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여,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쓰레기통에 버려라!
그는 좌파에 포위되어 있다.
꼭꼭 숨겨둔 머리카락이 훤히 보인다. 안철수의 정체성(正體性)? 확신을 갖게 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했다는 말-보수우파 세력을 그나마 안심하게 해온 이 말이 조작돼 전해졌거나, 원래 그런 말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들.
안철수는 어제 ‘개인 언론담당 창구’로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춘추관 관장을 지낸 유모씨를 선임했다. 그의 이력을 자세히 추적해보면 안철수의 이념적 정체성, 이념적 방향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유씨는 고 김근태 의원의 보좌진으로 정계에 들어갔다. 김근태는 어떤 인물? 유씨는 노무현 대선 후보 시절 연설 담당 비서→당선자 시절 비서실 공보팀 비서→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 행정관→춘추관장 겸 보도지원비서관. 노무현의 친북·반미의 ‘말’뒤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노무현맨’. 유씨가 운영하는 홍보컨설팅회사는 지난해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의 홍보물을 제작-‘박원순맨’.
‘김근태맨’+‘노무현맨’+박원순맨을 언론담당 창구, 말하자면 자신의 입인 대변인으로 삼은 건 안철수의 이념적 실체를 설명하고도 남는다. 자신과 코드가 다른 인물을 대변인에 맡긴다?
통합진보당의 종북파동이 한달 다되도록 지속되는데도 안철수가 단 한마디 하지 않는 배경? 그대로 유추가 가능해진다.
안철수의 부친이 얼마 전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큰아들(안철수)에게 서울시장이 빨갱이라는 평이 있다고 묻자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 거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기 막히는 안보관, 국가관!
보수우파 세력은 더 이상 안철수가 보수우파 진영에 들어와 주길 바라는 일말의 기대라도 갖고 있다면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쓰레기통에!
안철수는 이미 작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새누리당을 포함해 보수우파 진영에 참여할 생각이 추호도 없음을, 그가 말한 말 중에 가장 딱 떨어지는 표현으로 분명히 했다.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응징’ ‘대가’라는 직설적 표현들. ‘새누리 세력’에 대한 ‘한(恨)이 차고 넘쳐흐른다. 딱 부러지게 말한 것-반(反)새누리!
안철수를 이렇게 분석하다보면? 자신의 지지세력을 우(右)가 아닌 좌(左)로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안철수 기부재단 초대 이사장에 DJ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여성 운동권 원로 박영숙(80)을 기용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앞장서온 대표적 인사. 여기에, “종속적 한미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군 없는 한반도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표적인 반미주의자.
안철수가 친DJ 인사인 박영숙을 기부재단 이사장에 임명하고, 친노 인사를 자신의 ‘입’으로 기용한 두 가지 사실을 조합해보면 그의 대선 전략이 읽힌다. 친DJ 세력+친노 세력+나머지 좌파세력을 대권 도전의 토대로 삼기 위해 총결집시키려는 것.
지역적으로는, 부산 출신인 안철수가 친DJ 인사를 기용한 것도 호남 유권자들을 향해 미소 짓는 전술이고, 친노 인사를 옆자리에 앉힌 것도 친노세력의 본산이라는 부산·경남권을 끌어 안겠다는 작전. 30일 부산대 특강을 가는 계산도 마찬가지.
대변인을 둔 건 만해도 100% 대권 도전에 나선다고 봐야 한다. 이를 위해 절묘하고도 지능적으로, 절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접근하고 있는 것!
안철수의 부친이 말했듯이 안철수는 민주당에 들어가 구질구질하게 경선 치르고 대선 출마할 인물이 아니다. 당 밖에서 끝까지 야권 후보 중 지지도 1위를 유지하다가, 한방에 민주당을 쓰러뜨려 일거에 ‘흡수통합’하다시피 하고, 통합진보당이든 뭐든 싹쓸이해 무소불위의 야권 단일후보로 등장!
안철수는 이렇게 머리카락만 숨기면 머리 나쁜 사람들은 잘 모를 것 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안철수에 대해 피로감을 갖는 국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안철수 피로 증후군’!
지겹다. 뭐, 그리 대단한 인물이라고.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