아꽃
초록별 새벽을 이고 있다
38. 이명덕 부회장 : 미완의 면류관
미완의 면류관
(-송번수 화백의 작품을 보고-)
이명덕
저보다 높은 면류관이 있을까
지상에서 그보다 낮은 면류관이 있을까
어떤 고뇌는
가시보다 더 따갑다
가시면류관을 자신의 벼슬이라고
관(冠)으로 쓰고
관(棺)으로 쓰는 고행
누가 저토록 인간의 고뇌를 잘 나타내랴
예수의 면류관에서 은유로 착상한 가시
능평성당에 이 작품을 걸고
영세를 받았다는 그는
어느 만큼의 참회를 모으겠다는 다짐일까
사슴의 머리엔
맹수들의 눈길에 뒤엉킨
불안이 얹혀 있고
후투티는 제 머리에 우관(羽冠)을 얹어
여름의 푸르른 신분을 알리는데
저 면류관의 가시는
어떤 도처들에서 뽑아낸 것일까
39. 이명덕 부회장 : 겨자씨
겨자씨
이명덕
가장 작고 가벼운 씨앗
코끝 찡하게 하고
혀끝 얼얼하게 하고
아둔한 나를 질책하는
탐닉하는 혀를 야단치고
슬픔 없는 눈에
몇 방울 눈물 맺히게 하는
겨자씨 한 알
낮과 밤을 거치며
땅과 햇살과 비바람 어우러진
언약의 선물
무한 사랑 길어 올리며
혀끝에 물음표를 틔워보라
나를 채근하는
신의 말씀 같은
겨자씨 한 알
40. 김진명 : 돌의 기도
돌의 기도
김진명
말이 없다
무너진 이마로
바람을 붙잡는다
큰 바위 허리에 기대어 선 조약돌들
한 생애를 밀어 올리는 소망으로
돌탑이 된다
누가 나를 올렸는가
누가 기도를 얹었는가
나동그라져 쌓여있는
기도 무더기들
산길을 오르며 계속 이어진다.
41. 오성림 : 사랑의 기도
사랑의 기도
오성림
내 심장이 이상합니다
내 머리가 가득합니다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습니다
과거는 그의 손길로 지워지고
새 삶이 그의 입김으로 채워져
난 막 첫사랑에 빠진
18살 순이가 되었습니다
큐피드의 화살은 그렇게
내 심장 깊숙이 박혔습니다
그를 찾아온 곳을 헤매어도
내 맘 한켠에서 미소짓는 그
두 손 모아 그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